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이 있고 동아리방이 있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외솔관이 최근 로비 공사
를 시작했다. (로비에 대응하는 우리말은 없나? 갑자기 생각해서 떠오르지 않는 것이지 막상 들으면
헛웃음이 나올만큼 간단한 대응말이 있는 것일까? 아무튼 '현관'은 영 아닌 것 같아 일단 로비로 적었
다.) 사회의 각종 일에 비판적 관심을 갖고 계시는 국문과 이윤석 영감님의 구술에 따르면 단순한 돈
지랄이라고 하는데, 풍수 등을 대체로 믿는 편인 나로서는 1억 5천이라는 큰 공사 비용을 고려하여
도 좋은 방위로 문이 트이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인문학의 대학원
연구실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는 건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방학 내 조용하다가 굳이 개강을
하루 앞두고서야 공사를 개시하는 그 심보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망부석처럼
연구실을 지키고 계신 국문과 조교장 박상식 옹에 따르면, 일요일에는 공사도 쉰다고 한다. 보통은
새벽이나 야간, 휴일에 공사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아무튼, 구 연합신학대학원이 해체될 때 사진
한 장 찍어두지 못 했던 것을 아쉬워 하며 살던 차라 새벽에 연구실을 나서다 찍어 보았다. 2009년
3월 8일, 공사중 외솔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