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은펜

130531, <발레리나> 반디앤뷰 어워드로 받은 반디앤루니스 적립금이 제법 쌓였다. 액수로만 따지자면야 다른 일들로 버는 돈의 크기 에 비할 바 아니지마는 마음으로는 무척이나 뿌듯한 돈이어서, 내게 필요한 책보다는 평소 신세를 지는 귀한 사 람들에게 건넬 선물 책을 사기로 했다. 그 중 한 권이 오늘인 2013년 6월 3일에 독후감을 올린 . 만학의 발레리나 지망생을 위해 샀다. 건네는 말을 쓰기 위해 속표지를 들춰보니 마침 새까만 색이어서, 언젠가 은펜으로 그려서 건네주고자 했던 발 레리나 이미지를 그려보았다. 이미지는 해당 발레리나에게 선물로 건넨 바 있는 발레리나 펜던트의 모양에서 따 왔다. 손도 손이지만 다리를 그냥 선으로만 표현하면 원래 이미지의 아름다운 질감이 사라질 것 같아 걱정했는데, 막상 그려놓고 보니 성실 하게.. 더보기
120105, <그 꽃> 연작, 두 번째. 오랜만에 은펜 썼다. 은펜은 칠하는 과정이 무척 즐겁다. 더보기
110809, <해마> 언제나처럼 택배 상자의 골판지에 그렸다. 마카로 배경색을 칠하고 금펜으로 격자선을 그은 뒤 은펜으로 네모 를 채워넣었다. 그림의 바탕이 되어준 것은 퀴즈 잡지 등에 흔히 실려 있는 '네모네모 로직'으로, 문제를 직접 푼 뒤 그 결과를 그린 것이다. 네모네모 로직은 다 풀고 난 뒤에도 가까이에서 보면 그 결과를 잘 알 수 없다. 모 니터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쉽게 해마를 발견할 수 있지만 귀찮아 하는 분이 있겠다 싶어 그림의 사 진을 축소하여 밑에 올린다. 책상에 앉아 있을 때 바탕과 격자선을 그리고, 칠해서 채워 넣어야 할 부분에 은펜으로 간단히 점을 쿡쿡 찍어 두면, 책을 읽다 목이 아파 잠시 누워 쉴 때나 무료하게 보내야 하는 대중 교통에서의 시간을 색칠공부로 재미 나게 보낼 수 있다. 누워.. 더보기
110719, <똘똘이 스머프> 그의 원래 이름은 Braniy Smurf. 번역 이름이 더 마음에 꽂히는 희귀한 사례이다. 스머프 사회가 소비에트 연방을 본따 만들어졌다는 설은 수많은 음모론 가운데 비교적 힘 있는 설득력을 갖추 고 있는 편에 속한다. 그 이론에 따르면, 수염이 인상적인 파파 스머프가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이자 최고의 권 위자인 마르크스를 상징하는 한편, 둥글고 큰 안경으로 '지식'의 이미지가 잘 형상화된 똘똘이 스머프는 레온 트로츠키를 나타낸다고 한다. 사진을 검색해 보면 실제로도 무척 닮았다. 스머프를 보고 자란 동년배들 가운데 허영이나 타잔과 같은 마이너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술회하는 것은 드 물지만 접한 바가 있다. 그러나 똘똘이 스머프를 좋아했노라고 고백하는 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마도, 대 체로 거의.. 더보기
110320, <챌린저 호의 수성궤도 진입을 기념하며> 챌린저 호가 6년이 넘는 우주항해 끝에 마침내 수성의 궤도에 진입하였다는 뉴스를 읽었다. 혜성을 빼고 위성까 지만 세어도 태양계에는 백 개가 넘는 천체가 있는데, 목성의 위성인 에우로파와 같은 천문계의 수퍼스타에 비 하면 수성은 몇 개 되지 않는 행성임에도 그닥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태어난 날의 수호성이기도 하 고, 가장 좋아하는 신인 헤르메스의 이름이 주어진 별이라는 개인적 이유로 좋아했던 것 뿐이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나서 갑작스레 과학적 호기심을 갖게 됐다. 이후에 관련하여 나오는 소식은 천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성실 히 전달하기로 한다. 그림의 원본은 까르티에의 보석 세공품. 루나 랜더(Lunar lander)를 형상화한 것 같은데 선만 뽑아내기에는 실물 보다 오히려 쉬울 것 같아 .. 더보기
110303, <Black Swan> 신촌의 아트레온에서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을 봤다. 근래의 몇 년 간 봤던 영화 중에서 가장 긴 장감 넘치는 영화였다. 영화관 밖으로 나와 걷고 있는데 오히려 주변의 거리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 다. 영화에 대해 종알종알 떠들고 싶었으나, 밑선 잘 된 그림에 괜히 칠한답시고 손을 댔다가 망친 바람에 침울 해졌다. 직접 보고 판단하시라. 강권한다. 포토샵으로 흑백 처리하고 빨간 색을 조정해 봤다. 한동안은 연필로만 승부 봐야겠다. 더보기
101027, 淫畵 3연작 시월 말 그려댄 음화 3연작. 아래의 두 그림은 출처를 알 수 없는 포스터, 위의 그림은 유명한 구스타브 쿠르베 의 을 보고 그린 것이다. 원화는 사진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이 두드러져 선만으로 그려내긴 어려운 작품이지만 다행히 외곽선만을 따낸 덮개 그림본이 따로 있어서 쉽게 임화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질감을 잃어버린 가슴 아래나 배꼽 근처는 역시 아쉽다. 아래 두 장의 그림에 관련해서는, 골판지에 마침내 코발트 블루가 아닌 다른 색의 마카들을 시도해 봤다는 것에 개인적인 의의를 둔다. 라 고 이름붙인 좌측 하단의 그림은 육감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빨간색을, 라고 이름붙인 우측 하단의 그 림은 그리며 떠올린 이의 선호색을 따라 보라색을 칠해 봤는데 각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더보기
101025 <붓다> 이 그림은 그리자마자 다른 이에게 선물을 했고, 같은 그림과 미륵반가사유상을 그려 보았으나 실패했다. 비율 을 따져가며 그리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그리는 과정도 별 재미없었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그 리고 싶은 때에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싶은 방식으로 그리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아무튼, 은 선의 느낌 이 오브제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한동안 불화를 좀 시도해 볼까 한다. 참고하여 나름의 변형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원 자료도 많고, 그리면서도 선 하나하나에 왠지 의미가 서린 듯한 기분이 든다. 원화는 박대성 화백의 . 191x191cm의 대작이다. 종이에 석채, 흙, 먹으로 그렸다고 정보가 나와 있는데, 흙도 흙이지만 '석채'란 단어는 처음 보는데 마음이 확 끌린다. .. 더보기
잎 많은 나무 택배상자를 잘라 마련한 골판지 그림판에 슬슬 익숙해져서 새로운 채색 도구에 도전해 봐야지 마음먹고 있던 차였다. 언젠가 야심차게 산 뒤 한 번도 써먹지 못하고 필통에 박아 두었던 은색 펜이 눈에 띄어, 은과 금으로 아름답게 채색한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던 화가 '유노'의 그림을 모사해 보았다. 유노의 그림을 본 것은 몇 달 전 홍대 놀이터의 주말 벼룩시장에서였지만 작품들을 게시해 놓은 블로그를 소개받았기 때문에 쉽게 따라 그릴 수 있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블로그 (http://blog.daum.net/u-noh)를 방문해 더 훌륭한 예술의 세계를 맛보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다. 나뿐 아니라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이 대문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길 바라기 때문에 그림을 촬영한 .. 더보기
잎 없는 나무 그림을 사진으로 찍고 나서는 조명이라든지 색을 보정하기 때문에 원화보다 별로이기가 쉽지 않은데 이 그림이 오랜만에 그런 쪽으로 활약해 줬다. 연이어 그린 몇 장 가운데 손꼽게 마음에 들었었는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