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랑을 아직도 난 타이틀로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명반 'DOC blues'에 실린 이 곡은 가히 정재용 음악사의 걸작이라 칭할 만할 것이다. 작사-작곡이 정재용임을 알았을 때의 놀람에 비할 만한 것은 '가솔린'의 YG정도일까. 계절은, 더 자세히 말하고자 한다면 시간은, 똑같이 흐르지 않는다. 이해하지도 못 하는 과학지식 을 늘어 놓지 않더라도 시간이 상대적으로 흐른다는 건 나이를 먹어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어느 해라도, 어느 새인가 정신 차려 보니 그 다음 계절에 들어와 있더라라는 건 기실 주변 환경에의 무관심에 기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하루, 어느 저녁을 점으로 삼아 빙글 돌아 세상은 어제와는 전혀 다른 싸이클로 돌기 시작하는 것인데. 그 계절 중에서도, 특.. 더보기 예술가 최연출 팜플렛에 들어갈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잠시 들른 빛나씨의 머플러, 그리고 신각군의 안경을 빌려서 한 컷. 요절한 천재 아티스트의 마지막 사진이라 해도 그대로 믿어 줄만한 물건입니다. 아, 오래간 만에 마음에 드는 놈 하나 나와 줬네요. 인천에 내려오기 위해 신촌을 뜨려는 참에 총애하는 후배를 만났습니다. 평소에도 겁없기로는 둘째 가라면 통곡을 할 분이시지만 머리를 보고 노골적으로 비웃어대는 데에는 정말이지 불끈할 수밖에 없더구면요. 흥, 두고보자구. 인천에 오는 길에, 실은 기분이 좀 별로였습니다. 뭣보다 몸이 좀 좋지 않았던 데다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공연의 서브 캐스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서 연출로서 죽을 맛이었던 것도 있고. 난 좀 농땡이 과외거든요. 애 문제 시켜 놓고는 독서를 열심히 하는 편.. 더보기 생일 축하해. 난 남자야. 쓰레기같은 남자는 아니야. 신검 1급이고, 혈액형은 B형이지. 수호성은 수성. 탄생화는 부겐빌레아. 꽃말은 순결. 별자리는 처녀자리. 처녀자리 생들의 특징은 순결. 8월생이지. 생일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지.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아마도 나 자신의 의지가 가장 희박한 요소들 중 하나일 거야. 왜, 정자때 열심히 헤엄쳤을 거 아냐같은 뻔한 얘기는 관두자구. 내가 태어난 날은 장면 박사가 태어난 날이고, 프랑스 시민혁명이 시작된 날이지. 그렇지만 날짜로 서 그다지 특이한 숫자의 조합을 가진 것도 아니고. 어쩌면 가장 평범한 날일 수도 있는데, 그것이 한해에 오로지 나에게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 이건 인간만 하는 짓인지도 몰라. 하여튼. 열댓살 이후로 생일날에는 도무지 재수가 .. 더보기 일기 연세대학교 인문학부 국어국문학과인 내가 주로 학교생활을 영위하는 곳은 최현배 선생님을 기리 며 그 이름을 지은 '외솔관'과 정인보 선생님을 기리는 '위당관'. 그 중 외솔관의 컴퓨터실은 돈 없는 신촌하숙생의 오랜 벗이었데, 이번 방학에는 어찌된 탓인지 개방을 하지 않아 근래 일기가 뜸한 원인이 되고 있다. 뭐, 다다음주면 개학이니. 8월도 다 갔고. 9월은 공연준비로 정신 없을 터이니 눈깜짝하면 4/4분기. 참, 덧없다. 덧없어. 어제는 02학번 후배가 03학번 후배에게 '금방이란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휴대폰을 바꿀 때에 꼭 신청을 해야 한대서 들어 두었던 프리홀리데이라는 요금제. 한달에 만오천 원을 내면 휴일에 마음껏 전화를 쓸 수 있는 새 .. 더보기 수강신청 수강신청을 이렇게 쉽게 해 보기도 처음이다. 이젠 3학년이 되었구나(동네 친구들이 보면 픽 웃겠 지만. 그래, 나 3학년이다.)하는 것이 실감도 나고. 2학년용 수업을 신청하면서 '아냐, 난 비굴한게 아냐! 그냥 듣고 싶은 수업이 2학년용이었다구!'하고 필사적으로 현실을 도피해 보기도 하고. ...하긴 2학년용 수업 듣는다고 딱히 점수가 잘 나오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3학년이어서 빨리 끝난 것만도 아니긴 하다. 오늘이 수강신청인데,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2003년 2학기 수업은, 교수님은 둘째치고 그 시간조차 아직 게시되지 않았다. 덕분에 시간이 겹칠 것 같은 수업을 고려하긴 커녕 아무리 봐도 같은 교수님이 강의하실 것 같은 수업만 두세개를 주루룩. 수강 신청표에는 시간도 교수님 성함도.. 더보기 8월 8월은 언제나 나에게 아름답다. 사진은 작년에 놀러갔던 괌. 더보기 결심하였다. 다음주내로 파마하리라. 기대 플리즈. 조용한 중학교 야외교실에 앉아 함께 여름 소나기를 보던 첫사랑의 그녀는,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걸 보면 뭐라고 할까. 얼마 전 꿈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온 스물한살 때의 그녀는. 살이 엄청나게 쪘다는 스물두살의 그녀는. 과연, 뭐라고 할까. ...'그럴줄 알았어'겠지. 뭐, 뻔하게 산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대호답게' 뻔하다는 것일테니. 더보기 광복절 아주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발견해서 무심코 2만원을 써 버렸다. 이 정도의 돈을 이렇게나 생각조차 하지 않고 쓰게 만드는 장난감은 정말이지 오랜만이다. 오래오래 가지고 놀아야지. 졸립다. 얼른 개학해서 문과대 컴퓨터실이 개방되어야지, 중도 컴퓨터실에선 영 민망해서 일기를 쓸 수가 없다. 나름대로 열심히 써 보려고 하지만, 인터넷이 되는 곳이 주위에 없으면 그게 참 힘들다. 방학의 끝이 벌써 보인다. 더보기 후배네 집에 놀러왔다 자고 갈 것 같아서 일기를 좀 진득하니 써 볼까 했는데, (신촌 하숙집에는 인터넷이 안 되니까) 대항해시대 2를 하느라고 조금 잔 어제, 그리고 방금 저녁을 먹으며 후배들과 나눈 술잔 덕분에 도무지 귀찮아서 쓰질 못 하겠다. 미랑, 캐나다에서 보낸 메일 잘 받았어. 잘 놀다 와. 더보기 나는 많은 생각을 한다. 그렇다. 나는 많은 생각을 한다. 어떤 사람들의 눈에, 나는 언제나 기분 좋아 보이는 동네 청년이다. 빌린 만화책의 반납일자도 꼬박 꼬박 지키고, 이따금 부당하게 연체료가 물려져도 별다른 군말은 하지 않는다. 동네에 쓰레기가 있으 면 주워 두었다가 쓰레기통에 넣는다. 길을 못 찾는 할머니가 있으면 같이 길을 찾아 드리며 산책 을 하기도 하고, 새로 산 롤러블레이드를 연습하는 꼬마애의 근처에 앉아 이것저것 말을 걸다가 귀찮다고 혼나기도 한다. 혼자서 산책을 할 수 있게 되면 다녔던 초등학교나 예전에 살던 곳을 찾아 가 앉아서 이것저것 써 보기도 하는 나는 언제나 웃고 있다. 어떤 사람들의 눈에 나는, '연대생'이다. 옷은 비록 되는대로 주워입고 다닐지언정, 나는 잘 논다. 어디에다 혼자 .. 더보기 빛나님이 예뻐해 주시다. 4월, 동주시비 앞. 3학년 1학기는(아우-말하고도 징그러!) 나름대로 괜찮은 학기였다. 미랑, 건강하게 잘 다녀오길. 기념품 비싼 거 사와, 생일선물 살 돈까지 합쳐서. 수진이가 이탈리아에서 사 온 목걸이와 신각이가 미국에서 사온 깜짝 장난감으로 근래 선물에의 기대도가 대폭 상승. 요새는 그 두개 보는 재미로 산다. 휴학한 동기들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집에서 TV를 보고 있겠지. 다음주엔 파마. 어수선해서 미안. 요새 내가 좀 그래. 더보기 대호야 일기쓴다 대호를 포함한 다른녀석들을 알게된지 어언 10년 떨어져있는 시간이 많은만큼 서로 다른추억을 만들어가는 시간도 많아지네요 언제나 함께 좋은 추억들 많이 만들고 싶었던 놈들... 아무생각없이 걷다가 마주치던게 좋았는데 하고싶은 얘기도 많고... 보고싶다 더보기 그때로 돌아가는게 아이쿠, 이쁘기도 해라들. 속해있는 연극동아리 '연극과 인생'의 최빛나(22)양과 송지희(22)양 입니다. 연인의 자랑이지요. 얼굴도 이쁘고 연기도 잘 하고 성격도 한 명만 좋고. 최빛나양은 가끔 등장하는 타로(23)군의 여자친구입니다. 어쨌든 후배들의 이쁜 사진을 받은 것이 기분좋아 올려 봤 습니다. 언제나 신입생같은 후배와 언제나 선배같은 후배를 같이 보는 것도 묘한 재미가 있구면요. 아무튼, 사진은 방학중 서비스. 본론이 시작됩니다. 버블경제가 붕괴한지도 십수년이 지났고 닷컴열풍도 사오년이 지났지만 이제 와 새로이 시작되는 뒤늦은 펀드. 이름하여 '최대호 파마 펀드'입니다. 실은 지난 번에 이화여대쪽의 미용실로 파마를 하러 갔었습니다. 브루스 올마이티 본 날이었지.. 더보기 ???? 누나, '여전히' 건강하시죠? 아하하. 메일주소를 모르니 메일을 못 보내잖아, 주소를 모르니 편지를 못 보내잖아, 번호를 모르니 전화를 못 하잖아, 하고 어영부영 미루기만 하네요. 그러다 아주 가끔 누나가 달아주는 답글을 보면 아, 그 래도 아직 까먹지는 않았구나하고 안도하기도 하고. 근래에 Guess who를 시작해 봤는데, 주위 사람들 중에는 누구를 할까 많이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꽤 귀찮아요. 예전 사진, 요즘 사진이 두장씩 있어야 하니까. 예전 사진같은 건 스캔 해 놓는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그렇다고 '내 일기에 올릴 거니까 스캔해서 보내줘.'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공자님 말씀에도 '네가 귀찮은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아라', 그 비.. 더보기 중복을 기다리며 특별 보너스 농담이다. 농담. 난 개를 무척 좋아하고 (애완용으로도 식용으로도) 내일 점심도 보신탕을 끓여 먹을 것이지만, 개를 먹는다고 굳이 먼저 말하지는 않는다. 듣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데에야, 일부러 말할 것까지는 없으니까. 이놈은 시베리안 허스키라는 놈이다. 개를 개과라고 불러야 하는 것은 이놈들처럼 애매한 종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름도 말하기 싫은 치와와나 시츄라는 놈들의 경우는 개과에서 추방시켰으면 좋겠다. 어디 고양이과같은데로. 그리고 호랑이는 개과로 편입시키고.) '동물의사 닥터 스쿠르'라는 만화를 사 모으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놈은 언제나 내게 소유욕의 대상 이었다. 게다가 순종은 강아지 한 마리에 300만원이나 한다는 것을 들으면서부터는 묘하게 남자의.. 더보기 아... 연극 무대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일단 하나 그려봤는데...아무리 미술이 미를 넘어간 적 없다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계속 하다보면 되겠지 뭐. 더보기 이야아 이것은 반년여전인 지난 연말의 사진. 아무리 아래쪽에서 찍었다 하더라도 반년동안 살이 얼마나 빠진 건지 정말 실감하겠다. 2003 여름 방학 최주요 목표, 14kg 증량. 더욱더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 박차 가하게 얼른 과외비 줬으면. 더보기 다시 일생 여섯번째의 '연극'이 시작된다. 십년후의 나는 이 글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씁쓸하게 웃고 있지나 않으면 좋겠다. 최대호, 스물셋. 이 해가 가기 전에 이십대 첫번째의 전환기 를 맞을 것이다. 그것도 내 손으로 만든다. 언제나와 같이. 최대호의 이름에 걸맞게 나아간다. 내 이름은 최대호. 더보기 정답발표 미 프로레슬링 사상 최강의 스피어, 빌 골드버그(Bill Goldberg). 어지간한 레슬링 마니아가 아니 고서야 어차피 맞출 수 없는 문제였으므로, 그 귀여운 얼굴이 이렇게도 되는가 하는 납량특집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품은 진짜로 준비했었는데, 약간 아쉽게 됐군요. 다음주쯤부터는 몇몇의 협찬을 받아, 유명인사가 아닌 우리 주위의 인물들을 대상으로 Guess who 를 펼쳐볼까 합니다. 더보기 고추 말리기 부모님이 출근하시고 혼자 집에 있는 틈을 타 옷을 홀랑 벗고 선풍기 앞에서 낮잠을 즐기다. 더보기 방학 중간쯤 맞이 깜짝퀴즈 Guess who. 정답을 맞추시는 분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제공됩니다. 더보기 에덴의 동쪽 나는 술을 마셨다. 술을 마셨다는 티로 지하철을 타고 오는 내내 왼쪽 눈은 찌푸려져 있었고 입에 서는 연방 슬랭이 나오고 또 몇 개의 백미러가 정의의 주먹에 날아갔다. 어쩐지, 사는 것이 불편하다. 여러가지로.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절실히 느낀다. 열일곱과 스물에 한번씩 찾아왔던 인생의 갈림길, 삼년주기 인가. 여하튼 내 안에서 무언가 달라지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이번에는 큼직한 놈이다. 배설의 욕구를 느끼지만 쌓인 것이 없어 충족할 수 없다. 과연 무식은 죄다. 큰 죄다. 더보기 처녀자리 처녀자리는 6월의 하늘에서 볼 수 있다. 6월의 하늘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나 '봄의 대삼각형'이다. 처녀자리를 찾는 것은 이 '봄의 대삼 각형'을 찾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자자리의 데네보라와 목자자리의 아크타우루스, 그리고 처녀자리의 스피카를 연결하면 '봄의 대삼각형'을 이루는데, 그 세 별 가운데 청백색으로 빛나는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별이 스피카이다. 이 별이 바로 처녀자리의 α성이니 그 별의 북서쪽을 찾아서 6개의 육안으로 뚜렷하게 보이는 별들을 모아보면 처녀자리가 된다. 그리고 북쪽 하늘에 떠있는 북두칠성의 손잡이를 남쪽으로 연장시키면 목자자리의 아크타우루스, 처녀자리의 스피카로 이루어지는 '봄의 대곡선'을 그릴 수 .. 더보기 朱紅 어제는 갑자기 내리는 비에 당황하여 주홍색 우산을 샀다. 아주 싼 값에 좋은 헌 책들을 잔뜩 사 들 고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산의 모양새가 꽃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산은 오천원. 대단히 좋았다. 더보기 A day off 쓰고 싶은 게 참 많은데, 귀찮아서 못 쓰겠소. 딱 하루만 쉽시다. 더보기 눈요기 하드의 '내 사진' 폴더가 하도 지저분해서 연도별, 월별로 정리하다가 스캔한 것도 까먹고 있었던 사 진을 찾다. 2002년 가을시즌, 굿 닥터 무대 마무리를 대충 해 두고 연인들과 연고전 가는 길. 오른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경아, 현경, 지희, 정체불명의 변태. 더보기 이름 1. 어느날인가, 천사가 하느님한테 물어 봤단다. '인간은 저만 다른 동물들과 다르다고 저렇게 잘난 체들을 하는데, 도대체 왜 그들만 다르게 만드 신 겁니까? 아니, 그건 둘째치고, 그들이 동물들과 뭐가 다른 건가요?' 그러자 하느님이 말했단다. '이런 일이 있었단다.' 태초에 하느님이 그의 창조물들을 빚어 내는데에, 서로 다른 동물들이 뒤섞여 있는데도 함께 노는 것이 보시기에 흐뭇하여 뒷짐을 지고 찬찬히 살피는데, 유독 인간만이 어울려 놀지는 않고 이리 저리 활발하게 다니며 재잘대더란다. 그래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가 궁금해진 하느님이 가만히 다가 가 얘기를 듣자 하니, 이 인간이란 창조물이 '너의 이름은 코끼리. 이제 나는 너를 알았다.' 라고 말.. 더보기 괜찮았네. Jenny, 레이첼에서 못 벗어날 줄 알았는데, 오, 멋졌다. 짐 캐리도 드라마와 코메디 사이에서의 자신 의 입지를 슬슬 확립해 가는 듯 하고, 중도를 잡아줄 줄 아는 모건 프리먼의 담백한 연기와 마지막 NG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깔끔하게 괜찮았던 영화. 이렇다면야, 칠천원 안 아깝지. 암호는 마늘빵과 찌찌. 더보기 세월이 가면 어젯밤에는 국민학교 동창들과 술을 마셨는데, 아, 어찌나 나이 먹은 티들이 나던지.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던 우리도 이렇게 나이를 먹어 가는구나 생각하니 한편으로 서운하고 그 와중에 그나마 좀 덜 늙은 내 처지가 기쁘고, 여러가지 복잡한 기분으로 술을 마시다가 그만 만취하고 말았다. 덕분에 만취했을 때의 언제나와 같이 정신차리고 다시 본 통화목록에는 오랜만의 전화번호들이 수북. 아, 술먹으면 전화하는 버릇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도무지 기억이 나야 말이지. 더보기 And I'm back.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동물의 숫컷은 자신의 대변과 정액을 남긴 곳은 자신의 영역으로 여기 고 그 안에서는 자신감 있게 행동한다고. 딱히 그런 이론때문이 아니라도, 새 장소에 가서 큰 일을 보는 것은 그 장소에 적응하기 시작할 때 에 중요한 일 같다. 기본적인 요소들이 충족되어야 생활이 시작되니까. 딱히 서울에서 하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1학년 1학기때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살고 있는 동네에 있는 역인 인천터미널부터 학교가 있는 신촌역까지,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역의 화장실에 가 보리라. 그 전부를 내 영역으로 삼으리라. 결국 1학기에는 아침수업이 많아서 성공하지 못 했고, 야심차게 오후수업들로 채워본 2학기째부터는 신촌에서 하숙을 하게 되어 그 계획을 잊고 살다가 오늘에.. 더보기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