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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갑자기 여행 제 3탄. 다시 연극 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설휴가 전이라 난 이틀의 시간을 이용하여, 이번 겨울 마지막 갑 자기 여행을 떠나봅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노천온천'! 갑자기 여행을 하기 위해 인터넷들을 뒤지며 얻은 지식들이 때로 유용하게 쓰일 때도 있습니다. 여하 튼 이번엔 전국에 있는 거의 모든 노천온천에 관한 정보를 얻었으니, 이것도 언젠가 쓰일 곳이 있 겠지요. 최종결정지는 (일단) 영종도 해수피아. 월미도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로 작용 하였습니다. 찬바람을 쐬면서 온천에 앉아 이것저것, 조금 더 생각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더보기
이게 뭘까 누군가에게서 받은 사진인데, 뭘 찍은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더보기
옆머리 유감 집에서 혼자 머리를 자르는 일은 꽤나 재미있는 취미생활이다. 이리저리 모양을 맞추다가 끝내 실패 하여도 그닥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은 성격탓인가, 하여튼 결과가 어찌 나와도 항상 유쾌하였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큰 변화는 작년 가을에 하나의 트렌드를 불러 일으켰던 파마였다. 그 이후, 뒷 머리만을 미용실에서 한 번 정리한 이후로는 전후좌우 스스로의 손으로 가꾸어 오고 있는 것인데. 마지막으로 다듬었을 때에 앞머리만을 과하게 친 것이 화근이었을까, 보통 남성의 머리와 다를 것이 없는 앞머리에 비해 손오공마냥 자라난 옆머리는 반대편에 있는 형제와 곧 눈앞에서의 극적인 조우 를 기다리고 있다. 사정이 그러하니, 요새는 보는 사람마다 옆머리 이야기다. 어른들이야 당연히 지저분하다고 하시고, 아이들도 지저분하다고.. 더보기
Se7en 비디오 을 보았다. 내가 제일 처음 본 데이빗 핀처의 작품은 근작 이었다. 그 어이없는 스토리전개와 개발의 편자같은 카메라 워킹등을 보며 저 돈으로 한국영화 몇 편을 찍을지...하고 한숨을 쉬었던 것인데. 좋아하는 배우 조디 포스터가 임신한 몸으로 고생을 했느니, 한 신을 백몇번을 찍었느니 하는 뒷이 야기도 재미있긴 하지만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 자체로서 승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찍으면 서 배우들 고생한 이야기야, 대학극인 우리 연극에서도 잔뜩 있다고. 그래서, 감독에 대한 기대치도 낮았을 뿐더러 작품성과 -특히-화면이 미려하다는 평을 재삼 떠올리 며 대담하게 집어 보았다. 뭐랄까, 결과는 10점 만점에 6점정도. 식스센스와 디 아더스 이후 반전에 대해 내가 조금 더 엄격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 더보기
오늘의 일기 같은 사진으로 울궈먹기 드디어 끝. 앨 고마왔어요.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으로는 재미나게 함께 지낸 기억도 있는 고등학교 동창이 군대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작년에 연이어 있었던 할아버지와 큰고모의 죽음때 에는 느끼지 못 했던 여러가지 것들이 울컥 밀려와, 그 이야기를 들은지 열흘여 정도가 지난 지금 까지도 머릿속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물셋. 당장 죽게 된다면 나는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떠올리고 가슴속에 어떤 감정을 품을 것인지. 정말이지, 도덕교과서같고 재미없는 말이지만, 더욱 하루하루를 값지게 채워나가려고 노력해야겠습 니다. 초등학생 일기의 끝같군요. 더보기
어찌 살아야 할까요? 그래서 여기에 점 하나를 남깁니다. 더보기
느낌, 관찰. 아, 기술의 발전이란 정말이지 놀랍지 아니한가? 이것이 어제의 그 사진과 같은 물건이라고는 도무 지 믿을 수 없는 지경이니. 몇차례 언급했던 것과 같이 뽑기는 내 오랜 취미중의 하나이다. (더불어 내가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도박의 맥시멈이다.) 정식용어는 가샤퐁, 혹은 가챠퐁이라고 하는, 100원이나 200원 정도를 집어넣 고 드르륵 돌리면 그 가격에 걸맞는 크기의 캡슐이 나오는, 그 뽑기 말이다. 뭐, 그렇게 흘러간 예 전의 이야기처럼 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어지간한 동네에는 다 있으니까. 새로 과외를 하게 된 아이네 집 근처에는 500원짜리 뽑기가 있다. 뭐가 들었길래 그리 비싼고, 하고 안쪽을 들여다 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반투명 캡슐 안쪽에 있는 것은 분명히 레고의 작.. 더보기
상주유람기 저녁 여섯시 근처에 출발한 여행이었다. 기차여행은 모르겠지만, 버스여행이라면 역시 저녁부터 시 작하여 별이 총총 빛을 발할 무렵 추위를 느끼며 버스에서 하차하는 그 시간대가 가장 좋다. 주위의 풍광을 즐기기에도 그 이상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이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감상이지만 어 디까지나 주관적인 여행이므로 상관없다. 어쩐지 요즘은 달이 낮게 뜬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어릴 적 읽었던 '혼자 뜨는 달'이라는 성인소설 을 연상해 내었다. '...현주는 가쁜 숨을 내쉬며 이불을 꼭 잡아 쥐었다...'등의 별거아닌 표현에 씩씩 콧숨을 내뿜으며 흥분하던 기억이 나 피식 웃다가 요즘도 흥분하면 그다지 꼴이 다르지 않은 것에 생 각이 미쳐 웃음을 그쳤다. 외국에 나가 본.. 더보기
Corel- Photo paint 8.0 2D 효과 - 가장자리 감지 누나가 일하는 동안 찍어 두었던 사진을 가지고 놀고 있다. 신난다. 재미난다. 더보기
여기는 고국의 열사 강애리님께서 근무하시는 상주농민...농민뭐였는데...여하튼 회의실. 간밤에 있었던 일 은 오늘 저녁 인천에 올라가서 적도록 하겠다. 상주, 정말 조용하네. 자전거도 많고. 사진은 앨님께서 사진을 찍지 않기를 원하셨으나 이 홈페이지를 들르는 사람 중에 그 얼굴을 그리워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말에 그럼 뒷모습만 허한다시기에, 굳이 이렇게. 더보기
갑자기 여행 갑자기 여행. 방학때에만 해 보는 갑자기 여행. 그냥 보통때처럼 일어나 보통때처럼 밥먹고 보통때 처럼 약속잡다가 심통나게시리 약속이 안 잡히는 날에는 문득 '아, 다시 그 때가 돌아왔구나'라고 씨익 웃으며 훌쩍 떠나보는 갑자기 여행. 갈 곳은,이미 마음에 있었으나 실제로 떠나려 할 때에는 뜨뜻한 집구석이 정이 가 어쩐지 꺼려지는 곳. 되도록 떠나면서도 '내가 갑자기 이렇게까지 가도 되 나...'싶을 정도의 거리가 있는 곳. 그 마음을 극복하고 떠나는 재미없는 버스여행. 가는 길에 읽는 감동적인 책 한 권. 다이어리 구석에 휘갈긴 짧은 독후감, 인생에서의 선택들에 대한 단상, 새로이 쓸 거리들의 구상. 어쨌든, 오늘은 갑자기 경북 상주로 갑니다. 신난다. 더보기
드디어 옥션에서 겁도 없이 즉시구매를 해 버렸다. 판매자에게 야매로 연락해서 슬쩍 만나 하는 직거래가 아 니라 처음으로 해 보는 정식거래인 것이다. 드디어 옥션에서 '구입'의 늪으로 빠져드는구나... 셜록홈즈 전집인데, 일곱권이나 되는 것의 즉시구매가를 삼만원으로 제시해 놓은 것에 혹해 그만... 이제까지는 보기에 당연히 가격이 올라갈 것 같은 물건들에 조금 높은 가격을 턱 쳐 놓고 마치 게임 을 즐기듯이 (어차피 나는 안 살 거라는 생각으로) 지켜보고는 했는데, 당장 입금할 생각을 하니 어쩐 지 미심쩍기도 하고, 여하튼 마음이 좋지 않다. 아, 그래도 책이니 뭐, 다행이지. 그것도 셜록 홈즈인데. 뭣하면 나중에 되팔든지. 더보기
산정호수 마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났다. 정말이지 재수할 때에 익혀 놓은 '일어나야 할 시간에 마인드컨트롤해 놓고 딱 맞추어 일어나기'는 평생에 유용한 어빌리티가 되었다. 전날 조금 늦게 잔 탓에 걱정이 되었는데. 새벽의 용산역 직통 열차는(오늘자 조선일보에서는 '직통'이 아니라 '급행'이 맞는 말이라고 누군가 투고를 했지만) 한산했다. 그래도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잠시나마 눈이 즐겁기도 하였다. 과외하는 아이의 집에서 빌려온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을 다 읽고 약간 눈물이 난 채로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노량진이었다. 한떼의 젊은이들이 우루루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훗, 열심 히 하라고 재수생들. 난 벗어났지롱. 전화가 전혀.. 더보기
축 귀국 지금쯤 황해 위를 날고 있을지도 모를 설동무의 무사귀국을 열렬히 환영합네다. ...공항이나 관교동 골목골목마다 플랭카드를 붙이는 것은 당의 명령이라 해도 민망해서 못 하겠수다. 더보기
사실 오늘은 과외도 없었으면, 할 정도로 어쩐지 정신이 피곤했었다. 그럼에도 어쩐 영문인지 모르게 잘 알아듣지 못 하는 아이에게 필요 이상으로 성실하게 설명해 주고는 귀가길에 탈진해 버렸다. 이것 저것 잡스러운 일들이 겹쳐 괜히 신경질이 나고, 별 것 아닌 일에 신경질을 나는 자신에게 또 신경 질이 나고, 주위는 온통 신경질의 소용돌이였는데, 우연히 한국어로 번안되어 올 해 연고전 응원 가로 쓰였던 'up side down'을 듣게 되었다. 각 소절별 동작이 어떻게 되었던가, 를 가만히 떠올려 보다가 오락을 하는 종종 따라해 보며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유쾌해졌다. 대단하다. 음악이란 대단해. 얼른 후배들 만나서 up side down응원, 어떻게 하는 거였는지 물어보고 싶다. 굉장히 귀여운 .. 더보기
오늘은 압구정동 갔다가 명세빈 봤다. 신촌가서 순대볶음을 먹었다. 기찻길 소금구이 집 가는 길에 있는 헌책방에 들러 오랜만에 책을 샀다. 홍대앞 클럽 마트마타에 갔다가 담배연기에 절어서 인천집에 도착한 지금까지 콜록대고 있다. 사온 책 읽어야지. 그 헌책방에서 모으기 시작한 애거서 크리스티 빨간 책만 해도 이제는 책장의 한 칸을 차지할만큼이 되었다. 배고프다. 더보기
여행 이번주 금요일에는 예정했던 대로 강원도 삼척에 갈 예정이다. 보통 두명이서 가기로 한 여행은 한 명이 하루 전에라도 난색을 표하면 틀어지고 말기 쉬운 것인데 한 명이 더 늘어나 어떻게 되든 갈 수 는 있게 되었다. 가서 정확히 무엇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꼭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 을 보면, 가 보면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마음 편히 여겨 본다. 어제는 친한 대학동기가 인천 집으로 놀러왔다. 서울대공원에서 마음 편히 일하는 공익아자씨인데 일주일에 이틀을 논단다. 그러고도 군대에 있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부럽다. 컴퓨터방에서 일기를 쓰고 있는 이 시간까지 내 방에서 퍼질러 자고 있는 그는 대학에서 만난 가장 열렬한 추억지지주의자 중 하나이다. 어떤 일이든 되도록 고생스.. 더보기
새벽의 시작 세번째 소설을 써 보려고 합니다. 스무살 이전에도 틈틈이 써 보았던 것들은 몇 가지 있지만 어디 까지나 흥미성 기획들로 끝을 본 것이 없기에, 제대로(이 제대로라는 말도 조금은 부끄럽습니다만...) 결말을 지은 것만 '쓴' 것으로 세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이 세번째. 어느 시인이 시를 쓰는 것은 '천형'이라는 표현을 하였는데, 물론 시라는 것이 시인의 피를 먹고 자 란다는 말은 저도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정도의 차이를 잠시 제쳐두면 이것은 글을 쓰는 모든 사람 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행여 즐거운 글이라도 그 글을 즐겁게 쓴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제 경우 첫 소설은 즐겁게 썼습니다만, '모든 소설가의 첫번째 소설은 자서전 .. 더보기
편지. 장난감. 새로 과외를 하는 아이의 교재를 사기 위해 인천 신세계 백화점 내의 영풍문고에 갔다가 문득 눈이 가 엽서를 열장 샀습니다. '좋은 생각'인가 '좋은 마음'인가 '좋은 엄마'인가, 여하튼 '좋은 뭐뭐' 라는 잡지에서 주는 부록이 남았는지 엽서 두장을 더 받았습니다. 새해 약속, '일주일에 편지 한 장', 첫주에는 어정버정 지켰습니다. 다만 주소록을 잃어 버리는 바람 에 아직 부치지 못 하고 있는데. 이번엔 누구에게 쓸까 생각을 해 봅니다. 이것도 의외로 재미있는 일입니다. 옥션에서 입찰했던 구만원짜리 피규어가 날아가 버린 뒤로 정신을 차리고, 예전부터 간헐적으로 해 오던 '동네 뽑기'를 규칙적으로 하.. 더보기
내 생각대로 인생이 가고 있다. 이것은 스무살의 일기에 끝없이 나왔던 말이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내가 내리는 작은 선택 들 하나하나가 그 줄기를 휘익 바꾸어 버리는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게에 눌려 답답하고 힘 든 생각에 일기에만 토로하였던 절규인데.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여자친구였던 사람들에게 프로 포즈하자! 라고 마음먹었던 순간들 정도? 하나의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여기까지 흘러와 있다. 다시 한 번, 어떤 일을 추진해 보려 한다. 내 의지로, 내 생각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고 실 천하고 인생의 흐름을 바꾸는 일. 그 첫걸음을 오늘 떼었다. 가장 쉽고 평탄한 길부터 알아 보려 하 는데, 부디 그렇게 되었으면. 실천하라. 2003년은 최대호 인생에서 어떤 해와도 바꿀 .. 더보기
소품 [첫키스] #scene 42.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후둑후둑 떨어지는 비는 차가운 공기와 함께 어쩐지 애상감을 전달하 고 있으나 보는 사람의 심상을 온통 그것으로 채울만큼 숨막힐 정도는 아니다. 남 : (문득 담배를 피워물고) ...정말이지 기억할 만한 첫사랑을 간직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야. 그 렇게 생각하지 않아? 더군다나 첫키스가 첫사랑과의 것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 ...응? 나? 아, 이거 미안한데. 어쩐지 내 얘기는 아닌 것처럼 말해 버렸는걸. 하지만 그건 내 얘 기였어. 아하하. 미안. 아니, 뭐 별로 특별한 장소는 아니었어. 그런건 80년대 유머에나 있는 얘기인 줄 알았지만, 어이, 생각해 보라구. 학창시절에 사귀었던 사람이니 야심한 시각에 술집은 둘째치고 어디 갈만 한 오붓한 데도 없었다.. 더보기
ģ?? 처음 만난 것으로만 따지면 가장 오래 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다. 내년이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실 몸이라 그런지 어째 점점 더 늙어 보이는 듯... 그 친구와 함께 있으면 몸이 노곤노곤해지고 여유로와진다. 어떤 말을 해도 편하고 가만히 말을 듣 고 있어도 편하고 재미있다. 말의 속도가 한참 느린지라 한참을 듣고 있어도 머릿속으로 소화해야 할 말들이 그리 많지 않아 더 편한 건지도 모른다. 여하튼 나로서는 남의 이야기를 한참동안, 그것도 재미있게 듣는 것이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 항상 그를 만나면 여러가지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항상 그와의 만남이 그렇듯, 이렇다 할 내용은 없지만 매우 즐거웠던 하루였기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아 참. 뭔가 얄미운 소리를 해서 볼을 잡아 쥐어 올리다가 따귀를 .. 더보기
귀걸이 머리를 자르기 전인 지난 연말의 사진입니다. 머리가 붙어 있죠.(...재미없으려나?)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귀걸이를 강조하며 찍은 사진입니다. 봐라, 하고 다닌다, 라는. 로이드의 금귀걸이인데, 사주신 분이 남자가 두쪽 귀걸이 하면 양아치같다고 생각하셔서 하나만 사 셨답니다. 귀를 처음 뚫은 것은 벌써 5년전의 일, 제대로 박아 놓고 다닌 것은 3년전의 일이라 이제는 무언가 로 치장한다기보다는 그저 몸의 한 부분처럼 당연히 뚫려 있는 것인데. 호화로운 금귀걸이로 치장한 왼쪽 귀에 비해 훵하니 비어 있는 오른쪽 귀걸이자리가 어쩐지 불쌍해 요새는 아예 안 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누가 좀 사줘요. 로이드 금귀걸이 한짝. 내가 사기는 민망하단 말이오. 새해선물 삼아 누가 좀 사줘요. 그 말이 하고.. 더보기
어제의 사진입니다.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그 유명한 쿨픽스 2500을 보고 이리저리 가지고 놀던 차에 혼자 찍어 봤습니다.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사진을 올리게 되어 기쁘네요. 수염은 잘랐습니다. 예년보다 그 자라는 속도가 배가 되어 장난삼아 한 번 길러보려 한 것인데, 아무 래도 지저분해 보이는 효과밖에 없어서. 새벽에 일어나 올 해 첫 편지를 썼습니다. 스스로와 한 약속을 지킨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더보기
안산에서의 마지막 아침 2003년의 시작을 전혀 모르게 장식해 준 안산에서의 일주일여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날부터 지금까지 몇걸음 앞에 있는 화장실에 몇 번 간 것 말고는 도무지 방 밖으 로 나간 적이 없어 내가 바깥세상에 볼 일이 있는가도 의문스럽지만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밤을 지새우고 난 아침, 여덟시 반인데 하늘은 회색으로 꾸물꾸물하다. 인천으로 돌아가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오늘도 지나가 있겠지. 기뻐하시라. 세자리수 과외가 다시 시작된다. 이젠 여자친구도 없으니 그야말로 독신귀족. 많이 힘들었지, 그동안. 수고했어, 수고했어. 울지 말라구. 피규어, 지갑, 휴대폰, 정장, 뿌려라 뿌려 -하하하- -하하하하- 캐쉬다 캐쉬! 풍악을 올려라! '손님, 몇개월 할부로 해 .. 더보기
취미는 취미일뿐 오버하지 말자. 새해에는 아낄 것은 철저히 아끼고 쓰고 싶었던 부분에 써 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정력적으로 추진하려 하는 부문이 만화책과 장난감인데요, 그야말로 '들어가고 싶은 내 방' 혹은 '밖에 나와 있으면 생각나는 내 방'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나 좋자, 이거지요. 원래는 뭐랄까, 만들거나 길을 가다가 별 생각없이 틱 산 장난감, 프라모델들을 적당한 곳에 놓아 두는 것 뿐이었습니다. 꼭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뭐. 팬시상품도 있고요. 스스로 조립한 오토바이 서너대, 강릉에서 사 온 범선 모형 하나, 3000원 주고 산 크리스탈 피아노, 크리스탈 사륜마차.(이것은 기억하는 분이 꽤 될 것입니다.) 뭐 그 외에 이런저런 조립품, 조그만한 인형, 장난감,.. 더보기
날으십쇼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까. 담배가 절로 입에 물리는 분들. 소주가 달게 넘어가는 분들. 올 한 해는 자유롭고 깔쌈하게 휘익 날아보십쇼. 날아 보라구요. 할 수 있잖아요. 휘-익 더보기
소품 [대나무] 문득 들린 소리. ...음악? [영화 '러브레터'에서 들었을 법한 플룻과 베이스, 하프의 조화] 눈을 감으면...감고 있으면... ...여름의 쓸쓸한 소나기, ...여행길을 시작하는 버스의 조금 더러운 유리창, ...그 밖으로 내다 본 노을, ...태어나 한 번도 간 일이 없는 대나무숲, .....첫사랑.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그러나 아무 어디에서나는 만나고 싶지 않은데. 열아홉살의 여름처럼 소나기가 내리면. 혹여라도 대나무숲에서 만나어지면. 내 눈을 들여다보던 그 눈을 들여다 보다가 눈물이 나와 당황하던, 그와 그녀의 그날. 그 이야기. '살아있어서 행복해.' 더보기
다시, 방학 대학에 와서 네번째로 맞는 방학이다. (여섯번째들, 안 됐네 그려. 두번밖에 안 남았구면.) 대학에 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에 나는 아직도 익숙하지 못 하다. 후배들이 물어오는 것에 무엇 하나 이 것이다! 라고 말해 줄 만한 것이 없다. 그리고 대학생활을 하면 할수록 더 없어진다. 알아갈 수록 안다고 말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뭐, 그건 어려운 얘기에 관한 것이지만. 생활화제이지만 방학도 그러한 것들 중의 하나다. 시험기간에 항상 시험이 별로 없었던 탓에 학교에 는 가야 하는 의무감과 가서 무엇을 해야 좋을지를 모르는 어정쩡함이 한데 버무려져 도무지 방학 은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다. 안산을 찾았다. 군에 있었을 때를 제하고는 몇년동안 방학 때마다 며칠간 같이 오락하고 이야기하는 친척형이 혼.. 더보기
2003년 새로 뜨는 태양이 항해의 길을 비추어 주듯이, 우리가 서로에게 삶의 길을 비추어 줄 수 있다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