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만담이라는 저 제목으로, 오늘 저녁 내내 얼마나 많은 글들을 썼는지 모른다. 그동안 연애했던
사람들을 회상해 보는 글도 써 보았고, 언젠가의 여자친구에게 또 한 편의 편지를 써 보았고, 첫사
랑에게 사귀자던 날 읽었던 고백문을 옮겨 적고 그 날 카페에서 흘러나오던 피아노 곡을 링크해
보기도 하고.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크으-!)
결국엔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하나도 남지 않아 버렸다. 할 말이 너무 많으면 도리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 된다는데, 지금의 내가 꼭 그 꼴이다. 달을 보고 학진군의 피리를 들으며
떠올렸던 시도 다듬어야 할텐데, 후후, 도무지 다른 일을 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을
연애해, 연애해 하고 그물속에 몰아넣는 기분이다.
뭐, 당연한 얘기지만, 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벌써 했겠지. 그것 참, 연애는 할 준비가 됐는데 사람이
없다니. 항상 헤어진 뒤 얼마 안 있다가 더 나은 사람을 발견해서 언젠까지나 난 복받은 사람으로 있
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슬슬 1년이 되어 가는데도 혼자 있는 데에는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다.
생활이 부웅 뜬 느낌이다.
이를 어쩐다. 도무지 답이 안 나오는 문제라 자꾸 차선의 답들을 찾게 된다. 안 좋아, 안 좋아.
눈옆이나 배꼽 옆에 점이 있는 남자는 여복이 많다고 그랬는데, 난 두군데 다 있는데 왜 이래.
...하긴, 지나간 사람들만 생각해 봐도, 난 여복이 넘쳐 났지. 고운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았으니.
에이, 연극이나 해야지. 마음에 쏙 드는 처자가 대쉬해 오면 좋으련만.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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