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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새해 인사 서울 생활 십 년에도 월세 인생인 나는 아직 인천 시민이지만. 아마도 2011년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 때 박원순 펀드에 가입했었기 때문에 그 정보가 남아 있어 문자가 온 모양이다. 격을 깨는 인삿말이 '원순씨' 다워서 웃음 이 나다가도, '직장, 진학, 혼인 문제'를 주책 없이 묻지 말아달라는 건 결국 중장년 층에게 하는 말인데 지방선 거 있는 해에 괜한 꼬투리라도 잡히면 어쩌시려고,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기사 내 고향 인천에는 시정을 두 번이 나 전설적으로 말아먹었던 전임 시장이 다시 출마한다고도 하고, 사석에서는 대통령을 누님이라고 부른다고 으 스대며 권력을 휘두르는 여당 실세가 나올 수도 있다 하니, 서울 걱정해 줄 때가 아니긴 하지마는. 더보기
지승호 外, <시민은 현명하다> 박원순 씨가 서울 시장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지 1년하고도 한 달 여가 지났다. 트위터와 진보 성향 언론을 통해 간간히 전해지는 시정을 살펴보면, '박 변'이자 '우리의 원순 씨'였던 행정의 달인으로서의 그의 면모는 대체로 잘 발휘되고 있는 것 같다. 커다란 공사나 알맹이 없는 구호로 지면을 장식하기보다는 협동 조합이나 도서관 등 과 같이 시민의 삶과 직접 맞닿아 있는 곳에서의 성과를 쌓아나가고 있는 듯 하다. 그의 행정을 평가하는 데 있어 이렇게 좋은 소식을 전해듣는 것도 하나의 참고할 점이지만, 나는 오히려 나쁜 소 식이 전해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참고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독후감을 쓰고 있는 시점은 2012년 11월 21일 의 새벽으로, 18대 대선의 야권 단일화 후보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민주.. 더보기
강준만, <멘토의 시대> 1 기원전 8세기께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남긴 서사시 를 보면,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일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친구인 멘토르Mentor에게 맡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년 동안 멘토르는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주었다. 이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p21) 멘토라는 단어의 역사적 유래를 다루는 고전적 방식으로 출발하는,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준만 씨의 20 12년 5월 작. 출간되자마자 학교 도서관에 예약을 걸어두면 강준만의 책은 대체로 내가 제일 처음 받거나 두세 명 정도를 기 다렸다가 받을 수 있는 편인데, 이 책은 한 템.. 더보기
임병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정치평론가 임병도 씨, 필명 '아이엠피터'의 2012년 7월 작. 저자는 정치시사 블로그 계의 거목이다. 책날개에서는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월평균 50만 명'이라 고 소개하는데, 정치시사 블로그의 독자들이 비교적 충성도가 높은 독자들임을 감안하면 반드시 50만 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겠지만, 아무튼 엄청난 숫자인 것은 틀림없다. 나도 이따금 블로그 계의 풍향을 살피기 위해 포털 DAUM의 블로그 서비스인 'View'란을 방문하곤 하는데, 지속 적으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글들은 대체로 연애, 맛집, 연예 카테고리에 국한되어 있다. 그 외의 카테고리 에 속하는 글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대체로 하나의 폭발력 있는 이슈가 있을 때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국제 카테고리라면 연평도 피.. 더보기
돈이 왔어요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자는 총 882원. 그러나 원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세 번째 묶음. <도가니>, <선관위 디도스 공격> 소설과 영화 를 통해 세상에 다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우석재단에서 설립한 사립학교로, 청각장애 자들을 위한 특수 학교이다. 이 학교에서 2000년부터 수 년간 청각장애 학생들을 상대로 교장과 교직원들의 성 폭행이 가해졌다. 2005년 PD수첩은 이 사건을 취재하여 방송에 내보냈고, 2006년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는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대부분 집행 유예 등을 통해 실질적인 형을 살지 않았고, 이 후 같은 학교로 복직하였다. 이러한 파렴치한 일들이 학교 밖으로 퍼지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PD 수첩은 사학재단의 족벌식 경영을 꼽았다. 2005년 당시 우석재단의 이사장은 설립자 김 모씨, 성폭행 가해자인 두 아들은 인화학교의 교장과 행정실장이 었고, 나머지 재단의 요직에.. 더보기
고성국, <고성국의 정치in>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의 2011년 6월 작. 인기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예약하고도 서너 달이 지난 뒤에야 읽게 되 었다. 책 제목인 은 고성국 씨가 프레시안에 연재하고 있는 코너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 체로 정치인들의 인터뷰를 일정한 분량의 기사 형태로 정리한 '고성국의 정치in' 코너와는 달리, 책은 챕터마다 평론, 시론, 분석 등으로 나뉘어 다시 기획되었다. 원래의 코너를 관심 갖고 읽어온 사람도 새로운 내용을 접하 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 책은, 결론을 다시 정리하는 4장을 제하고 나면 - 2012년 대선의 정치적 의미를 분석하는 1장. '2012년은 마침표, 2017년은 시작점' - 2012년 예비 대선 주자들을 분석하는 2장. '박근혜 vs 반 박근혜' - 2012년 대선 구도 예측인 .. 더보기
한미 FTA, 기사로 일기 쓰기 - 2 <ISD> 4. 사안이 국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차치하고, 사실 연설문 작성에 있어 현지의 사정에 밝은 업체로부터 정 보를 구하고 미국식 정서에 맞도록 표현을 다듬는 것은 오히려 사려깊은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러 한 과정이 거센 비판의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은 한미 FTA의 실상과 그 영향력의 크기에 관해 큰 관심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FTA와 관련된 많은 조항 중에서도 각종 토론 등을 통해 화제의 중심에 오른 것은 ISD(투자자 - 국가 제소권) 조 항이다. ISD 조항에 따르면, 국외 투자자는 국내에서의 투자 행위가 국가 기구나 정책 등에 의해 손해를 받게 되 었다고 판단되었을 시 조정 단체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일반적으로 익시드라고 읽는다)에 소송을 걸 수가 있다. 문제는 이 조정.. 더보기
10번을 만나다. 낮 두 시 반쯤 책을 고르려 신논현역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세 시부터 박원순 씨의 사인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작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기다리는 줄도 그리 길지 않아 사인을 받기로 했다. 세 시가 되자마자, 관 용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수행원 하나 없이' 박원순 씨가 굽신굽신 인사를 하며 줄 옆을 지나갔다. 노 타이에 가 다마이, 누가 봐도 주말에 읽을 책을 고르러 온 평범한 아저씨였다. '다행히도 박원순 펀드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잘 써 주십시오.'라고 생색을 냈더니 박원순 씨는 사인을 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눈을 맞추며 악수를 해 주었다. 나는 사실 이런 표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마음이 느껴지 는 눈길이었다. 하루 중에 응원하고 지지하는 말들을 얼마나 많이 들으셨겠는가. 그릇이 훨.. 더보기
원순 씨 펀드  박원순 씨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선거법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박원순 펀드에 십만 원을 기탁했다. 연금리 3.58%. 촛불집회에 나갔다가 음료수 몇 병을 사서 면식없는 주위 사람들과 나누어 먹은 것 말고는 시민 사회에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어 본 적이 없는 나인지라 시작 치고는 큰 금액이지만, 최저 기탁 금액이 십만 원 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한 번도 정규직이었던 적이 없는, 앞으로도 계획 없는 이가 내는 십만 원이지만 꼭 이겨 달라고 우악스런 부탁은 하지 않겠다. 잘 써 주시라. 본적은 여전히 인천이지만 영종도에서의 군 생활 2년을 빼고는 내내 서대문구에서 살아왔다. 투표권이 없다고 해서 '원순 씨'에게 응원을 보낼 자격 또한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도, 지자체장을 대권으로 가는 포.. 더보기
9월 시국 관찰 - 1 안풍(安風)이 지나갔다. 10월 26일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고, 국립대의 교수인 공무원 신분 으로서는 선거 지원에 나설 수 없으니 적어도 이번 선거와 관련해 안철수 씨가 택할 수 있는 행동은 모두 끝난 셈이다. 그러나 그가 불어넣은, 혹은 그를 통해서 드러난 여론의 한 향배는 거대한 동력을 거의 잃지 않은 채로 잠류하기 시작했다. 박원순이라는 이름으로 일단의 매듭을 지을 때까지 요 몇 달 사이의 흐름을 거칠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한 번에 읽기는 조금 긴 것 같아 두 편으로 나눈다. 이후 호칭은 생략한다.) 1. '안철수'라는 특급 키워드가 나오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던 차기 대선의 핵심어는 '복지'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포문을 연 것은 박근혜였다. 현 정권이 실정, 혹은.. 더보기
9월 시국 관찰 - 2 4.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안철수의 출마 소식이 전해졌다. 정치경력이 전무하다는 점, 그가 박경철 원장과 진 행하고 있는 '청춘콘서트'의 기획자 중 한 명이 군사정권에 복무했으며 이회창 정권을 창출하려는 데에 일익을 담당했던 이라는 점 등이 인구에 회자되었지만 본인이 의사를 표명하기도 전 그의 지지율은 50%를 상회했다. 그 이전까지 한명숙에 대항하여 집요하게 나경원과의 양강 구도를 형성해 나가던 보수 언론지들은 논조를 잃고 허둥거렸다. 안철수 본인은 예의 수줍은 웃음을 지으면서도 자신에 대한 비난과 지적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하고 운영한 경력'을 들어 반박하고 아울러 정치인이 아닌 자신에게 쏟아지는 인기의 크기와 내용에 대해 정치권이 오히려 반성해야 한다는 일갈까지 내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