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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9

아사노 이니오, <빛의 거리>





얼마 전 알라딘에서 스테디셀러 1000종을 50%에 할인하길래 왕창 주문한 적이 있었다. 사고 싶었

던 것과 새롭게 눈에 띄는 것을 합치고 보니 총 할인금액만 해도 십만 원이 넘었다. 겸해서 스스로에

게 주는 알뜰주부 상으로 추가한 아사노 이니오, <빛의 거리>의 표지이다. 작가의 전작 <소라닌>은,

내용은 심상했지만 와 닿는 데도 있었고 무엇보다 유명도를 전혀 모른채 헌책방에서 싸게 구입했던

것이라 만족도가 컸었다. 마침 선물하기 딱 좋은 사람이 있었던 것까지 셈하면 한참 남는 장사를

한 것이다. 그러니, 그만큼이야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산 것은 사실인데, 이번엔 판형

이  큰탓인지 8000원 돈이었고 게다가 정가, 내용은 역시 심상이라 실망하는 것이 도리이건만 오로

지 표지 때문에 웃고 말았다. 색도 번쩍번쩍한 형광이고 그리 대단한 선놀림도 아닌데 마음을 움직

이는 데가 있어, 당장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책들만을 꽂아 두는 책상 책꽂이에 끼워 두고는 하루

에 한번쯤 꺼내어 표지만 본다.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못해도 석 달쯤은 족히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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