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리고 눈치를 살피게 되는, 09학번 숙녀들이시옵니다. 사
진만 보고 있어도 안구가 마구 젊어지는 이 기분.
연극과 인생 동생들 중에 반에서 활동하는 녀석들도 꽤 있어, 개강 파티 등의 큰 모임에는 자정을 넘
겨 이따금 들른다. 맨 윗 사진의 아가씨는 올 해의 개강파티에서 만난 신입생으로, 성함은 무려 박지
원 님. 본인에게는 단지 식상한 농담이겠지만, 한문학을 업으로 삼은 이로서는 실로 오금이 저리는
석 자가 아닐 수 없다. 착하고, 예쁘게 웃는데다 사진에서 보이듯 마음 깊은 곳의 개그 열망까지, 본인
이 원하든 말든 이 아저씨의 총애는 맡아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아랫 사진의 숙녀는 지원 양과 산책을 하고 있는데 왜 안 오냐고 닥달 전화를 했던 '지원의 친구'.
같은 고시원에 살고 있다는데 지원이만 따로 술 사 주기가 뭣해 같이 가자고 제안했던 것 뿐인 애
당초였는데, 크게 마음이 맞아 새벽까지 즐겁게 놀았다. 일요일 밤이라 그런지 나무도 닫고 부사오뎅
도 닫고 수 와인바도 닫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간 손님없는 'ROUGH'에서, 까닭없이 추근덕대는
언니 종업원이나 어설픈 마술로 사람 웃겨줬던 오빠 종업원까지, 오랜 친구들과의 진솔한 술자리 뒤
라 어지간한 모임이면 더 이상 즐겁기 어려운 날이었음에도 무척이나 신나게 놀았다. 근래의 큰 문제
인, 꼰대같이 뻔한 잔소리를 또 잔뜩 하고 말았지만, 다음에 만나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으로 갈음하도록 하자. 박지원 양. 김아름 양. 만나서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