4월 15일
1주일만의 인천 집. 절대로 쉬면 안 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쯤 제대로 쉬지 않았다가는 더 큰 댓가를 치러야 할 것 같아 푹 쉬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도 마음이 불편해서인지 얼마 못 자고 깨고 말았다. 박사 논문의 탈고를 앞둔 한 선배님께, 쉬고 있으면 항상 불안하고 뭔가 죄를 짓는 것 같은 이런 심사 는 대체 언제 끝납니까, 라고 우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선배는 몰라, 박사 논문 끝날 때까진 계속 될 걸, 썅, 이라고 말했지만, 같은 질문에 경애하옵는 지도교수께서는 모르겠다, 퇴임하면 끝날지 어떨 지, 라고 말씀하셨다. 집 앞의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고, 백화점에 들러 반값에 팔고 있는 미하엘 엔데의 를 사고, 내일이 생일인 금매 누이를 위해 그림을 한 점 샀다. 내일 아침엔 다시 서울로 올라간다.
더보기
3월 6일
오늘은 민추에서 을 처음 배웠다. 아직은 글자를 손으로 짚어가며 따라가기 바쁘지만, 그래 도 시작은 했다 싶어 한편으로 마음이 놓인다. 연구실로 돌아오는 길에는 신촌에 사는 선배와 항상 동행하는데, 심상한 이야기에 취해 있다가 갈아타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는 바람에 엉뚱한 곳까지 갔 었다. 북한산이 보여서인지 이전의 3월보다는 조금 더 추운 밤이었는데, 덕분에 더 오래,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 백양로를 올라오는데 반 학생회 꼬마들에게서 개강파티에 오라는 문자가 왔다. 확실히, 잠깐 잘 키운 07,08이 20대를 함께 한 02보다 백배 낫다. 촌음을 잘라 유치하지만 건실한 일 기를 쓰고, 숙제를 조금씩이라도 더 하고, 청소년들을 만나러 간다. 기대하시라, 내일쯤엔 09학번, 곧 90년생과 빠른 91년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