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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19. 하여튼 으깨먹기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네덜란드 음식이 세계를 강타한 적이 없다는 건 그리 놀라운 소식이 아닐 겁니다. 간 단한 음식 정도라면 세계의 여기저기에서 드문드문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정말 맛있는, 제대로 된 네덜란드 요 리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 "퇴근길에 맛있는 네덜란드 요리 하나 사 와요!"라든지, "SoHo에 새로 생긴 그 네덜란 드 레스토랑 진짜 한 번 꼭 가 봐야 돼!" 같은 말 들어본 적 있나요? 절대로 없을 겁니다.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든지,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곳으로 가든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 곳으로 이민을 가든지, 아무튼 그런 네덜란드 사람들이 자기만의 요리법을 한 번도 퍼트리지 않았던 걸까요? 그럴 일이 없었죠! 네덜란드에서 이민을 간 정착민들조차도 새로 간.. 더보기
18. 생일엔 셀프 케잌 네덜란드의 사무실에 가보면, 분명히 과자나 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 크면 클수록, 수상쩍게도 케잌 은 어디선가 슬그머니 나타나 있지요. 단 걸 너무 좋아하는 후한 인심의 상사가 가져다 놓은 것일까요? 아니요. 이건 사실 생일마다 케잌을 먹는, 아주 사랑스러운 네덜란드 식 전통입니다. 나이가 적든지 많든지 말 이예요. 이건 참 자연스러운 일이죠. 그렇죠? 하지만 여기에도 네덜란드 식의 괴상한 비틀기는 있습니다. 바로 자기 생일엔 자기가 케잌을 사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이죠! 네덜란드에선 자기의 특별한 기념일에 다른 사람이 케잌을 사 오도록 하는 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 다. 정말 명심해야 할 것은, 직장에서 이런 전통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슥 지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선 안 된 다는.. 더보기
17. 시럽 와플 거주를 하든 여행을 하든, 네덜란드에 잠깐이라도 있으면서 이 유명한 시럽 와플Stroopwafel을 만나지 않기란 불 가능한 일입니다. 이름만 보면 중세의 음식 같지만, 사실은 현대의 맛난 간식거리입니다. 18세기에 치즈로 유명 한 하우다Gouda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해요. 시럽 와플은 얇게 구운 두 장의 밀가루 반죽 사이에 카라멜 같은 고명을 채워넣어 만듭니다. 네덜란드의 아무 시 장이나 돌아다녀 보세요. 만들어지는 걸 보기도 전에 어디선가 풍겨 오는 달콤한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커피 머그 위에 완벽하게 균형을 맞춰 시럽 와플을 올려 놓는 걸 본 적이 있나요? 이 건 시럽 와플을 먹는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뜨거운 음료로부터 올라오는 수증기가 와플을 덥혀서 그 .. 더보기
16. 까만 피터 신터 클라스와 까만 피터 네덜란드에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멀쩡한 사람들이 까만 아프로 가발을 쓰고 입술을 붉게 칠하고 화려한 광대 의상을 입고 있으면, 아, 그 때가 왔구나, 하고 알 수 있습니다. 더 이상한 건 대부분의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걸 아주 평범하고 또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네. 네덜란드 사람들은 까만 피터Zwarte Piets를 사랑합니다! 11월과 12월 초가 되면 이 까만 피터의 모습은 정말 네덜란드의 어디에서나 보입니다. 동네 수퍼의 전단지, 포 스터, 창에 거는 장식, TV 광고, 포장지, 사탕 껍질 등등에까지. 까맣게 칠한 이 얼굴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서양의 다른 나라에서 온 방문객이나 체류인들은 이 모습을 보면 공포에 질립니다. 그들은 이 .. 더보기
15. 자연 분만 네덜란드 식 고로케인 비테르발렌bitterballen. 다진 감자와 고기를 튀겨 만든다. 팔 년 전이었어요. 저는 침침한 갈색의 카페에서 비테르발렌bitterballen 접시를 앞에 두고, 그 때 만나고 있던 남 자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죠. "그래. 여기서 살 수도 있어. 하지만 아이는 절대로 이 나라에서 낳지 않을 거야!"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라면 우리 집의 우리 욕조 안에서 낳아야지"라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생각을요. 제 첫 네덜란드 의사는 "출산의 허젤러흐하이트Gezelligheid"라는 개념에 홀딱 빠져있는 사람이었어요. 상담 시간 동안 그녀는 예정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과, 출산 때 자기 집의 욕조에서 촛불을 켜 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낳을 거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했.. 더보기
14. 빨간 바지 믿든 아니든,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이 패션이야말로 이 블로그(네덜란드 사람이 좋아하는 50가지)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빨간 바지를 입고 돌아댕기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요. 정말이지 어디에든 있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도 빨간 바지, 베란다에 앉아 있는 사람도 빨간 바지,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빨간 바지. 정말 이상한 문화라고 생각했어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색맹이라는 걸 무척 자랑스럽게 생 각하는 모양이지? 빨간 바지는 네덜란드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단정한 헤어스타일의 노신사가 꼭 맥도날드의 로날드 캐릭터처럼 샛노란 스웨터와 새빨간 바지를 입고 자랑스럽게 돌아댕기는 걸 보면 누구라도 그 배짱에 깜짝 놀랄 겁니다. '빨간 바지의 물결'을 알아챈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 더보기
13. 약속 잡기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건 네덜란드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면이 아닙니다. 물론 즉흥성이라는 개념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실천을 하는 건 대체로 아주 어려워 합니다. 친구의 집에 '지나가다 들른다'는 건 네덜란드 사람 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뭐? 갑자기 들른다구? 정해 놓은 약속도 없이? 그건 절대로 안 돼! 네덜란드 출신이 아닌 사람들은 네덜란드 사람들과 약속을 잡으려고 할 때에 그 사람들이 다이어리나 아이폰을 꺼내 들고는 약속을 잡는 모습을 보면 크게 놀랄 것입니다. 한 명을 더 초대할 때마다 이 약속 잡기 전쟁은 더욱 격렬해지지요. 어디 보자, 나는 3주 후쯤이면 시간이 괜찮은데, Fokke는 다음 주 밖에 안 된다고 하고. Marieke 는 수요일만 가능하다고 했지. 됐다, 그럼 6주 .. 더보기
12. 렉커Lekker 네덜란드에 살든지, 여행을 했든지, 잠깐 들렀든지 아무튼 간에, 아주 잠깐의 시간이라도 이 나라에 머물렀는데 도 이 단어를 들어보지 못했다면, 재빨리 청력 검사를 받아보길 권해드립니다. 별 뜻이 없어 보이는 이 말은 네 덜란드에서는 어디든지 다 쓰입니다. 네덜란드의 카페나 레스토랑 어디든 가서 슥 한 번 옆자리 말을 엿들어 보 십시오. 분명히, 이 단어를 엄청나게 많이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레커Lekker는 원래 음식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로 거칠게 말하자면 맛있는, 맛깔나는 정도의 뜻을 가진 단어입니 다. 독일 사람들과 벨기에 사람들은 이 단어를 원래의 뜻대로 계속 사용합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은 시간 이 흐름에 따라 이 단어의 뜻을 무지막지하게 확장해서 오늘날에는 아무데나, 정말 아무데나 갖다.. 더보기
11. 날씨 네덜란드 사람들은 날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회사의 네덜란드 인 동료나 아니면 네덜란드 인 이웃들과 다정하게 수다를 떨고 싶습니까? 네덜란드 사람들이 커피 머신 옆에 서서 열렬하게 토론해 대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습니까? 그건 아마도 멋지고 환상적인...날씨에 대한 이야기일 겁니다. 당신의 네덜란드 어 실력이 예전같지 않습니까? 그럴 때엔 슬쩍 던져보세요. "Mooi weertje, he? (좋은 날씨네요. 그렇죠?)"나, 아니면 보다 극적으로 "Wat een hondeweer! (아, 날씨가 뭐 이래!)"라고. 모르는 사람과도 분명히 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또 현재와 미래의 날씨 상태를 아주 잘 압니다. 4일 후의 날씨를 알고 싶습니까? 열흘은 어때 .. 더보기
10. 생일 축하 살면서 이렇게 황당한 적이 없었어요. 처음으로 한 네덜란드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갔던 것은 네덜란드에 산지 1 년이 좀 안 되었을 때의 일이었죠. 그건 네덜란드에서 하는 첫 사교 활동이기도 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생일을 맞 은 애의 친구들이 나에게 막 오더니 갑자기 껴안으면서 세 번의 뽀뽀를 해 댔어요. 주변에서는 열정적으로 '축하 해Congratulations!'라고 외쳐댔죠. 나는 얼떨떨하게 웃었어요. 진짜 이상했거든요! 뭘 축하한다는 거야? 나는 최 근에 있었던 좋은 일들을 속으로 떠올려 봤어요. 아, 그렇지! 승진을 했지! 저 사람들이 그걸 알고 축하를 해 줬 구나, 하고 생각했죠. 거실로 가니까 이번에는 친구의 엄마가 와서 인사하고 축하를 해 줬어요. 네덜란드어 특유의 'g' 발음으로 '흐뻴 리시띠.. 더보기
9. 튤립 사람들은 네덜란드, 하면 풍차, 나막신, 그리고 튤립을 떠올리죠. 아주 네덜란드스러운 것들이긴 하죠, 튤립만 빼구요. 네덜란드의 첫째가는 상징인 이 튤립은 사실 네덜란드 출신이 아닙니다! 네덜란드에 튤립이 번창하게 된 것은, 오스만 투르크와의 무역과, 플랑드르 출신의 한 식물학자가 이 꽃이 네덜 란드의 가혹한 기후에서도 잘 살아남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튤립과 네덜란드 사람들은, 역사책에 남겨도 좋을 만큼 굴절 많고 극적인 과거를 갖고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지 만, 황금기 때에는 튤립 구근 하나의 가격이 숙련된 기술자가 버는 연봉의 열 배, 아니면 아주 유명한 까날 하우 스Canal house 한 채 값에 맞먹었다고 해요. 다리 위에 늘어선 까날 하우스 네덜란드 사람들은 요 쪼그만 구근에.. 더보기
8. 커튼 안 달기 네덜란드 사람들은 커튼을 달지 않고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숨길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다 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네덜란드의 어느 동네든 슥 한바퀴 돌아보세요. 커튼 단 집이 하나도 없이, 안 이 다 훤히 들여다 보이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을 거예요. 암스테르담에선 관음증의 욕망이 만땅으로 충족된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요. 옆 집 사람들이 데코를 어떻게 해 놓고 사나 궁금하세요? 유명인과 그 가족들이 저녁에 뭘 먹는지 알고 싶으세 요? 네덜란드 사람들이 저녁에는 무슨 TV 프로그램을 보는지 알고 싶으시다구요? 네덜란드 사람들이 사는 아파 트의 1층 창문 앞에 가 보세요. 다 알 수 있습니다. 궁금해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걸 알 수 있어요. 물론 어떤 사람들은 커튼을 설.. 더보기
7. 오렌지 네덜란드 사람들이 오렌지 색 좋아하는 거, 한 번쯤은 다 보셨죠? 주위를 둘러보면 오렌지 색에 대한 사랑이 가 득한 걸 알아차릴 수 있을 거예요. 빵에다 뿌려먹는 스프링클스도 오렌지 색일 정도니까요. 아주 모자란 사람이 라도 네덜란드의 비공식적인 국가 색깔이 오렌지라는 건 쉽게 알 수 있어요. 왜 오렌지 색일까요? 네덜란드 국기는 빨간 색, 흰 색, 파란 색인데 말이죠. 그런데 말이예요, 보이는 그대로만 믿으면 안 됩니다. 네덜란드 국기의 원래 색깔은, 사실은, 오렌지 색, 흰 색, 파란 색이었다는 것! 역사를 잠깐 뒤돌아보면 설명이 될 거예요. 옛날옛날 1533년에, 빌럼 판 오란녀(Willem van Oranje, 영국식으로 는 William of Orange)라는 애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빌.. 더보기
6. 세 번 쪽, 쪽, 쪽 다들 아실 거예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키스를 좋아한다는 걸. 동네의 어느 테라스에든 딱 죽치고 앉아 있으면 사 람들이 인사하고 뽀뽀하고 뽀뽀하고 또 뽀뽀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내성적인 사람들 치고는 참 이상한 풍습이예요. 왜들 이렇게 뽀뽀를 해 대는 걸까요? 누가 누구한테 뽀뽀를 하는 걸까요? 뭣보다, 뽀뽀를 하는데 언 제가 딱 맞는 타이밍인 걸까요? 제가 네덜란드의 이 미스터리를 아주 조금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이 곳에서 뽀뽀는 정말로 중요한 문화 규범이 예요. 하지만 사회적인 뽀뽀를 할 때에는 말이죠, 분명히 엄격한 규칙과 규범이 있어요. 1. 사람들에게 인사를 할 때에 뽀뽀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습이다. 2. 그러나 뽀뽀는 아무에게나 막무가내로 하는 것은 아니다. 뽀뽀는 엄격하게 친구와.. 더보기
5. 물과의 전쟁 다들 네덜란드가 조용하고 평화로운 나라라고 생각들 하시겠죠. 하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에게도 수백년 동안이 나 싸워 온 영원한 숙적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굳은 의지 덕분인지, 기술 덕분인지, 필요성 덕분인지, 아니면 멍청해서 그랬는지, 아무튼 물과의 전쟁을 수행한 나라는 네덜란드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긴 나라도 네덜란 드 밖에 없지요. 물과의 전쟁은 매우 힘든 것이었고 사상자도 있었습니다. 1953년의 대홍수는 18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고 2 개의 마을을 몽땅 쓸어버렸어요. 하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은 많은 승리의 기록을 쌓아왔죠. 그들은 세계에서 가 장 큰 면적의 매립지를 만들어냈다는 기록을 갖고 있어요. 바로 "Flevopolder" 말이죠. ("polder"라는 단어는 배수 장치가 된 둑 시스템을.. 더보기
4. 직설화법 루머를 하나 들었다 쳐 보죠. 그런 거 있잖아요, 뻔하고 상투적인 거. 그런데, 그런 가십들 중 대부분이, 사실은.. 몽땅 다 진짜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직설적이예요. 가끔씩은 아주 쇼킹한 지점까지 곧바로 파고들어요. 숨 이 턱 막히는 데까지 치고들어 온다니까요. "너 이 새끼 지금 나한테 뭐라고 그랬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직설 적입니다. 네덜란드에서 잠깐만이라도 머무를 생각이라면 거기에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예요. 되도록 빨리! 네 덜란드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꼭 나쁜 거라는 건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는 걸 이야 기하는 거예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교양을 떨면서 말하질 않아요.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거나, 아니면 편하게 확 터 놓고 이야기하기 위해 용기를 쥐어짜야 하.. 더보기
3. 하헐슬라흐Hagelslag 네덜란드 사람들이 먹는 이상한 것들 가운데 최고를 하나 꼽으라면, 하헐슬라흐Hagelslag가 단연 탑입니다. 하헐 슬라흐Hagelslag는 네덜란드 식 스프링클스sprinkles예요. 대부분의 나라에서, 스프링클스는 애들을 위한 아이스 크림이나 생일 케잌의 윗부분을 장식하는 일등 상품이죠. 그렇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점심 시간에 스프링클스를 뿌린 빵 조각을 즐겁게 먹는게 완벽하게 정상적인 행동입니다. 어른들이 말이죠! 네덜란드의 아무 회사나 그 카페테리아에 들어가 보세요. 어디서든, 끝도 없이 늘어선 빵과 치즈의 대열 옆에 각 각 다른 맛을 가진 조그만 박스의 스프링클스가 팔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다 큰 네덜란드 비지니스 맨들이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앉아서는 우유곽을 홀짝거리고 초콜릿 스프.. 더보기
2. 허젤러흐Gezellig 네덜란드에 잠깐이라도 머무른다면, 당신은 단박에 이 표현을 알게 될 겁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 는, 발음하기 되지게 어려운, 목 뒷구멍 쪽에서 나오는 이 단어 말이예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이 단어 자체와 단 어가 의미하는 모든 것들을 끔찍하게 자랑스러워 합니다. 허젤러흐하이트Gezelligheid는 오늘날 네덜란드 사람 들의 신앙과도 같아요. 그들은 그걸 사랑하고 필요로 하고, 무엇보다도, 존경합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외국인을 만나게 되면 허젤러흐Gezellig라는 말을 아느냐고 지칠 때까지 물어봅니다. 만약 그 단어의 뜻을 안다고 대답하면, 이번에는 어떻게 발음하는 줄 아느냐고 지칠 때까지 물어봅니다. 저는 당신도 그 단어를 사랑하게 되는 쪽을 추천하겠어요. 왜냐하면 그 단어와 그 단어의.. 더보기
1. 자전거 네덜란드에서, 당신은 바퀴 달린 기계가 슝 하고 옆을 지나가는 걸 적지 않게 봤을 것입니다. 사실 어디서부터가 네덜란드 사람이고 어디서부터가 자전거인지를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비가 오거나 비가 오거나 그리고 또 비가 오거나, 아니면 해가 뜨거나, 다리로 연결된 이 도시에서는 어디에서나 네덜란드 사람들이 믿을만한, 그리 고 낡아빠진 자기의 두 바퀴짜리 친구를 타고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매일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는 그렇게까지 특별한 기술이 아니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은 분명히 독특한 재 주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네덜란드의 거리에서 예쁘거나, 고급스럽거나, 티타늄 서스펜션이 달린 자전거들일 랑은 볼 생각 마십시다. 그래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기어도 없고 녹이 슬고 체인은 겨우 .. 더보기
0. 시작 'Stuff Dutch People Like'라는 책을 받았다. 암스테르담에서 온 선물이다. 영문판인데, 2013년 11월 출간이라 하니 현지에서도 신간인 셈이다. 저자인 Colleen Geske는 책과 같은 제목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이다. 블로그의 자기 소개 란에 따르 면, 캐나다의 위니펙 출신인 저자는 2004년부터 유럽에 거주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가족들과 함께 암스테르담 에 살고 있다 한다. 외국인으로서의 그의 눈에는 네덜란드인들의 문화가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는 제목을 단 글들의 포스팅을 시작했고, 이 시도는 큰 호응을 받았 다. 블로그에 가 보면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새로 올라온 포스팅에 여러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는 .. 더보기
신터 클라스와 피트 크리스마스 트리를 다시 꺼내면서, 작년에 했던 장식을 그대로 다는 것이 재미없게 느껴져 트리 밑에 놓을 그림 한 점을 그려봤다. 메인 모델은 만화가 정철연 씨의 유명 웹툰 의 주인공 마조와 새디. 한 장만 그렸 고 가정에만 전시하는 등 상업적인 목적은 전혀 없으니 도용을 알게 되어도 용서해 주셨으면 한다. 오른쪽의 새디가 입고 있는 것은 '신터 클라스(Sinter Klaas)'의 의상이다. 신터 클라스는 발음의 유사성에서도 보 이듯이 산타 클로스와 마찬가지로 성 니콜라스(St. Nicholas)로부터 발원된 캐릭터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그 리고 네덜란드 령 식민지였던 국가들에서 산타 클로스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옛 뉴암스테르담, 지 금의 뉴욕에 정착한 네덜란드 출신 청교도들이 신터 클라.. 더보기
無's toy 홍대 정문 앞에서 네스카페 골목으로 들어가 오 분 정도 걸으면 보이는 無's toy. 도자 재질의 깨끗한 인형에 그 림을 그려 넣으면 된다. 가게 내에 사람들이 그려 놓은 견본이 수백 개가 있어 그것들을 보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고, 3만 원이면 두 개를 그릴 수 있고 앉아서 차도 마실 수 있다고 하여 언젠가 가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어제 지나는 길에 들러봤다. 본래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지만 사장님이 일이 있어서 잠시 연 것이라고, 집 에서도 혼자 그릴 수 있는 세트를 추천해 주었다. 값은 같은 3만 원이지만 차 값이 빠지는 대신 그림 그리는 네 임펜이 포함된다고. 손님 입장에서는 테이크아웃 세트가 훨씬 이익인 기묘한 가게다. 모나미 네임펜 12입. 검색해 보니 최저가 6,300원. 사실 순서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