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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9

3월 6일

오늘은 민추에서 <소학>을 처음 배웠다. 아직은 글자를 손으로 짚어가며 따라가기 바쁘지만, 그래

도 시작은 했다 싶어 한편으로 마음이 놓인다. 연구실로 돌아오는 길에는 신촌에 사는 선배와 항상

동행하는데, 심상한 이야기에 취해 있다가 갈아타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는 바람에 엉뚱한 곳까지 갔

었다. 북한산이 보여서인지 이전의 3월보다는 조금 더 추운 밤이었는데, 덕분에 더 오래,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 백양로를 올라오는데 반 학생회 꼬마들에게서 개강파티에 오라는 문자가 왔다.

확실히, 잠깐 잘 키운 07,08이 20대를 함께 한 02보다 백배 낫다. 촌음을 잘라 유치하지만 건실한 일

기를 쓰고, 숙제를 조금씩이라도 더 하고, 청소년들을 만나러 간다. 기대하시라, 내일쯤엔 09학번,

곧 90년생과 빠른 91년생 인증샷 올라온다. 마지막으로 올린 신입생 사진이 04년의 것이니, 오랜만에

봄바람 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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