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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

110730, <침 뱉는 낙타> 7월 30일 자 일기인 에 첨부하였던 낙타 그림의 원화. 그 그림은 위의 그림에 포토샵 필터 - 스케치 효과를 적용시킨 것이다. '뽀샵 효과'가 워낙 월등했기 때문에 굳이 모양 빠지는 원화를 올릴 필 요 있을까 주저하다가 그래도 모두 기록으로 남기는 편이 좋겠지 싶어 눈 딱 감고 올린다. 대체로 거의 대부분 의 색이 의도보다 훨씬 잘 살아나는 골판지에가 아니라 칠한 그대로 나오는 A4에 그림을 그린 것도 오랜만이고, 거기에다 3색 이상의 채색을 하는 것은 거의 반 년 만이 아닌가 싶다. 참고자료가 만화나 포스터가 아니라 사진 이었어서 배색도 무척 어려웠다. 선은 그럭저럭 괜찮게 따낸 것 같고 외곽선 칠에 새로 써 본 붓펜도 효과가 좋다. 다만 배색에 있어서 지금처럼 색이 달라지는 부분을 일일이 분리하여 .. 더보기
냠냠 과음한 다음 날 아침에 눈도 못 뜨면서 물컵부터 입에 가져다 대듯이, 혼미한 정신을 추스려 대낮 햇빛 맞아가 며 냉면을 먹으러 다녀왔다. 냉면은 모름지기 비냉. 물냉은 사도이니라는 성현의 말씀도 뒤로 하고 식초를 두어 바퀴 휘휘 돌린 물냉면 곱배기를 먹었다. 돈 주고는 안 먹던 이온 음료까지 사 마셨는데도 화장실서 세수하고 거울을 보니 눈꺼풀이 흘러내려 눈동자는 반만 나왔다. 먹어서 없어질 더위라면 얼마나 좋겠나. 더보기
110427, <삼총사> 요새는 주로 진지한 만화를 그리고 계시는 후루야 미노루의 전설적 캐릭터 삼인방. 모르면 굳이 노력하여 알 것 까지는 없다. 그러나 특히 요새 자주 만나는 우리 INK에게는 사춘기를 무사히 보내고 훌륭한 어른이 되는 길에 배웅까지 나와준 영혼의 구루들. 비오는 밤에 친구들이 생각나 그려보았다. 더보기
110213, <대머리 여가수> 대학로 SM 아트홀에서 상연중인 를 관람하고 와 그린 그림이다. 몇 년 전 한남동우회에서 상 연했던 공연의 포스터를 다시 그렸다. TV나 스크린이 아니라 무대에서 꼭 보고 싶었던 배우 중의 한 명인 안석환 씨가 연출하고 출연하는 작품이라 기 대가 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십 년 전 문과대 극회 '연극과 인생'에 들어가 처음으로 참가했던 공연이라 감 회가 컸다. 이 연극은 극작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부조리 연극 가운데 대표작이라고 불리우는 것으로, 등장 인물들은 동문 서답 격의 대사를 주고 받으면서도 마치 소통이 이루어지는 듯 행동한다. 이오네스코는 이처럼 기호만이 난무 하는 장면을 통해 일상, 현대, 인간이라는 것이 실은 얼마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코미.. 더보기
110207, <풍선기구> 질 좋은 골판지가 생겨서, 예전부터 따라 그려보려고 챙겨두었던 엽서를 꺼내었다. 원화는 흰 바탕이기 때문에 좀 더 채도와 명도가 높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공상과학소설의 굉장한 팬이었는데, 그 가운데 열기구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우주선이나 고대 문명 등에 비해 묘한 사실성이 있어 더 흥분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톰 소여의 모험 가운데 미국에서 이집트까지 날아가 스핑크스를 보았던 에피소드나, 쥘 베른의 소설에서 달까지 갔던 두 신사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미국에서 이집트나 프랑스서 달나라나, 인천 서울 간보다는 조금 더 먼 정도겠지 싶었던 시절의 일이다. 잡스런 지식이야 늘었겠지마는, 즐겁기는 그 때가 더 즐거웠다. 더보기
101027, 淫畵 3연작 시월 말 그려댄 음화 3연작. 아래의 두 그림은 출처를 알 수 없는 포스터, 위의 그림은 유명한 구스타브 쿠르베 의 을 보고 그린 것이다. 원화는 사진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이 두드러져 선만으로 그려내긴 어려운 작품이지만 다행히 외곽선만을 따낸 덮개 그림본이 따로 있어서 쉽게 임화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질감을 잃어버린 가슴 아래나 배꼽 근처는 역시 아쉽다. 아래 두 장의 그림에 관련해서는, 골판지에 마침내 코발트 블루가 아닌 다른 색의 마카들을 시도해 봤다는 것에 개인적인 의의를 둔다. 라 고 이름붙인 좌측 하단의 그림은 육감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빨간색을, 라고 이름붙인 우측 하단의 그 림은 그리며 떠올린 이의 선호색을 따라 보라색을 칠해 봤는데 각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더보기
배색표 코발트 블루 배경에 은 펜이 잘 어울리는 것은 뒷걸음치다 쥐 잡듯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다른 색들은 어떨까 싶어 배색표를 만들어 봤다. 만들어 놓고 보니 색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싶은 그림이 떠올라 진작에 했어야 됐던건데, 하고 무릎을 찰싹 쳤다. 마카를 살 때에는 12색 씩이나 살 필요 있나 싶었는데 지금은 60색 정도는 갖 고 싶은 마음이다. 더보기
101013 <도로시> 몇 주 전 홍대의 어느 커피숍에서 건너편에 앉은 아가씨의 티셔츠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본 뒤 내내 직접 그려보 고 싶어하던 캐릭터였다. 본래는 캐릭터가 아니라 다른 것에 주목을 한 것인데 점차 본래의 목적보다 캐릭터 쪽 에 눈이 가서, 나중에 그릴 때에도 한 번에 특징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관찰하려 노력했다. 예술을 위해 관찰한다고 생각하니 장시간 쳐다보고 있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지인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는 선물로 보내려 그리기 시작했다. 캐릭터만 완성하고 난 뒤에는 투자한 시간만 큼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분이 좀 별로였지만 시험삼아 배경을 넣어 보니 꽤 그럴듯한 그림이 되어 아 주 기뻤다. 그림의 제목이자 소녀의 이름인 도로시는 내 개인적인 제인 도우. 딱히 생각나는 이름.. 더보기
윌리 더 그라운드키퍼 택배 상자를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마카가 다른 질감의 면 위에서는 어떤 색으로 나타나는지 실험도 해 볼겸 여러 크기로 잘라 이런저런 그림을 그려봤다. 오늘 올리는 것은 심슨가족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윌리 더 그라운드키퍼. 화면을 꽉 채웠지만 실제로는 손바닥 크기라 나중에 컵받침이라고 뻥치고 선물로 쓸 생각이다. 골판지 위에 마카를 써 보니 투박한 색 표현이 미국만화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어서, 이어 키스 해링의 그림도 몇 개 따라 그렸다. 걸맞는 내용의 일기를 쓸 때 함께 올리기로 한다. 서른 번째 생일이었던 어제는 소소하게 잘 지나갔다. 문자와 메일로 축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더보기
여름방학이 끝나가네 나야 논문 내고 복학하는 그날까지 방학이지마는, 그래도 태풍 지나가고 나서부터는 새벽녘이 선선한 것이, 어 디 좋은 데 한 번 못 가보고 한여름이 다 간 것 같아 여름 그림이라도 그려봤다. 다행히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들 은 설정 원화가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예전에 애면글면 쟁여뒀던 터였다. 완성된 작화가 아니라 그야말로 설 정 상의 러프한 스케치들이 많아 따라 그리고 칠하기가 무척 쉬웠다. 다만 처음 칠해 본 하늘은 의도도 뭣도 없 이 그냥 아까운 마카만 날려버린 기분 들어 좀 아깝다. 도구 아껴가며 그림 공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구두 쇠 심보는 어디 내 놓아도 안 팔린다. 추가로, 마카에 바짝 붙어 한참동안 칠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슥 거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칠하든.. 더보기
마-카 를 샀다. 채도 높은 졍의 그림들이 마카로 칠해진 것이라는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다가 오늘 오후 큰 문구점을 찾아 직접 구입을 하였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좀 쌀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반 매장에서는 한 개당 이천오백 원. 일단 결과를 눈으로 본 뒤 여러 개 살 것을 기약하고 짙은 빨간 색 하나만을 사 와 근래 그려두었던 그림 중 하 나를 골라 칠해 보았다. 효과는 그럭저럭. 기대 이상의 마법이 튀어나와 서툰 그림에 커버 쳐 주길 바랬던 혹부 리 영감 심보에는 약간 못 미쳤지만 확실히 필사적으로 연필 선만 그어댄 것 보다는 확 눈을 잡아끄는 힘이 생 겼다. 구입한 마카는 양쪽으로 펜날이 달려 있어 한 쪽은 두껍고 한 쪽은 얇았는데 멍 때리면서 두꺼운 쪽으로 슥 긋고 나니 원래의 펜선에서 크게 벗어난 채색이 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