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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Girls, it's christmas time. 출처 www.beadslook.com DIY라는 단어가 있다. 양놈들이 흔하게 써대는 이른바 축약형 문장인데, 지금에서야 어디서든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이지만 내가 처음 접하던 90년대 중반즈음에는 ASAP만큼이나 생소한 단어였다. 혹여나 지금도 모르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DIY는 Do It Yourself의 축약형으로, 문장 자체가 갖는 뜻도 있겠지만 요새는 재료만을 준비하여 소비자가 그 재료를 구입한 뒤 직접 자신의 손으로 만들 어 보게 하는 일련의 상품형태를 가리키고 있다. 그 종류야 예전부터 있어오던 뜨개질부터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차량조립까지 엄청나지만, 그 근저를 꿰뚫고 있는 정신은 하나로 묶인다. 창조에의 호기심과 자기애로의 발전. 그 둘의 만남. 이른바 '건전한 인디 정신&#.. 더보기
#skit 1 쾌활명랑한 소녀같은 느낌을 주는 동해에 비해, 서해의 낙조는 내게 언제나 슬프다. 경포대에서야 비가 오면 미친듯이 뛰면서도 웃을 수 있겠지만 월미도에 비가 온다면, 아, 나는. 나는. 더보기
다녀왔수다 돈이 없어 멀리 못 갔소. 더보기
안녕 나는 갑자기, 먼먼 바다의 섬으로 떠납니다. 돌아올 때까지 다들 안녕. Farewell. 더보기
머리 잘랐소 워낙에 돈이 궁해, 과외 면접을 볼 때 하나라도 꼬투리 잡히기 싫은 마음 반, 일요일에 상암웨딩홀 에서 있었던 고종사촌 누나의 결혼식에서 친척들에게 머리로 욕먹기 싫은 마음 반을 합쳐 머리를 깎고야 말았지. 이젠 저 머리도 다시는 볼 수 없네. 어쩐지 그리워지는 마음에 눈물이 글썽거리는 건 나도 어쩔 수 없나봐. 나의 가을이 다 갔네. 더보기
본인의 뒷머리올시다 플래쉬를 받아 음영이 다소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찍어놓고 나서 한참동안이나 '이러고 돌아다녔단 말인가'라는 생각에 눈앞이 아찔했지요. 어쨌든 시험공부중이라 심난해 있을 학생 제군들을 위해 올려는 두니 잠시 쉬어가시길. 더보기
2003년 10월 17일 금요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웅이형이 연출한 '정물화'를 보고 난 뒤. 크누아 극장 앞에서 한 컷. 예종으로 가는 길에 길바닥에서 우연히 전문배우 이현호님을 만나뵙다. 공연평은, 어차피 '공연예술비평' 수업의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로 써야 하기에 다음으로 미룬다. 더보기
독후잡감-'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어떤 책에서인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런 말을 했다. "...소설적 상상력이 없는 작가들이나 소설적 자서전, 혹은 자전적 소설을 끄적이고 있지." 그 당시에는 개미를 비롯한 일련의 그의 작품들을 사 모으며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읽는 기쁨에 눈 을 떠 갈 즈음이었어서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로다, 그것 참 명언이로다, 하며 음음 했던 것인데. 근래 창작욕의 촉발제로 쓰고 있는 성석제 선생님의 글은 다분히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했다고밖에 는 볼 수 없다. 혹여 선생님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선생님의 주위 어디에선가 일어났던 일일 것이다. 그 둘과 관련이 되었다고도, 혹은 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인데.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학년이 올라갈 수록 뜬금없이 구름잡는 이야기들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게 된다. (물.. 더보기
이야기 새 소설을 구상중인데, 챕터별로 전혀 상관이 없는, 말하자면 잡문집(雜文集)이 될 것 같아 하나 하나씩을 일기에 올려보면 어떨까 싶다. 기본적인 구상은 인간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딴지를 걸어 보자, 인데. 소설이라 하기는 무엇하고, 항상 내게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를 불끈불끈 불러 일으키는 성석제 선생님의 글을 읽고는 나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가, 생각하며 뒹굴뒹굴 하던 것이 그 발단이자 사단으로. 소설이 아니라 이야기여도 좋으니 그냥 써보자, 라고 생각해 본 것이다. 어차피 난 내가 쓴 글은 다 좋아하니까. 하나씩 써 보자. 가을이라 찍은 사진도 많고, 요 몇주간 또 일기가 풍요로와 지겠구나. 더보기
그대, 나와 통하겠는가? 2003년 최고의 풍류어(風流語). 향후 몇년간 입에 붙이고 살 것이 틀림 없도다. 하아. 그것 참, 은근하기도 하여라. 그대, 나와 통하겠는가? 더보기
다음 분. 어디가 아파서 오셨죠? ...선생님... ...제 머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더보기
폴라로이드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인가 뭐 그 비슷한 카피를 단 디지털 카메라 선전이 있었다. 하도 봐서 그런지 디지털 카메라라면 김민희가 나와서 예의 그 어벙벙한 얼굴로 한껏 도도한 척 하고 있는 장 면밖에 생각이 나질 않지만 그 제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야, 사진 참 못 나왔다라고 박장대소를 했던 사진을 몇년이 지나 꺼내었을때, 못 나왔다고 웃었던 그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 그는 예전에 못 생겼던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아니면 싹이 보였다고도 할 수 있겠지.) 우리 집에는 폴라로이드 사진기가 하나 있다. 영화 '접속'에서 한석규가 혼자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는 걸 보고 댑따 멋지다고 생각해서 꼭 한 대 있었으면 했는데, 어느 분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부모님 중의 한 분이 어딘가의 경품으로 .. 더보기
나는 인천시 남구 관교동에 13년째 살고 있다. 스무살에는 온통 밖에서 지냈고 대학에 입학한 스물 한살 이후로는 평일은 신촌에서, 주말은 인천에서 보내고 있다지만 그래도 내가 무의식중에 '집'이라 고 말하면 그건 대부분 관교동이다. 그 기간 중 이사를 가긴 했지만 새로 이사를 온 집에서 예전 집까지 뒷짐지고 걸어 봤자 오분도 안 걸리니 나는 과연 이곳을 '동네'라고 여긴다. 곳곳이 기억이 배어 있는 장소. 새로 이사를 온 집(이라지만 이 곳에 산지도 벌써 7년이 됐다.)은 예전 집에 비해 그다지 정이 들지 않는다. 실제로 산 건 고등학교의 3년이고 그 기간 중에 하루 중 집에 머무는 시간이래봐야 대여섯시 간이니. 물론 편하고 좋아하는 곳이지만 추억등을 만들 시간이 그다.. 더보기
알비노 예전에 어디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백사나 백호등, 원래의 고유한 색이 아니라 백색을 띄고 있어 영물로 취급받는, 혹은 신성시되는 동물들은, 실제로는 몸속에 색소를 합성하는 기능이 없는 알비노 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려 있는 것이다, 라고. 자연에서 눈에 잘 띈다는 것은 그만큼 적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것이고, 그래서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 있게 되는 확률은 일반적인 동족들에 비해 훨씬 낮다는 것. 태어나면서부터 알비노였다면 알비노인 것을 알 수 없겠지. 혹여 알비노가 되고 싶다고 애쓰더라도 다른 개체와 다르기 위해 알비노가 되고 싶다면 그것부터가 이미 다른 개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진짜 알비노라면, 일찍 죽더라도 되어 보고 싶다. 더보기
존재의 이유 세상에 이런 장난감들이 있는 한 난 아직 죽을 수 없어. 스틱파스 사무라이. 스틱파스 모터사이클. 더보기
독서일기-안자(晏子) 사직(社稷)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왕조의 수호신을 가리키며, 사는 하(夏)왕조의, 직은 주(周) 왕조의 신이다. 자세하게 말하면, 사는 토지의 신이 아니라 실은 물의 신이고, 직은 곡물의 신이지 만, 주 왕조가 함께 제사를 지내서 땅을 결실의 신으로 만들어 버렸다. 주 왕실이 사직을 제1의 신으 로 하는 한, 주 왕실에 속해 있는 나라들의 공실도 사직을 받들었다. 다시 말해 국가의 존립은 사직에 걸려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여기에서부터 사직이라고 하면 국가를 가리키게 되었다. 한 나라에 있어 가장 주요한 것은 군주인가, 사직인가. 이 질문에 있어 제나라의 명재상 안평중영, 안자(晏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군주라는 것은 백성 위에 서 있지만, 백성을 깔보면 안 되고, 사직을 받드는 사람이다. 신하라는.. 더보기
9.29-9.30 주부 도박단의 선봉대장이라 칭할 만한 영선님과 인천에서 새벽까지 술을 들이키다. 택시를 타고 나가 경향 프라자 앞에서 그녀를 만나 새벽까지 술을 마시기. 그것만으로 분탕질을 일삼던 십대 중 후반이 기억나 버려 기분이 좋았는데 영선님과 함께라면야. 꽤 오래 앉아 있었는데도 정작 마신 건 한병 반이 약간 넘을까 말까한 양, 그 나머지는 분위기를, 정을, 말을 마셨다 해도 좋을 것이다. 내년에 복학하신다니 군대가기를 다시 한 번 고쳐 생각하게 만드는구나. 인천에서 며칠 잘 쉬었다. 아직 완쾌는 아니지만, 어쨌든 내일은 다시 상경. 즐거운 며칠이었어서 못내 아쉬운 마음이 하루 전인데도 가슴을 꾹 누른다. 인하대가 전국 최고나 2등 대학이었으면 좋겠 다고 생각했던 고등학생때의 망상이 문득 떠올라 웃었다. 더보기
sound mind in sound body 2003 정기 연고전의 주였던데다가, 근래 몇년동안 중에서 가장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라 일기가 뜸합니다. 다음주 월요일까지만 봐줘요. 지금도 그다지 몸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근래에 '신화로 보는 악'이라는 책을 읽었던 탓도 있는 것인지, 얼마 전 가장 병세가 심했을 때에 나는 낮잠을 자다가 황천을 보았답니다. 한없이 도망치 다가 뒤돌아 볼 때마다 물이 뒤꿈치까지 찰랑거리는 강변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 했어요. 그러고 보니 '아즈망가 대왕'이라는 만화에 그런 개그가 있는데 말이죠. 누가 뭘 봤다고 하니까 멍한 캐릭터가 '아, 나도 보고 싶어'라고 말을 한단 말이죠. 그래 다른 사람들이 뭘 보고 싶냐고 말하니까 주마등이라고 대답을 했답니다. 더보기
성민아 생일 축하해 좀 푹 쉬고 싶어서 공연이 끝난 날부터 일요일까지 전화기를 꺼 놓고 있던 탓에 모든 문자를 그 때에야 봤단다. 귀여운 개 사진이면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올려 본다. 정말이야. 내 뜻이 아니었어. 어쨌든, 뒤늦게 안 죄는 무겁겠지. 그 보답은, 기대해도 좋을게야. 어쨌든 때리지는 말아 주길. 더보기
최대호 최(崔)는 고색창연한 역사와 가풍을 가졌으되, 내가 택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 이름을 꿰뚫고 있는 사람(人)을 품고 있음으로 보아 단순한 우연이라 넘길 수는 없다. 게다가 산과 사람을 취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大)는 성을 제한 나머지 이름의 두번째 자를 돌림으로 쓰는 나의 항렬 내에서 다른 이로부터 구분 시키는 기준이며, 사회에서도 대개 그러하지만 집안 내에서도 내 이름을 가장 인상적으로 규정짓는 특징이다. 사람이 두 팔을 벌려 누운 모양을 형상화했다고도 한다. 두 다리로 대지를 받쳐 중력에 거역하지 않고 대범히 등에 업었다는 것에서 크다라는 의미가 붙었는지도 모른다. 모양을 형상화한 자들이 대개 그러하듯 쓰기가 빨리 끝나는 탓에 멋진 모양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굵은 붓.. 더보기
동화 뒤집어보기. 혹은 바로보기.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사자, 허수아비, 양철인형, 도로시. 2003, McFarlane. A new monster series, "Twisted land of oz" 더보기
낯설게 하기 본질과 현상을 잇는 것, 그것을 '텍스트'라고 부르기로 하자. 익숙해져 있는 텍스트를 치우고 본질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 뒤 새로이 규정하는 것, 이것이 낯설게 하기의 효과. 그리고 이번엔 내가 낯설게 하기. 공연이 끝나고 다음주에 나의 개학이 시작될 때까지, 서울에서 탈출해 있기로 하자. 나는 침잠한다. 더보기
공연 둘째날. 지금은 3회 공연중 그렇다. 3회 공연중에 밖에 나와 글을 쓴다. 한번쯤은 공연이 진행되는 중에 밖에 나와 보고 싶었다. 그런데 잘들 하고 있을지가 걱정되어 도무지 자리에 앉아있지 못 하겠다. 나없이 진행된게 한시간 쯤 되었을까 싶어 시계를 봤더니 십사분 지났다. 더이상 못참겠다. 극장으로 돌아간다. 기다려라 얘들아, 이 연출이 간다. 내가 잘못했어. 답글과 리플은 내일 모레로. 와 준 사람들 글 남겨 준 사람들 모두모두 고마워. 더보기
공연 첫날 아침, 최연출. 전날밤까지 음악을 고르느라 뻘개진 눈. 하나밖에 없는 이어폰이 고집센 녀석이라 쑤셔 넣을 때마다 화끈거리는 귀. 빨아놓은 옷이 없어 꺼내 든 지난 공연의 무대의상. 무대의상엔 주머니가 없고 받을 전화는 많아 허리춤에 꽂아둔 전화기. 추석연휴내 오매불망 그리던 관리실 아저씨는 전구가 없다 하시고. 이 연극이 나만의 것이라면 진실로 도망치고 싶다. 나의 것 외에 쌓인 다른 분들의 노고가 있을 것이라 거기에 누가 될까 더 이상은 불평하지 못 하고. 남들은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주말 내 잘 빨아둔 멋쟁이 가을옷을 입고 옆사람과 깔깔 대화를 나누며 잘도 등교하는데 나는 왜 수업도 들어가지 못 하고. 그냥 만났더라면 사랑했을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신경질을 내고. 힘들게 하고. 아, 대지형이 전화해서 왜 안 오냐.. 더보기
연주회를 끝내고... 까먹고 말하지 못했었는데... 머 얘기 해바짜 너두 바빠서 오지두 못했을테구... 9월 6일날 연주회를 했다...ㅋㅋㅋ 디카로 찍은 사진인데... 비디오두 있구 씨디두 있으니.. 언제 기회 되믄 보여줄께... 다들 의외로 기타를 친다고 하더군...의외라니...흠.. 연주회도 끝나고....이제 남은건 올라가는 일 뿐인데... 추석때 어딨냐?....인천에 있음 함 보자구...연락해 핸펀 바꿨더니 니 번호를 까먹어따... 사진 올리려고 일기장 좀 빌린다..^^ 더보기
최민석 보아라 추석 잘 보내고 있냐. 나도 집 밖에 나가 있을 때엔 명절 때가 제일 서러웠는데 말이야. 언제 들어 올지도 모르고, 기분이 그렇다. 부탁이 있다. 사진에 있는 건 맥팔레인(McFARLANE)이라는 회사에서 내 놓은 만다린 스폰(mandarine spawn)이라는 피규어(figure)거든. 크기는 6인치와 12인치가 있고, 색깔은 검은색과 빨간색, 파란색이 있어. 당연히 12인치가 6인치보다 비싸고, 색깔로는 검은색이 빨간색과 파란색보다 비싸. 그림에 있는 건 까망과 빨강이지. 한국에서는 새 것 비슷한 중고라면, 6인치 빨간색과 파란색은 3만원, 검은색은 4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거든. 미국은 장난감이 좀 싸다는 얘기를 전에 들은 것 같아서 물어보는 건데, 그 쪽에선 얘가 얼마인지 좀 알아봐 줘라. 언제.. 더보기
화요일-수요일 오후 두시. 유진님, 영전이형, 승규형과 밥을 먹다. 비오는 날이라 스파게티를 먹으려 했지만 토마토 스파게티는 2인분부터 판다고 해서 피자 한 쪽과 마늘빵을 먹다. 오후 세시. 신각이의 전화를 받고 학관 앞으로 온 두단의 각목을 무악극장 앞으로 옮겨 놓다. 오후 세시 반. 허경진 선생님과 이윤석 선생님에게 공연 팜플렛을 드리고 다음주까지만 봐 달라 고 하다. 이윤석 선생님의 그냥 C 줄테니까 안 들어와도 괜찮다는 농담에 순간 진담일까 약간 혹하 다. 만남을 기대하던 마광수 교수님은 만나지 못하다. 오후 네시. 오랜만에 과방을 들르다. 그래서인지 개학 하고 처음 보는 이들을 많이 만나다. 휴가 나온 류기훈 소위도 만나다. 결국 지금까지 들은 머리관련 악담의 두배 정도를 듣다. 오후 네시경. '공연.. 더보기
ㅣ연극과 인생ㅣ 제 21회 정공연 [크라바트] 연출의 글 (1차 보완) 제대로 첫 연출을 맡게 된다면, 꼭 내 손으로 쓴 창작극을 올릴 것이다, 라는 것이 연출에 대한 희망을 품기 시작하면서부터의 꿈이었다.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첫 장작극 '최근의 대마왕은 호모래' 는 접게 되었지만, 골방에 틀어박혀 주위에 사탕껍질을 수북하니 쌓아가며 혼자 쓰고 혼자 읽는 것과 관객이 감상하게 될 시청각적인 결과물을 예상하며 글을 쓰는 것은 아주 약간 다른 작업이었다. 혼자 읽는 일기이든, 비평을 기다리게 될 작품이든 오로지 나의 세계 안에서 나오는, 글이라는 물건은 결국 나라는 사람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남들 앞에서 나를 드러내는 글을 쓴다는 건 거울 앞에서 온갖 재롱을 떨고 혼자 웃고 마는 일기와는 다르다. 쓰다가 보면 결국 나라는 사람을 타자의 시선에서.. 더보기
공연 열하루전, 최연출. 조명, 음악, 이런저런 생각에 애꿎은 대항해시대만 계속 돌리고 있다. 수백번도 넘게 플레이해 왔 으니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어느새 손가락은 엔딩을 만들어 낸다. 아직까지는, 흥분이 초조함보다 크다. 더보기
비오는 화요일 다시 집에 돌아 온 왕수와 함께 TTL존을 찾았다. 비가 온다. 고기 먹으러 가야지. 전화 안 받은 것들 후회해라. 뿡뿡. 개학과 함께 선물 가져온 이들 모두모두 고마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