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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그러게 "...그런데 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왜, 니가 재수할 때 재수 성공적으로 마치면 이 번호 쓸거라고 했잖아. 메일 정리하다가 생각나서 해 봤어. 다행히 받네." "어, 그러게. 한참 돈 없고 그럴 때 016이나 018로 바꾸려고 했던 적도 있었는데. 옛날 사람들이 문득 전화해 오지 않을까 싶어 안 바꿨거든. 잘 됐네." "뭐하고 살았어?" "언제, 재수 끝난 이후로?" "아니, 그때는 전화했던 것 같은데. 2월 이후로." "그럼 연대 붙은 건 알겠네." "너, 연대 갔어?" "...응. 나도 신기해. 주안에서 용났지? 그 얘긴 그만하자." "아하하. 그래서? 연대 갔으면 막 응원하고 그랬겠네?" "어 뭐 그렇지. 들어와서 99랑 연애 하다가..." "99랑? 너 01 아냐?" "응. 01." "패.. 더보기
추천을 받습니다. 우리 송여사는 주말동안 레포트를 써야 한다 노래를 부르지만 그것은 그녀의 사정, 난 만화를 볼 테 요. 그래서, 당신의 만화를 듣습니다. 야오이와 무협을 뺀 모든 장르에서 당신의 만화를 말해 주세 요. 재미나게 읽었던 만화로, 두세개 정도. 너무 적다 생각하시면 몇개 적어도 상관 없지요. 저만 해도 적기 시작하면 열개 정도는 거뜬히 나올텐데 말이죠. 오늘은 음악 들으면서 생각나는 만화책 이름이나 적어 볼까나요. 국민학교 때쯤이라고 하면... 근육맨. 쿤타맨. 권법소년 용소야. 붉은 가면 용호야. 당구천재 용소야. (크으, 더글라스 샷!) 권법소년.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비롯한 일련의 보물섬 만화들. 펭킹라이킹. 드래곤볼.(부르마의 목욕신에 잠 못 이루던 것이 어제같은데...후후후...) 시티헌터. 닥터.. 더보기
시험 끝 하루만에 시험 세개를 몰아서 봐 버리고 끝났다. 대체 레포트가 있긴 하지만 레포트야 시험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 그냥, 그런대로 잘 본 것 같다. 국문과에서 굴러 댕긴지도 2년째이니 어디서 줏어 들은 건 좀 있어서 난생 처음 보는 문제들도 대충 설설 풀어서 쓰고 나왔다. 과외하는 꼬마가 다음 주에 중간고사라고 이번 주에는 안 했으면 좋겠단다. 몇달만에 가져보는 주말 의 여유인데ㅡ여행을 갈까, 말까. 지금 기분으로는 영 귀찮아서 아무데도 못 갈 것 같긴 한데. 사진은 2003년 1월 산정호수. 다들 즐주. 더보기
후지이 이츠키 씨 아직도, 보내지 못 할 편지들을 쓰고 있나요? 더보기
and the next step 아직 끄떡없다구! 흐흥! 밤을 새우고 난 지금은 아홉시 반입니다. 이정도 가지고는 아직 끄떡없단 말이죠! 겨우 스물셋인데. 혼자 사는 친척형의 집에 놀러 왔다가 의도하지 않게 만화책과 각종 영상물들을 보느라 밤을 새워 버렸습니다. 야, 참 세상에 재미난 만화 많아요. 형네 집은 초등학교와 같은 담을 쓰는 건물에 있습니다. 형이 출근하는 것을 보고 잠시 바람을 쐬려 문을 열었는데, 세상에 삐약삐약 병아리들이 쪼로록 서서 월요일 아침조회를 하고 있더구면요. 장독 대 위에 올라 앉아 사탕을 빨아 먹으면서 그 모냥을 보고 있는데 뒤쪽에 서 있는 애들이 키득거리면 서 절 쳐다보더라고요. 피식 웃다가, 아, 그게 기억이 나더란 말이죠. 2학년때. 1학년이나 3학년때도 아니예요. 정확히 2학년때, 1989년의 봄. .. 더보기
2003 연극과 인생 제 20회 정기공연 <꿈의 연극> 中 와아-연극 두번씩이나 하다니, 세번씩이나 하다니하고 선배들을 우러러 보던 것이 어제같은데 어느 덧 연극 네번의 왕고가 되다니...(재엽이 형 보시면 버럭 화를 내시겠지만. 웃훗훗.) 연합신학대학원의 폐허에서 연극을 해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아, 속해있는 연극동아리 '연극과 인생'에 정식으로 건의해 볼 생각이다. 회장이나 부회장직은 어디까지나 잡일을 맡아 하는 연극과 인생의 공복, 이라고 말은 해 왔지만 막상 부회장 자리를 넘기고 나니 크게 발언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후후. 부회장을 맡는 것은 둘째치고 부회장을 넘기고 나서의 위치까지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나도 참 학교 오래 다닌다. 모르지, 내년 이맘때쯤에도 일기를 쓰면서 '아직도 안 갈 줄은 그때도 몰랐는데.. 더보기
경 축 어윤선 병장님의 징집해제 비스무리한 전역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진은 2002년 여름, 정동진. 더보기
연애만담 연애만담이라는 저 제목으로, 오늘 저녁 내내 얼마나 많은 글들을 썼는지 모른다. 그동안 연애했던 사람들을 회상해 보는 글도 써 보았고, 언젠가의 여자친구에게 또 한 편의 편지를 써 보았고, 첫사 랑에게 사귀자던 날 읽었던 고백문을 옮겨 적고 그 날 카페에서 흘러나오던 피아노 곡을 링크해 보기도 하고.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크으-!) 결국엔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하나도 남지 않아 버렸다. 할 말이 너무 많으면 도리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 된다는데, 지금의 내가 꼭 그 꼴이다. 달을 보고 학진군의 피리를 들으며 떠올렸던 시도 다듬어야 할텐데, 후후, 도무지 다른 일을 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을 연애해, 연애해 하고 그물속에 몰아넣는 기분이다. 뭐, 당연한 얘기지만, 하고 싶.. 더보기
봄비 신촌의 하숙집은 반지하라 그런지, 오래 전부터 고민해 오고 있는 '인천모드'와 '신촌모드'간의 괴리 를 괜찮은 방식으로 해결해 준다. 오늘은 봄비가 거억거억 왔다. 덕분에 빗소리를 들으면서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후후. 거짓말. 실은 누군가의 벨소리에 깼다. 누군가가 누군지는 비밀.) 수업이 끝난 인천거주 후배 한 명과 인천에 내려왔다. 금토일에 있는 네시간짜리 과외를 하기 위해서 이다. 가기로 정해 놓은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부평역에 있는 서점에 들러 지난 겨울방학 옥션에서 샀던 1권-11권의 다음권인 12권을 사고, 곧 출시될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에 관한 기사들을 찾아 읽었다. 예전에 일기에 썼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한 아웃렛에서 마지막 .. 더보기
다음 쪽부터 총 세장 대학교 와서 처음 맞는 중간고사에 심신이 지쳐 있을 우리 이뿐이 03학번들에게 보내는 선배의 선물 3연타가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한번도 올라간 적이 없는 사진이니 나름대로 신선할 것입니다. 우후후. 얘들아 그거 보고 공부 열심히 해. 더보기
2003년 1월 산정호수 더보기
2003년 4월 신촌 아웃백 더보기
2001년 4월 종합관 주차장. 더보기
이뿐 커플 사진 두장 후후...만화 을 보았더니 그만... 나도 위대한 야오이의 세계로 빠져드는건가... 국문 1반 인기미남 총출동. 더보기
Big 'L' 주위에서는 3월에 묻어 두었던 사랑의 씨앗이 움틀움틀하는 분들이 한명씩 늘어납니다. 그런 분들에 게 보내려고 네이버에서 '사랑'으로 검색해서 처음 나오는 이미지를 그대로 올려 봐야지, 기운차게 엔터를 눌렀습니다. ...죄송해요. 그렇지만 제가 올린 것도 아니란 말이죠. 더보기
드세요! AND GET FRESH, ALL YOU GUYS! 더보기
에이 후후...일기를 꽤 길게 쓰다 말고 지인이 msn으로 보내 준 동영상 보다가 컴퓨터가 다운되어 버렸다. 벌받았지 뭘. 호감이든, 그 반대의 것이든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속에 서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일정이 한 주를 주기로 돌고 있는 것 같다. 한시간 반동안 지하철을 타고 있는 동안에도 실감을 못 하고 멍하니 있다가, 인천터미널역에서 내려 고향의 향기를 후욱 들이마셨다가 어깨를 늘어뜨리며 푸우 내뱉는 순간에 마치 잠에서 깨어나듯 다시 돌아보게 될 여유를 갖게 된다. 이번주에는 후회할 만한 일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하긴 항상 그렇지만. 그러한 후회들은 한 편으로는 반성의 단초가 되고 한 편으로 는 아직도 할 일이 더 많은 생에의 애착을 불러 일으킨다. 어느 것이든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생각들 이라 역.. 더보기
한달에 한 번 정도 들러 보게 되는 스노우캣 홈페이지의 (www.snowcat.co.kr) 스노우캣 다이어리 에서 스노우캣이 프로방스에 가게 되었다는 일기를 읽었습니다. 지난 번에 프라하에 갔었다는 일기 를 읽고서도 배가 아파 견딜 수가 없었는데, 프로방스라니. 아, 프로방스라니. 세상에. 누군가가 공짜로 한달동안 여행을 보내 줄테니 어디로 갈 게냐, 라고 물어보면 저는 주저없이 프로 방스로 떠나갈 것입니다. 프로방스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그 모습을 사진이나 인터넷 자료 등으로 접하기 전에 먼저 알퐁스 도데의 전집을 읽어야 할 것입니다. 그의 글들 대부분에서는 꼭 찍어 프로방스가 아니더라도 프로방스풍(風)으로 대변되는 남부 프랑스의 풍요로운 이미지가 넘쳐 흐릅니다. 그 지방에 관한 묘사들, 풍경.. 더보기
心火繞塔 일기의 제목대로 지귀가 나오는 '심화요탑'이야기에 관한 글을 써 놓고 한참을 쳐다 보다가 결국 지워 버렸다. 요새 일기에는 도무지 내용이 없었던 것도 생각이 나고, -고전문학에 대박 적응한 탓 인지 혹은 요새 센티멘탈해져서인지- 이윤석 교수님의 '야담과 설화의 강독', 줄여서 야설강 시간에 들었던 심화요탑이 무지하게 감동적이었기도 해서 나름대로 써 본답시고 써 봤는데. 어쩐지 붓이 똑 꺾인 듯한 느낌이다. 어제 술을 요 근래 마시던 것보다는 약간 과하게 마셨던 탓일까. 총엠티 이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 고 있는 주량이 기뻐 후배들과 잔을 기울여 보았는데 녀석들이 계속 같은 속도로 마셔 주어서 기분 이 엄청나게 좋았었다. 복받을거야, 얘들아. 이수진, 겔포스 사진을 검색.. 더보기
인풍루에 누워 배를 두드리며 한 숨 잤으면. 어제는 허수의 여자친구분을 만나 7일부터 18일까지 40%할인 이벤트를 하는 베니건스에 갔었다. 빠른 81년생, 즉 우리보다 한학년이 위인 (수나 나나 재수니까 실제로는 두 학번이 위인)그 여자분에 게 동갑이라고 계속 속여오던 수는 베니건스에서 하는 이벤트 응모에 주민등록번호를 적다가 그만 들켜 버렸다. 후후. 칵테일은 별로였다. 데킬라 들어간 것이 조금 마실만 하더군. 영화 '시카고'를 봤다. 안개씨의 충고가 조금만 빨랐더라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영화 종반부에서는 거의 눈을 감고 재즈의 선율을 즐겼다. 사람마다 듣기만 해도 미치기 시작하는 음악 장르가 있을 것이다. 내게는 재즈가 그렇다. (후후. 민지씨. 이 뒷이야기는 비밀.) 한 룸메이트는 우리 집으로 놀러왔던 여자친.. 더보기
오랜만에 웹서핑을 했더니만 너무 지쳐 2003년 통일연세 국문1반 선봉문대 (우아아아---후후, 미안 진섭.) 총엠티를 다녀왔습니다. 엠티사진도 그렇고, 며칠전 찍었던 꽃사진에도 대박들이 많다는데 얼른얼른 스캔해서 올릴 겁니다. 요 근래 학교분들이 아닌 사람들에게서 원성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내기를 새로 받아 신난 건 좋지만, 너무 학교사람들 얘기만 하는 건 아니냐, 하고. 학교사람들에게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 곳에 처음 발을 붙인 새내기도 한달이 채 안 되었을 터인데 '미리' 와 있던 동기 들과 제가 지나치게 친해 보여 글을 못 남기고 돌아 선다는 새내기들의 말들.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참 고민중입니다.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볼 참이었는데 아직 영화는 보지도 않았구면 장난삼아 듣기 시작한 .. 더보기
두 발의 끝을 맞추어 서고 올려다 보다. 書不眞言, 言不眞意. 서불진언, 언불진의. 글은 말을 다 하지 못 하고, 말은 뜻을 다 하지 못 한다. 요 근래에 틈이 나는대로 계속하여 생각하고 있는 문장이다. 신선한 표현들과 익숙한 미사여구들에 치여 말은 유치해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없이 뱉어내는 말들속에 뜻이 담겨 있는 고귀한 언어는 가뭄에 콩나듯 하는 것이 아닌지. 새로운 사람들이 인생에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는 요즘인데, 한 마디 한 마디의 무게가 평소보다 더 한 것임을 다시 알아야 할 것이다. 조금 더 생각해보고 말하자. 무게가 있는 말은, 조금이라도 더 진중하게 전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믿는대로 행동하면, 믿는대 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겨나니까. 더보기
후후 나은 누님, 형욱이 형이 술김에 그 사진 지우라는 부탁을 전하긴 했지만 난 몰라요. 후후후. 대신 지난 가을의 추억으로 얼렁뚱땅 덮고 넘어갑니다. 대전의 호텔. 그 열광의 밤. 아직 과를 정하지 못 한 03학번 여러분, 국문과로 오세요. 사진은 저와 진섭군, 그리고 국문과 허경진 교수님. ...최대호, 머리가 왜 그랴. 어휴. 더보기
똑같다! 야, 세상에. 똑같네 정말. 다음주에 봐용-. 히히. 술먹고 사람 패기 없-기. 더보기
이번엔 03학번의 자태 드디어 다음주면 디지털 카메라가 생깁니다. 화질은 별로 안 좋고, 누가 빌려주는 거지만 어쨌든 이제는 일상사를 사진과 함께 올리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거지요. 스노우캣 홈페이지의 장난감 사진 다이어리와 함께 제일 해 보고 싶었던 것이 그날 만났던 사람들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었거든요. 어차피 어제도 아는 분의 사진을 올렸겠다, 오늘은 지난 번 일기에서 언급했던 월미도 사진들 중 두 장을 올려 봅니다. 위에 97년 IMF 가장을 떠올리게 하는 분이 효중씨, 아래에 뽀뽀해 주세용 입술을 하고 있는 분이 지훈씨이지요. 두 분 다 사랑스러운 루저들이라...히히히. 마십시다. 마시면 되지요. 소금구이가 먹고 싶나요, 스테이크가 먹고 싶나요. 마셔서 없어질 이야 기라면 빨리 마셔야지요. 두 분 다 사느라고 수고 많으십.. 더보기
누나 미안 제일 좋아하는 00학번, 국문학과 4학년 권나은님의 자태이십니다. 자칫 되잖은 얌전의 길로 빠질 뻔 했던 스물한살 최대호 악세사리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신 분이지요. 스무살이 몇주지나 스물한살이 되고, 몇주가 더지나 스물둘 스물셋이 되는 것을, 나이는 정말이지 숫자에 불과합니다. ...큭큭.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불과해. 나니쨩 짱-♥ 더보기
물망 勿忘, 勿忘. 며칠째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무심결에 창밖을 보고 있으면 손이 혼자 쓰고 있는 말입니다. 잊지 말아요, 잊지 말아요. 왜요. 왜 그리 슬픈 말을 하십니까. 기억해 주세요보다 잊지 말아 주세요는 얼마나 슬픈 말인가요. 무엇을 잊지 말아달라는 것입니까. 당신을요. 당신과 함께 했던 날들을요. 아니면 당신과 함께 했을 때의 내 모습을요. 모르겠습니다. 나가주세요. 아니면 추억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 고이 접혀 주세요. 새 인연이 시작될 4월이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해 주세요.) (사랑해요.) 라는 아름다운 말들이 가슴속을 가득 채워도 오래 혼자였던 나는 모자랄 것입니다. 언젠가 그 말을 머릿속에 속삭인 그대가 누구인지 기억나면, 그 때 가서 다시 추억을 위한 송가를 불러 드릴게요. 잊혀지.. 더보기
만약...(...에 들어갈 말이 너무 길다.) 풍운의 3월이 지나간다. 3월은 온통 학교라는 화제로 채우기를 마음 먹었으므로 사실상 나의 3월은 오늘 낮으로 끝난 셈이다. 선배님들, 못 만나던 동기들, 후배님들, 그리고 국문 1반이 아닌 곳에서 만났던 수많은 소중한 사람들. 그 설렌 첫만남들과 가슴따뜻한 재회들. 때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밖으로 쏟아 내려고 하다보면 도리어 허탈해질 때가 있다. 근래에 신입생 안녕용으로 짧은 글과 강렬한 이미지 픽쳐로 승부했던 것을 반성도 할 겸 장문의 일기를 적 어 볼까 했으나 수많은 상념들이 스치고 지나간 뒤 결국에는 몇마디만이 남았다. 행복합니다. 사랑해요. 우린 서로 사랑하기 위해 만난 거래요. 히히. 잘자요, 이 곳에 와주시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그대들에게 마법같은 4월이 시작되기를. 더보기
결코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의 '참 재미나게 사시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 요즘이다. 사는 것과 보이는 것, 보 이는 것과 보이고 싶은 것, 그 간극에 대해 고민하다. 공을 돌려라, 광대여. 더보기
길고 재미없어서 미안. 일요일의 일기다. 아침일찍 과외를 갔다. 금, 토, 일 삼일간 과외를 하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금토 양일간 과외비를 못 받게 되어 초조해 있는 터였다. 다행히 끝나고 나오는데 두툼한 봉투를 건네 주셔서 한시름 놓 았다. 꽤 여유가 있던 요즈음이라 그 마지막의 며칠간 돈이 떨어져 가는 모습에 그 어느 때보다 가슴이 졸여졌던 탓이다. 뜻이 맞고 시간이 되는 동생들과 인천 유람을 할 계획이 있었다. 애초에는 송도유원지로 소풍을 간다는 컨셉이었으나 흐릿흐릿한 날씨 탓에 아버지가 권해 주신 코스를 따라 보기로 했다. 미리 만나 귤과 족발을 샀다는 후배들과 함께 동인천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간 뒤 제물포고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아 그다지 풍광은 좋지 않았지만 스무살들이 뿜어 내는 것보다 더한 꽃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