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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0427, <삼총사> 요새는 주로 진지한 만화를 그리고 계시는 후루야 미노루의 전설적 캐릭터 삼인방. 모르면 굳이 노력하여 알 것 까지는 없다. 그러나 특히 요새 자주 만나는 우리 INK에게는 사춘기를 무사히 보내고 훌륭한 어른이 되는 길에 배웅까지 나와준 영혼의 구루들. 비오는 밤에 친구들이 생각나 그려보았다. 더보기
110320, <챌린저 호의 수성궤도 진입을 기념하며> 챌린저 호가 6년이 넘는 우주항해 끝에 마침내 수성의 궤도에 진입하였다는 뉴스를 읽었다. 혜성을 빼고 위성까 지만 세어도 태양계에는 백 개가 넘는 천체가 있는데, 목성의 위성인 에우로파와 같은 천문계의 수퍼스타에 비 하면 수성은 몇 개 되지 않는 행성임에도 그닥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태어난 날의 수호성이기도 하 고, 가장 좋아하는 신인 헤르메스의 이름이 주어진 별이라는 개인적 이유로 좋아했던 것 뿐이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나서 갑작스레 과학적 호기심을 갖게 됐다. 이후에 관련하여 나오는 소식은 천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성실 히 전달하기로 한다. 그림의 원본은 까르티에의 보석 세공품. 루나 랜더(Lunar lander)를 형상화한 것 같은데 선만 뽑아내기에는 실물 보다 오히려 쉬울 것 같아 .. 더보기
110303, <Black Swan> 신촌의 아트레온에서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을 봤다. 근래의 몇 년 간 봤던 영화 중에서 가장 긴 장감 넘치는 영화였다. 영화관 밖으로 나와 걷고 있는데 오히려 주변의 거리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 다. 영화에 대해 종알종알 떠들고 싶었으나, 밑선 잘 된 그림에 괜히 칠한답시고 손을 댔다가 망친 바람에 침울 해졌다. 직접 보고 판단하시라. 강권한다. 포토샵으로 흑백 처리하고 빨간 색을 조정해 봤다. 한동안은 연필로만 승부 봐야겠다. 더보기
110213, <대머리 여가수> 대학로 SM 아트홀에서 상연중인 를 관람하고 와 그린 그림이다. 몇 년 전 한남동우회에서 상 연했던 공연의 포스터를 다시 그렸다. TV나 스크린이 아니라 무대에서 꼭 보고 싶었던 배우 중의 한 명인 안석환 씨가 연출하고 출연하는 작품이라 기 대가 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십 년 전 문과대 극회 '연극과 인생'에 들어가 처음으로 참가했던 공연이라 감 회가 컸다. 이 연극은 극작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부조리 연극 가운데 대표작이라고 불리우는 것으로, 등장 인물들은 동문 서답 격의 대사를 주고 받으면서도 마치 소통이 이루어지는 듯 행동한다. 이오네스코는 이처럼 기호만이 난무 하는 장면을 통해 일상, 현대, 인간이라는 것이 실은 얼마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코미.. 더보기
110207, <풍선기구> 질 좋은 골판지가 생겨서, 예전부터 따라 그려보려고 챙겨두었던 엽서를 꺼내었다. 원화는 흰 바탕이기 때문에 좀 더 채도와 명도가 높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공상과학소설의 굉장한 팬이었는데, 그 가운데 열기구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우주선이나 고대 문명 등에 비해 묘한 사실성이 있어 더 흥분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톰 소여의 모험 가운데 미국에서 이집트까지 날아가 스핑크스를 보았던 에피소드나, 쥘 베른의 소설에서 달까지 갔던 두 신사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미국에서 이집트나 프랑스서 달나라나, 인천 서울 간보다는 조금 더 먼 정도겠지 싶었던 시절의 일이다. 잡스런 지식이야 늘었겠지마는, 즐겁기는 그 때가 더 즐거웠다. 더보기
110207, 제목 미정 원화는 엽서. 모델을 사진으로 찍어 다시 그릴 예정이다. 나는 그간 사실 사진을 보고 명암이나 자세를 따라 그 리는 것에 대해 일말의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근래 읽은 몇 권의 미술 책에서는 그러한 것을 연습하도록 오히려 권장하고 있었다. 덕분에 또 하나의 작은 컴플렉스가 없어졌다. 감사한 일이다. 더보기
101208, <봉녀蜂女>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아야 타카노의 일러스트집인 를 세일해서 팔고 있길래 사 봤다. 세일 이라 눈이 간 것이지 작가는 처음 보는 이름이었는데, 저팬 팝 아트로 서양에서 인정받고 있고 루이 뷔통에서 제품을 내기도 하는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창작 집단 'kaikai kiki'의 구성원이라고 하니 현대미술이나 명품에 관심 갖는 여성 분들에겐 익숙한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의 출판사인 애니북스는 이따금 일기에 올리는 의 작가 마츠모토 타이요를 비롯해 소년만화 시장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만화가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해 주고 있어, 만화로서는 상 당한 고가인 8000원 이상의 책들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신뢰를 갖고 여러 권을 구입해 왔다. 주류에서 벗어난 변 주된 이야기 구조나 때로 불쾌하기까지 한 확연.. 더보기
101105, <하나비(花火)> 즐겁게 읽고 있는 본격 서도 만화 5권에 등장한 글씨이다. 개별 작품으로서는 모두 비슷하게 생긴 등장 인물들이나 평범한 갈등 구조의 서툰 배치 등이 영 별로이지만, 한문의 초급 전공자에게는 한자의 서 체 별 설명과 같은 서도와 관련된 여러 개념들을 만화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천금과 같은 자료이 다. 새로 산 금 펜의 색감도 좋았고 촬영도 바탕인 골판지의 질감이 잘 드러나게 되어서 꽤 흡족했다. 제목은 아마도 이라는 시트콤이 대유행하던 출판 당시의 한국 사정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라 추측만 해 오다가 이번에 원제를 검색해 보았다. 일본에서의 원제는 . 곧 NHK에서 드라마화한다고도 하고 동방신기가 그 주제가를 불렀다고도 하여 원제의 번역을 해 놓은 블로그 하나쯤 찾는 것은 쉬우리라 생각했는데,.. 더보기
101027, 淫畵 3연작 시월 말 그려댄 음화 3연작. 아래의 두 그림은 출처를 알 수 없는 포스터, 위의 그림은 유명한 구스타브 쿠르베 의 을 보고 그린 것이다. 원화는 사진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이 두드러져 선만으로 그려내긴 어려운 작품이지만 다행히 외곽선만을 따낸 덮개 그림본이 따로 있어서 쉽게 임화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질감을 잃어버린 가슴 아래나 배꼽 근처는 역시 아쉽다. 아래 두 장의 그림에 관련해서는, 골판지에 마침내 코발트 블루가 아닌 다른 색의 마카들을 시도해 봤다는 것에 개인적인 의의를 둔다. 라 고 이름붙인 좌측 하단의 그림은 육감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빨간색을, 라고 이름붙인 우측 하단의 그 림은 그리며 떠올린 이의 선호색을 따라 보라색을 칠해 봤는데 각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더보기
101025 <붓다> 이 그림은 그리자마자 다른 이에게 선물을 했고, 같은 그림과 미륵반가사유상을 그려 보았으나 실패했다. 비율 을 따져가며 그리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그리는 과정도 별 재미없었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그 리고 싶은 때에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싶은 방식으로 그리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아무튼, 은 선의 느낌 이 오브제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한동안 불화를 좀 시도해 볼까 한다. 참고하여 나름의 변형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원 자료도 많고, 그리면서도 선 하나하나에 왠지 의미가 서린 듯한 기분이 든다. 원화는 박대성 화백의 . 191x191cm의 대작이다. 종이에 석채, 흙, 먹으로 그렸다고 정보가 나와 있는데, 흙도 흙이지만 '석채'란 단어는 처음 보는데 마음이 확 끌린다. .. 더보기
101024 <가지나무> 며칠 전에 그린 것이 이사할 때의 박스로 여러 장 만들어 둔 그림판 가운데 마지막 여섯 장에 그린 작품들이어 서 한동안은 그릴 일이 적겠다 싶었는데, 맥주를 마시고 들어오는 길에 질 좋은 택배상자가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워 와서는 크기 별로 잘라 놓고 중간 사이즈의 그림판을 골라 일단 손에 익은 나무 그림을 다시 그 려 봤다. 가지의 표현은 좀 익숙해졌답시고 지난 번보다 크게 패턴화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전작에 비해 큰 그림판을 택해 조금 더 넉넉하게 여백을 둔 것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나무에도 여백에도 더 힘이 실 린 느낌이다. 몇 장 더 도전하고, 과정의 결과물들은 주위에 선물하려 한다. 생일이나 의미 있는 날을 맞은 이에 게 우선 선물할 것이지만 혹여 갖고 싶은 분은 개인적으.. 더보기
배색표 코발트 블루 배경에 은 펜이 잘 어울리는 것은 뒷걸음치다 쥐 잡듯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다른 색들은 어떨까 싶어 배색표를 만들어 봤다. 만들어 놓고 보니 색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싶은 그림이 떠올라 진작에 했어야 됐던건데, 하고 무릎을 찰싹 쳤다. 마카를 살 때에는 12색 씩이나 살 필요 있나 싶었는데 지금은 60색 정도는 갖 고 싶은 마음이다. 더보기
잎 많은 나무 택배상자를 잘라 마련한 골판지 그림판에 슬슬 익숙해져서 새로운 채색 도구에 도전해 봐야지 마음먹고 있던 차였다. 언젠가 야심차게 산 뒤 한 번도 써먹지 못하고 필통에 박아 두었던 은색 펜이 눈에 띄어, 은과 금으로 아름답게 채색한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던 화가 '유노'의 그림을 모사해 보았다. 유노의 그림을 본 것은 몇 달 전 홍대 놀이터의 주말 벼룩시장에서였지만 작품들을 게시해 놓은 블로그를 소개받았기 때문에 쉽게 따라 그릴 수 있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블로그 (http://blog.daum.net/u-noh)를 방문해 더 훌륭한 예술의 세계를 맛보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다. 나뿐 아니라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이 대문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길 바라기 때문에 그림을 촬영한 .. 더보기
잎 없는 나무 그림을 사진으로 찍고 나서는 조명이라든지 색을 보정하기 때문에 원화보다 별로이기가 쉽지 않은데 이 그림이 오랜만에 그런 쪽으로 활약해 줬다. 연이어 그린 몇 장 가운데 손꼽게 마음에 들었었는데. 더보기
101013 <도로시> 몇 주 전 홍대의 어느 커피숍에서 건너편에 앉은 아가씨의 티셔츠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본 뒤 내내 직접 그려보 고 싶어하던 캐릭터였다. 본래는 캐릭터가 아니라 다른 것에 주목을 한 것인데 점차 본래의 목적보다 캐릭터 쪽 에 눈이 가서, 나중에 그릴 때에도 한 번에 특징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관찰하려 노력했다. 예술을 위해 관찰한다고 생각하니 장시간 쳐다보고 있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지인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는 선물로 보내려 그리기 시작했다. 캐릭터만 완성하고 난 뒤에는 투자한 시간만 큼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분이 좀 별로였지만 시험삼아 배경을 넣어 보니 꽤 그럴듯한 그림이 되어 아 주 기뻤다. 그림의 제목이자 소녀의 이름인 도로시는 내 개인적인 제인 도우. 딱히 생각나는 이름.. 더보기
윌리 더 그라운드키퍼 택배 상자를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마카가 다른 질감의 면 위에서는 어떤 색으로 나타나는지 실험도 해 볼겸 여러 크기로 잘라 이런저런 그림을 그려봤다. 오늘 올리는 것은 심슨가족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윌리 더 그라운드키퍼. 화면을 꽉 채웠지만 실제로는 손바닥 크기라 나중에 컵받침이라고 뻥치고 선물로 쓸 생각이다. 골판지 위에 마카를 써 보니 투박한 색 표현이 미국만화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어서, 이어 키스 해링의 그림도 몇 개 따라 그렸다. 걸맞는 내용의 일기를 쓸 때 함께 올리기로 한다. 서른 번째 생일이었던 어제는 소소하게 잘 지나갔다. 문자와 메일로 축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더보기
여름방학이 끝나가네 나야 논문 내고 복학하는 그날까지 방학이지마는, 그래도 태풍 지나가고 나서부터는 새벽녘이 선선한 것이, 어 디 좋은 데 한 번 못 가보고 한여름이 다 간 것 같아 여름 그림이라도 그려봤다. 다행히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들 은 설정 원화가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예전에 애면글면 쟁여뒀던 터였다. 완성된 작화가 아니라 그야말로 설 정 상의 러프한 스케치들이 많아 따라 그리고 칠하기가 무척 쉬웠다. 다만 처음 칠해 본 하늘은 의도도 뭣도 없 이 그냥 아까운 마카만 날려버린 기분 들어 좀 아깝다. 도구 아껴가며 그림 공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구두 쇠 심보는 어디 내 놓아도 안 팔린다. 추가로, 마카에 바짝 붙어 한참동안 칠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슥 거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칠하든.. 더보기
마-카 를 샀다. 채도 높은 졍의 그림들이 마카로 칠해진 것이라는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다가 오늘 오후 큰 문구점을 찾아 직접 구입을 하였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좀 쌀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반 매장에서는 한 개당 이천오백 원. 일단 결과를 눈으로 본 뒤 여러 개 살 것을 기약하고 짙은 빨간 색 하나만을 사 와 근래 그려두었던 그림 중 하 나를 골라 칠해 보았다. 효과는 그럭저럭. 기대 이상의 마법이 튀어나와 서툰 그림에 커버 쳐 주길 바랬던 혹부 리 영감 심보에는 약간 못 미쳤지만 확실히 필사적으로 연필 선만 그어댄 것 보다는 확 눈을 잡아끄는 힘이 생 겼다. 구입한 마카는 양쪽으로 펜날이 달려 있어 한 쪽은 두껍고 한 쪽은 얇았는데 멍 때리면서 두꺼운 쪽으로 슥 긋고 나니 원래의 펜선에서 크게 벗어난 채색이 되고.. 더보기
<선물>, 2010 06 09 지인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그렸던 것. 원화는 2/4 분기에 줄기차게 모사했던 우에스기 타다히로의 그림으로, 드레스에 선명하게 채색된 빨강이 아주 매력적이니 관심 있으신 분은 찾아 보셔도 좋겠다. 나는 색연필 외의 채 색도구를 쓸 줄 몰라 그대로 두었는데, 나름의 맛이 있어 다행이었다. 일기를 쓰며 일상의 기록 외에 큰 주제로 잡는 것이 그림과 독후감, 그리고 정치 이야기인데, 지금까지처럼 그 대로 섞어서 쓰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따로이 폴더를 만드는 것이 좋을까? 일단 여행기는 분리해 쓰기로 마음 먹고 그간의 자료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마음먹은대로 효과가 나오지 않아서 다시 내리긴 했지만, 슬라이드 쇼 나 동영상 등도 올려 보고 태그는 어떻게 다는지 찾아도 보고, 아무튼 새 집 들어와서 아주 즐겁다. 더보기
100612 <To CA 2> 캘리포니아의 구 군은, 이 글을 보게 되면 한 달이 지나도 편지를 부치지 않은 게으름일랑 용서하고 새 주소를 알려 주기 바란다. 편지지에 주절주절 써 놓고 보니 딱히 부쳐야 될 말들이 아니라서 차라리 그림 한 장을 넣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스케치 인생 처음으로 비행기 태워 타국에 보낼 영광된 자식 제대로 낳으려다가 이 한 장 완성하기까지 몇 장을 날려먹었는지 모른다는 구구한 변명을 덧붙인다. 원화는 우에스기 타다히로. 더보기
2010 05 11 <세노 소이치로> 원화는 얼마 전 출간된 마츠모토 타이요의 3권의 p7에. 주인공 세노 소이치로의 어린 시절이 다. 포토샵으로 좀 만져봤더니 마치 일제 시대에 출간된 문고본의 삽화같은 느낌이 나서 아주 신났다. 그려 놓 은 그림은 새로운 시도를 해 본답시고 이런저런 유치한 색을 칠해댄 통에 영 별로다. 을 읽 고 나서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논어까지 들먹이는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 어제 같은 데, 어느덧 애니북스에서 또 신간을 내주어 감격하며 독서하였다. 소년들은 읽지도 않을 이런 만화 내서 돈은 벌고 있는지 어떤지, 한 권씩이나마 열심히 사 모으고 있으니 마지막 편까지 지치지 말고 발간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함께, 김태권의 1권 이사와 진시황 편, 이토 준지의 , 반값에 산 유시민 의 , 노.. 더보기
100202, <Baker St. 221B> 할 일이 많을수록, 외도는 심해진다. 영화 'Sherlock Holmes'의 엔딩 크레딧에 나왔던 베이커 가 221 B번지의 현관등. 화면에서보다는 짧고 뭉툭하게 그려졌지만 쭉쭉 직선으로 금세 그려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더보기
100125, <고양이> 연필이나 사인펜 말고 다른 도구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서, 이따금 혼자 습자를 할 때 쓰던 붓펜으로 도전해 봤 다. 선이 몇 개 없고 멋스런 글씨가 있어 붓펜의 느낌을 살리는 데에는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원래의 사 진을 골라 그림으로 그린 것인데, 결과는 조금 심심했다. 그래도 예쁜 일본 글씨를 모사하는 것이 무척 즐거웠 다. 원 사진은 지인이 일본에서 찍어 온 일종의 목각상이다. 더보기
붓펜 익숙해지기 두 번째. 100125, <해변> 청소년기에 숨막힐 정도로 고혹적인 동양화를 본 일이 있다. 여백이 풍부한 백지 위에 살짝살짝 몇 개만 나빈 선이 일산 받쳐 든 기생을 농염하게 표현한 그림이었는데, 문화적 교양도 일천했거니와 검색 환경 등도 지금에 비해 크게 열악했던 시절이라 작가를 알아본다든지 하는 것은 생각도 못 하고 그저 그 그림만 한참 쳐다보고 있 던 기억이 난다. 붓펜으로 그림을 그리려 하며 기실 의도했던 것은 그 때 보았던 그 그림과 같이 절제된 횟수의 먹선으로 곡선이 잘 드러난 여체를 그려보자, 였는데 몇 번이고 덧칠할 수 있는 사인펜이나 연필과 달리 붓펜은 일필에 자신 있 게 그어야 선의 맛이 살아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율을 망치지 않으려 조심하다가 오히려 손이 떨려 몇 개나 선을 말아먹었다. 아울러 하수들의 필살기인 .. 더보기
100125, <우지의 신사> 포토그래퍼 리의 2005년 산 우지 사진 중에서 골랐다. 우지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함께 받은 사진들로만 보면 조용한 시골 마을이 아닐까 한다. 맨 윗 단의 양 끝이 살짝 올라간 저 모습이 눈을 사로잡아, 건축물을 그리기 시작할 때 제일 먼저 그려 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그림이다. 원래의 사진에 애당초 명암이 확실하게 가려져 있어 그리기 쉬워 보였던 것도 일조했 다. 한옥이나 절의 처마에서처럼, 끝이 살짝 올라가면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성취한다는 것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누구일까. 건축가일까, 화가일까. 사슴의 뿔과 같은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아니면 타고난 감각의 소치일 까. 아무튼 위대한 발견이다. 더보기
100125, <누드> 홈페이지에 올리지 못한 것을 합쳐보면 그간 그린 누드가 꽤 되고, 원 사진의 선도 뚜렷뚜렷했기 때문에 오늘 네 장의 그림을 그리기로 하면서 사실은 신사 다음으로 그리기 쉽지 않을까 예상했던 그림이었는데 결과는 꽝 이었다. 그간 그린 그림들에서는 처음부터 명암을 확실히 구분해서 칠할 부분과 아닌 부분을 나눌 수 있는 데까 지 나눈 뒤에야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애매한 명암이라도 어떻게든 표현해보려 한 것이 패착이었다. 나 중에 명암만 다시 한 번 시도해 봐야겠다. 원 사진의 모델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신이 내린 몸매 다섯 손가 락 안에 드는 어떤 일본 AV 여배우이다. 더보기
091210, <선발 유춘동 선생> 올드 이글스의 주장이자 가장 젠틀한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이신 유동춘 선생님. 고전번역원 시험 공부 중에 그 린 그림이라 연필에만 집중을 할 수가 없어 신체 비율이나 표정 묘사는 그리 흡족하지 않다. 이 자리를 빌어 선 생님께서는 본래 그리스 조각상의 상하체 비율(과 코)을 지니고 계심을 굳이 덧붙인다. 더보기
090701, <미제> 앞서의 누드화 일기에 댓글로 달린, 사무실에서 일기장을 열었다가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는 한 독자의 반응에 용기를 얻어, 오래 전에 그렸으나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그간 올리지 못했던 그림을 추가로 게시한다. 흐릿흐 릿한 색감과 눈물 흘리며 사인펜으로 일일이 칠해 댄 질감이 잘 살아 있어 개인적으로는 완성한 뒤 무척이나 흐 뭇해 했던 작품이다. 더보기
091105, <미제> 거의 두 달만에 그린 그림이다. 진중권 씨의 에서, 기하학적 도형과 같은 전통적 구성으로 짜여져 있는 그림은 보는 이에게도 안정감을 주지만 무엇보다 그리는 이가 더 쉽게 그릴 수 있다는 부분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과연 사실일까 싶어 '머리-오른발 끝-왼발의 무릎'을 세 꼭지점으로 갖는 이등변 삼각형의 구도인 사진 을 골라 이 그림을 그려봤는데, 과연 백지 위에 처음 비례를 잡을 때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편 하게 시작을 할 수 있었다. 한동안은 얼굴 그림이 아니라 수평, 삼각, 사각 등의 구도를 갖는 인체를 주로 그려 보려고 한다. 아울러 그림을 그려 사진으로 찍고 난 뒤 그 화일을 다시 한 번 포토샵으로 조정하는 작업을 연습해 봤다. 쓸 줄 아는 메뉴가 많지 않아 아직까지 원작과 큰 차.. 더보기
090810, <최대호> 중이 제 머리 못 깎고 점쟁이가 제 운수 보다가는 급살맞는다는 말처럼, 그간 수 차례 시도하였으나 좀처럼 성 공하지 못했던 자화상. 그나마 이번엔 엇비슷하게 나와서 과감히 올려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