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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자전거길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한강 종주 완료 혹시나 잊으셨을까봐. 저는 지금 충주 - 남양주 방향의 남한강자전거길 마지막 구간인 양평군립미술관 - 능내역 구간을 달리고 있습니다. 다시 나타난 아트터널. 배트케이브처럼 안으로 이어진 조명이 빛난다. 조명 끝이 밑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보아 이 터널 또한 내리막임을 알 수 있다. 남한강자전길이 10km도 안 남았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터진 낭만 깨방정. 이때껏 사진 한 방 안 찍고 몇십 km를 달리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듯 여기저기 렌즈를 들이댄다. 별 특징도 의미도 없는 철교에서도 괜스리 찰칵. 콧노래 불러가며 슬슬 달리고 있는데 아니, 안내판에 익숙한 이름이. 춘천 신매대교. 지난 주에 다녀온 북한강자 전거길의 마지막 거점이다. 자전거를 멈추고 둘러보니 저 멀리로 거지 꼴을 해서는 북한강자전거길 종..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인민의 벗 이 기사는 여행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것이니 무엇보다 여행 관련 정보부터 먼저. 남한강자전거길에서 슬쩍 옆 으로 빠져 몽양기념관으로 올라가는 500m는 굉장한 업힐이다. 몽양을 만날 자 이 정도는 각오하라는 것일까. 아무튼 참고 바란다. 씩씩대며 올라가면 먼저 몽양 유객문이 방문자를 맞는다. 유객문(留客文)은 머무를 류 자, 손님 객 자, 글월 문 자의 글자 그대로 풀면 '손님을 머무르게 하는 글'이다. 그 러니까 '몽양 유객문'이라 하면 몽양이 손님을 머무르게 하려 쓴 글, 이라는 뜻이 되겠다. 몽양 유객문의 출전은 '주자 유객문'이다. 주자는 성리학의 집대성자인 그 주희 맞다. 주희는 귀한 손님이 오면 반가운 마음에 그가 빨리 일어나지 않고 좀 더 머물렀다 가도록 일종의 퀴즈를 내었다 한다. 다음의 ..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아트터널에서 종주수첩의 남한강자전거길 소개글을 읽어보면 '옛 기차길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구간으로서 기차가 달리던 폐 철도, 폐교량, 폐터널 등이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재탄생되었다'는 문구가 있다. 이 설명은 대체로 남한강자전거 길의 마지막 구간인 '양평군립미술관 - 능내역' 구간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폐교량, 폐철로 위를 달리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특별한 경험은 역시 폐터널. 23km의 길지 않 은 구간에서 여남은 개의 폐터널을 만나게 된다. 뒤에서 오는 자동차 걱정할 필요 없이 터널 안을 달려도 된다는 것도 신나지만 잠시나마 햇빛을 피하며 냉골 같은 바람까지 쐰다는 것도 짜릿한 쾌락이다. 그 터널 가운데에서도 또 눈에 띄는 것이 위 사진에 보이는 '아트터널'. 다른 터널들은 안내판에 그냥 'OO터 ..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끝까지 겸손하게, 다비드처럼. 남한강자전거길의 6개 구간 중 5번째 구간인 '이포보 - 양평군립미술관'은 그냥 지도로 말하자면 여주시에서 양 평군으로 넘어가는 코스이다. 양평군은 상주시 등과 더불어 지자체에서 '자전거의 도시'로 홍보하는 몇 군데 중 의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일반 도로가 아닌 자전거 길에도 게시판과 홍보물 등을 빈번하게 만나볼 수 있다. 아닛. 지나기만 해도 귓불이 어깨까지 늘어나고 촉한을 차지할 수 있게 될 것만 같은 이름의 다리. 북한강자전거길 때에도 느낀 것인데, 확실히 경기도의 안쪽으로 들어와 서울 방향으로 달리면서부터는 사진을 안 찍게 되는 것 같다. 서울과 경기도의 풍광 또한 이름난 것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으니 아마도 그저 눈에 익숙 한 모습이어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지 않게 되는 모양이다. 슥슥 하고 달..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여주보 옵서예 순식간에 뿅 하고 도착. 그냥 떠나기가 아쉬워 두리번거려본다. 여주에는 심지어 보의 벽면에도 세종 어제 훈민정음이. 한두 번 봤을 땐 감동적이다가 자꾸 보게 되니 너네 너무 광 판다,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알기로는 세종대왕릉도 원래부터 여주에 있었던 게 아니라 나중에 이장된 것인 데. 보 한 쪽에는 유인 인증센터가 있다. 바깥의 무인 인증센터에서 이미 도장을 찍은 터라 딱히 들어갈 필요는 없었 지만 종주길을 맨 처음 시작하던 아라뱃길 서해갑문에서 들어가 봤던 것이 전부라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자전 거 도로에서도 사람 하나 못 봤는데 자전거길 인증센터에 사람이 없는 것은 정한 이치. 센터 안에는 4대강 홍보 사진들과 함께 보나 발전소 같은 시설을 축소해 놓고 그 작동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 한 장치가..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세종대왕릉 전날 이미 꽤 많은 거리를 달렸기 때문에 이틀째에는 여유가 좀 있었다. 닭 한 마리 다 먹고 푹 자는 것 또한 집 나와서 누리는 호사 아니겠나 싶어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잤다. 두꺼운 커텐 덕에 세상 모르고 잤다. 창문을 열어 보니 여주 시내에는 이미 해가 쨍쨍. 시계를 보니 아침 아홉 시 반인데 도로에서는 벌써 김이 피어 오른다. 샤워하고 짐을 챙겨 나오는데 아주머니는 하던 페인트 칠을 멈추고 얼음물 한 병을 더 챙겨주었다. 혹여 나 여주에 다시 가게 되면 꼭 또 들러야지. 출발 전 계기판 확인. 전날 한 칸에서 두 칸 사이를 오가며 속을 태우던 배터리는 밤새 전기를 흠뻑 마시고 만땅 을 채웠다. 지금까지 자전거를 사서 달린 총 거리가 453km인데 어제 하루 달린 거리가 122km이다. 푹 곯아떨어 질..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비사이로 마까 그럼 출발. 출발하고 삼십 분쯤 지났을까, 안개와 빗방울 사이쯤에 있는 물이 얼굴에 와 닿는다. 출발하기 전날 밤, 이 날 오후 강수확률 60%, 예상 강수량 1-4mm라는 예보를 본 터였다. 강수량 1-4mm는 도대체 뭐야, 하고 검색해 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던진 바 있었다. 이곳저곳의 답변을 총합해 보면, 온다고도 안 온다고도 할 수 없는 비가 예측될 때 기상청에서 때리는 기준이 1-4mm, 라는 것이었다. 과연. 그것이 이런 의 미였구먼. 한 5, 60cm 앞에서 가끔씩 약하게 뿌리는 분무기를 맞는 느낌이랄까. 시원하니 잘 됐다. 하고 달리는데, 앞 쪽 멀리에서 한 라이더가 달려온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라 아직 멀리에 있는데도 고개를 꾸 뻑하며 인사를 했다. 그는 오던 속도 그대로..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고독한 라이더 왔던 길 고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구만. 일기에 구구절절이 쓰기 하도 한심해서 툭 치고 넘어가는데, 나는 여 기서 길을 잘못 들어 약 20km를 더 달렸다. 날은 가장 더운 낮 두 시경이라 짜증이 날 법도 했지만, 북한강자전 거길 때에 해 지고 전방 후레쉬 꺼진 판에 틀린 길 10km를 달리다가 대판 넘어지기까지 했던 이제의 나는 웃으 며 달린다. 하하하 한심해. 하하하 샹 한심해. 평일에 다녀와서 더 그랬겠지만 남한강자전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유독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 기도 인근에 들어서면서부터 종주를 시작하는 사람들에다 운동을 나온 동네 라이더들까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틀 동안 달리면서 만난 라이더가 열댓 명 안짝인 것 같다. 위의 사진은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데 우연히 나타 난..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양반이 보고 있다. 이제 갈 곳은 남한강자전거길의 진짜 출발점인 충주댐 인증센터. 탄금대 인증센터에서는 11km가 조금 넘는다. 남한강을 끼고 달리는 것이라 길 잃을 염려가 없어 좋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멍 때리며 달리다가 갑자기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아니 여기 인도야 뭐야. 아무리 자전 거 도로라지만.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길 옆은 굉장한 경사였는데, 무술 공원 인근에 사는 흑염소들답게 마치 산양처럼 펄 쩍펄쩍 뛰면서 내려가 버렸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사진은 충주탄금대 - 충주댐 구간을 달리며 내가 받았던 인상을 잘 담은 한 컷이다. 남한 강의 풍경 수려하고, 인근을 둘러싼 위락시설, 운동시설 또한 수준급이다. 그런데 도무지 사람이 없다! 평일 대 낮이니 자전거 도로에 자전거 없는 것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무술의 근원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처음으로 간 곳은 '충주탄금대' 인증센터. 남한강자전거길의 거점은 아니고 남쪽으로 쭉 이어지는 새재자전거길의 출발점이긴 하지만 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아 미리 들러 인증 도장을 찍어봤다. 남한 강자전거길의 출발 거점인 '충주댐' 인증센터는 지도 상에서 북북동 쪽이라 조금만 돌아가면 되는 것도 한 몫 했다. 아닛. 역시 남한은 넓고 갈 곳은 많다. 이런 공원 저런 공원 많이도 들어봤지만 세계무술의 중심지가 충주에 있을 줄이 야.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멈춘 것인데 사진을 찍고 난 뒤 경로를 검색해 보니 여기가 바로 충주탄금대 인 증센터의 진입로였다. 충주터미널에서 출발해 정말 눈 깜짝할 새 도착하니까 처음 가는 분들은 주의 바란다. 도로 한 가운데에 풍기는 낯선 기운이 바퀴를 멈추게 ..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충주로 가자 지난 번에 적은 바와 같이, 당일치기로 가능했던 아라자전거길과 한강자전거길(서울), 그리고 북한강자전거길의 종주가 다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최소한 1박 2일 이상의 코스들 뿐. 이틀의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지만 막상 시 간이 난다 하더라도 체력 관리와 같은 중요한 문제서부터 버스로 자전거 나르는 것은 어떡할 것인지, 도중에 바 퀴에 펑크가 나면 대처할 줄도 모르면서 어쩌겠다는 것인지 등의 세세한 문제까지 고려할 것이 많아, 다음 종주 는 적어도 여름이나 지나야 도전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오래 전부터 일정표에 나와 있던, 주중의 이틀 휴가를 눈 앞에 두고도 내 심정은 여전히 그랬다. 무리하다 큰 코 다치지 말고 깜냥에 맞춰서 찬찬히 진행하자. 나중이 되면 체력도 자라나 있을 테고 혹 같이 갈 사람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