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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 넓이는 군대 내무반의 한 자리보다 좁지만, 지금 살고 있는 곳을 그간의 거주지 중 손에 꼽을 정도 로 만족하게 만드는, 하교길의 골목. 여름에도 새벽이면 운치있는 곳인데, 요 며칠새 가을로 넘어가 면서 가로등의 빛이 더 짙어졌길래 사진을 찍어보았다. 전등 아래에 서서 눈을 감고는 좋아하는 노 래를 한 곡 온통 듣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고 있으면 시멘트 벽 사이 어디선가 가을벌레가 찌륵찌륵 운다. 삼사분 정도 가만히 서 있으면, 몸을 감싸는 것은 딱 견디는 게 오히려 즐거운 정도 의 추위이다. 지난 금요일에, 일주일의 일과 중 가장 즐거운 활동인 야구단 연습을 하던 도중 손톱을 다쳤다. 특히 서투른 내야 바운드 공 잡기를 연습하다가 눈 앞에서 불규칙하게 튀는 공에 손톱이 세게 맞 은 것이다. 처음에.. 더보기
최대호, 두 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별 일 없이 살고 있기도 하고, 여행을 다녀오시는 부모님께 카메라를 빌려 드리는 바람에 사진을 못 찍어서기도 하고, 아무튼 이래저래 일기 쓰기에는 썩 좋지 않은 환경이 계속되었다. 오늘도 딱히 쓸 일은 없었지만 엄마가 옛 사진을 찍어 둔 것이 메모리 카드에 남아 있 길래 재미삼아 올린다. 이십 수년 전임에도 대여섯 살 무렵부터의 사진을 보면 특히 눈을 포함하여 이미 지금의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그 전의 사진은, 엄마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다른 애 를 찍은 것이라고 해도 그대로 믿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MC나 마피아쯤 되어야 걸칠 수 있는 추 리닝 패션에 주목. 무려 1983년이다. 더보기
9월 9일. AM 06:30 계속되는 컨디션 난조 탓에 일찍 누웠음에도 서너 시간 밖에 못 자기도 했지만, 다른 해를 생각해 봐 도 예비군 날 아침에는 언제나 피곤했다. 군복에 몸을 우겨넣고 있으면 꿀꿀한 생각도 많이 나고. 툴툴, 툴툴, 거리면서 군화 직직 끌고 나간다. 더보기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연희동 쪽에 살게 되면서 요사이의 산책은 홍대를 향하는 일이 많아졌다. 사람 많은 것이 정신 사나 와 정작 홍대 앞까지는 가지 않지만, 어정쩡한 위치 때문에 예전에는 쉬이 가지 못했던 홍대 인근의 헌책방들에 들르기도 하고, 신촌에서 몇 발짝 벗어난 곳에 인천의 한갓진 동네 같은 거리가 있어 신 기해 하며 걷기도 하고, 아무튼 즐겁다. 와중에 재미있는 곳을 발견했는데, 망한 가게에서 만화책과 비디오, DVD 등을 납품받아 상설로 판매하는, 일종의 중고 도매점이 그곳이다. 주로 구입하는 것은 만화책인데 당장에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도 한 주나 두 주 가량 기다리다 보면 어느샌가 권당 오백 원에서 천 원 사이의 가격으로 책꽂이에 꽃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한편으로는 컴퓨터로나 돌려 보던 만화책을 직접 손에 .. 더보기
9월 3일 석사 과정의 마지막 정규 학기인 이번 4학기에는 수업이 하나 뿐인데, 그나마 첫 주부터 휴강되는 덕에 나는 아직도 저녁에 등교하고 아침에 하교하는 낙을 누리고 있다. 그러니 스윽하고 곁에 와 선 가을을 남들보다 빨리 느끼는 것도 정한 이치. 세상의 온갖 가을은 모두 끌어다 안는 천성 탓에 별 것 아닌 일도 가슴에 움푹 깊은 상처나 인생의 반환점이 되고, 별 것 아닌 생각도 천추의 한이나 대 오각성이 되기 일쑤인데, 글로 정리하다 보면 또 별 것 아니라 일기에 며칠째 한 줄도 적지 못했다. 써봐야 의미가 없어 날린 것 뿐이지 정작 자판으로 쳤던 것은 8월 내 일기에 썼던 양과 비슷할 정 도일 것이다. 그렇게까지 쓸데없는 글을 쓰는 것도 용하다. 할 일은 많아 심사에 치이면 곤란한 이번 가을이지만, 조용히는.. 더보기
8월 31일 월요일 계속 해 오던 한문 수업의 과목 조교 외에, HK 사업단의 보조연구원을 맡게 되었다. 세 시간을 앉아 있자니, 괜히 업무 하는 척 하며 슬쩍 나가 음료수 사 먹고, 화장실에서 거울 한 번 더 보고 하는 일들 이 오랜만에 즐겁게 느껴졌다. 군대 시절에나 느껴봤던, 인생 망치는 불량식품 즐거움. 항상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공휴일에조차 편히 쉬지 못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지만, 앉아서 시간 채우는 직업 안 택하길 잘했다, 고 생각했다. 문집 총간의 목차를 순서대로 일정량만 복사하면 되는 10분 가량의 업무가 오늘의 과제였는데, 하고 있자니 아무 의미없이 백과사전을 베껴쓰고 돈을 받던 '빨간머리 클럽'의 그 주인공 아저씨가 생각이 났다. 더보기
생일 스물 아홉 살의 생일. 아침 댓바람부터 축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바쁜 사회인과 직장인들 을 위해 축하와 선물은 두고두고 받을 작정이니 생일 당일날 못 해 주면 그만이라는 얄팍한 소릴랑 말고 충실히 준비들 해 주기 바랍니다. 더보기
가자 갑자원으로 현실은 가서 쉬자 고시원으로. 더보기
8월 21일 국문과 야구단 올드 이글스 연습 선선한 가을 날씨라 연습하기 아주 좋았다. 아직도 형편 없지만, 실밥에 두 손가락을 걸치고 힘껏 던지면 뭔가 손 끝에 느낌이 올듯말듯 하는데, 그 기분이 아주 좋다. 더보기
하늘인지 바다인지, 신촌, 090821. . 더보기
암호는 다정하라 서른을 넉 달 앞에 두고, 꽤나 오래 잠자고 있던 내면의 부활. 굽어있던 허리도 쭉 펴지고, 그러다 보 니 배도 조금 들어간 느낌. 중요할 때엔 어김없이 전신에 퍼지는 인천의 피. 새벽 한 시에 신촌역서 외솔관까지 풀스피드로 질주. 아주 기분좋은 뻐근함과 상쾌함. 090823 선릉역 발 철갑탄 한 방. 더보기
새신랑 소울의 동반자,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국문 1반 01학번 허 수, 드디어 결혼. 11월 7일. 더보기
여행 다른 사람에게 줄 선물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으로는 마지막으로 샀던 귀걸이.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석사 논문을 끝내고 나면 귀에 달고 몽골로 훨훨 날아가리라 다짐하며 구입했던 것인데, 울란바 토르 행 비행기 표를 사기 위해 기르던 돼지 저금통의 배를 결국 석사 마지막 학기의 등록금에 보태 기 위해 째고 말았다. 눈물이 장강처럼 주룩주룩. 주머니에 동전이 있어도 항상 지폐로 계산하며 하 루의 거스름 돈을 쩡그렁 쩡그렁 넣는 것이 낙이었는데. 사립 대학교의 대학원 온 내 잘못이지 뭘. 아는 사람이 프놈펜에서 문자를 보내줘서 새삼 생각이 나 꺼내 보았다. 언젠가 끼우고 휭휭 날아갈 날이 오겠지. 더보기
2009 08 18 인천과 선동렬, 그리고 고인을 얽어 잡스러운 글이라지만 끙끙대고 써서 잠시나마 올렸다가, 당신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표현해내는 데에는 못 미쳤다 여겨져 모두 지워버렸다. 고인이 누운 세브란스가 연구실에서 걸어 십여분 남짓이 걸리는 거리에 있다. 새벽 즈음에 책을 덮 고 멀찌감치서나마 보고 오려고 한다. 김대중 선생님의 서거에 애도를 표한다. 더보기
8월 17일 월요일 석양을 보면서 학교로 나오는 길에 함께 가는 할머니와 손자를 보았다. 꼬마는 킥보드를 타고 있었는 데,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땅바닥을 힘껏 차며 앞으로 나가고 있었고, 할머니는 그 뒤에서 아이구, 잘 한다, 아이구, 잘한다를 연신 외쳐주고 있었다. 오르막에서 킥보드를 운전한다는 것은, 아이에게는 엄청나게 힘든 일이고, 엄청나게 위대한 성취이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큰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일이었을 것이다. 좋겠다, 나는, 내 친구들은,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도 아무도 칭찬 안 해 주는데. 개강을 앞두고 팽개쳐 놓았던 일거리들을 붙잡으면서 수천 곡의 mp3를 플레이어에 걸어 놓았다. 연구실에 아무도 없었던 덕에 외국 노래가 나올 때에는 가사를 보며 연습하기도 하고, 왕년의 댄스 음악이 나올 때에는 2002 클럽.. 더보기
개학 인용 문구에 각주를 달기 위해 책장에서 책을 꺼내려고 하는데, 거미 한 마리가 뽑을 책의 근처에 앉 아 있었다. 비키라고 책장 아래 부분을 툭툭 쳤는데도 거미는 움직이지 않았다. 입김으로 몇 차례 불어보고 나서야, 죽어 있음을 알았다. 아는 거미였다. 뻥치시네,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매일같이 연구실에만 열댓 시간을 앉아 있다보면 책만 붙잡고 있더라도 책 바깥의 많은 정보들을 습득하게 된다. 예를 들면, 몇 시쯤 되면 수위 아저씨 가 순찰을 도니 귀신 발소리와 착각하지 않아도 좋은지, 외솔관 뒷 산의 새들은 몇 시쯤 일제히 울기 시작하는지 등등. 죽은 거미는 방학이 시작될 무렵 갑자기 나타나 왕성한 속도로 거미줄을 치기 시 작했다. 처음의 며칠동안은 주목해서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을만한 곳에 줄을 치고.. 더보기
0810-0811 중미산, 동방고전문학회 사실은, 전국동방노래자랑 중미산 편. 더보기
받은 선물, 유소년기에 유난히도 많이 만났던 졸부들, 재산의 증식 폭과 반비례했던 그들의 인격, 그래서 함께 싫어하게 된 졸부네 집의 특성, 번쩍번쩍한 옻칠 가구, 뻔한 내용의 표구, 일관성 없는 컨셉의 장식 장, 그러나 그 중에서도 단 두가지 부러웠던 것, 대각선으로 선 양철제 미니카, 그리고 꼭두각시 인형 군대처럼 키 높이로 줄서 있던, 양주 미니어처. 이십대의 중반이 넘어서야 마침내 한 번 다녀온 해외 여행, 알게 된 유용한 정보, 기념품으로는 양주 미니어처가 좋다, 싸니까, 입국 때에 간편하게 사면 다른 기념품들처럼 여행 내내 들고 다니지 않아 도 되니까, 술 싫어하는 한국 사람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알게 되어도, 주위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많이 다니게 된 나이가 되어서, 큰 장식장의 한 칸 을 반쯤 채울만.. 더보기
연세대학교 국문과 야구단 재학 중인 국문과의 고전문학 분과에 야구단이 창설되었다. 수가 많지 않은 남자 연구자들끼리 운동 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취지인데 주된 발기인 두 분이 열렬한 야구 팬이었던 탓 에 운동은 야구로 한정되었다. 축구야 군대 가면 어차피 질릴 때까지 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스무 살의 최대호에게 네가 언 젠가 야구단에 속하게 될거야, 라고 말해주면 절대로 믿지 않았을 것이다. 속칭 짬뽕이라고 부르는 주먹야구나 중고교 시절에 그야말로 친목 도모를 위해 좀 했을까, 내내 서 있거나 앉아 있다가 잠깐 치고 잠깐 달리는 것의 어떤 부분이 즐거운 것인지, 나는 이 종목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실은, 이해할 필요도 없었다. 81년 생인 내 청소년기의 스포츠는 슬램 덩크와 연고전으로 대표되 .. 더보기
야구단 연습 운동인처럼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 준 성아사 양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한다. 더보기
석학의 정석 백범 선생님 안경 쯤은 써줘야 하는 거다. 더보기
거리 공연 7월의 마지막 금요일, 홍대 놀이터, 사운드 박스. 마지막 곡은 멋지구리하게 Hey Jude. 공연하는 사 람들이 제일 신나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연극 말고 밴드를 할거다. 더보기
논문쓰기싫여 홍대 골목에서 누가 봐도 논문 쓰다 지친 동료 발견. 기념 삼아 함께 사진을 찍었다. 더보기
聽松臺 소나기가 좌악좌악 내리붓는데 겹겹이 둘러친 나뭇잎 아래 앉아 있자니 머리 위로 한 방울도 떨어 지지 않았다. 창문 밖으로 듣던 소리와 머리 위에서 들리는 빗소리가 다름을 느낀 것만 해도 감동하 기에는 모자람이 없는데, 빗살 사이로 햇빛이 드는 부분은 색이 따뜻하게 다른 것을 보고 있자니, 참, 학교 오래 다니길 잘했다. 는 생각이 들었다. 입학한지 9년째, 이제야 소나무를 듣는다. 더보기
락 공연을 보다 아는 동생이 초대를 해 줘서 홍대 가는 길에 있는 Geek에서 락 공연을 보았다. 클럽 등이 아니라 작 은 라이브 바에서 락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됐는데, 모든 공연에는 연습이 최고 라는 사실만 새삼 뼈저리게 느끼고 왔다. 다만 드러머인 아는 동생만은 큰 몸과 긴 팔을 내둘러가 며 열정적으로 드럼을 내리치는 모습이 무척이나 멋있었다. 피아노를 마스터하고 나면, 다음 악기 는 아마도 기타가 되지 않을까 나는 항상 생각해 왔는데, 단 몇 곡의 연주만을 보고 드럼에 홀딱 반해버렸다. 가슴이 쿵닥쿵닥. 더보기
???? 오후부터 희끄무레했던 하늘에서는 자정이 넘자 비가 내린다. 기세가 약하고 창문은 닫혀 있던 터 라 컴퓨터 한 대만 켜져 있어도 미처 듣지 못 할 소리였지마는, 마침 연구실에 혼자 에어컨도 끄고서 는 조용히 책을 읽고 있던 터라 그 시작을 알 수 있었다. -고시원 앞 과일 트럭에서는 한동안 입에 달고 살던 토마토가 들어가고 참외와 복숭아가 나왔다. 과 일 파는 형은 요새 비가 와서 그렇게 달지는 않을 거라며 참외 삼천 원어치를 이천 원에 주었다.- 참외를 사기 시작하면서 오랜만에 과일칼을 손에 잡았는데, 며칠 동안은 깎아내는 게 반이더니 이제 는 제법 각이 잡혔다. 사가락사가락 껍질을 깎아내고, 한 조각을 웅큼 베어내 소리를 내며 먹는다.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한층 크게 들으면서 참외를 깨물자, 비 냄새와.. 더보기
성아사 님의 하와이 기념품 지난 겨울 호주에서 오리너구리 인형을 사다 주셨던 성아사 선배님께서 이번에는 하와이에 다녀 오 시며 트럼프 카드를 사 오셨다. 기타 치는 저 여인의 탈속한 표정 좀 보라지. 책상 위에 두고 몇 분 에 한 번씩 쳐다보는데, 볼 때마다 폭소 만발이다. 더보기
7월 16일. 신촌. 후배들과 석호 아저씨, 신각이, 세로, 현수, 규용이, 원영이, 헌성이, 그리고 안방마님 박지원 선생과 일군의 09들과 함께 신촌에서 마셨다. 작으려면 아예 작든가, 크려면 스무 명 넘어가는 술자리가 즐겁다. 중간에 왕림해 주신 30대의 석호 아저씨는 주름이 하나도 안 늘었다며 과찬을 해 주셨지만, 그럴리 가. 동생도 이제 내일 모레면 서른인데. 연극부의 누나들이 분장을 해 주며 사내애가 모공 하나 없다 고 욕설을 퍼붓던 것은 어느덧 십여년 전의 일이다. 1차와 2차 술집의 조명이 어두웠던 탓도 있고, 같이 있었던 후배들이 대부분 과히 노숙한 외양이기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히려 석호 아저 씨의 고운 웃음 주름살이 부럽다. 자칭 백수 중인 신각이는, 연기를 업으로 삼고 싶다는 후배와 상담을 해 주며 못내 .. 더보기
심야, 박지원 선생. 서문 근처 골목길 술 잘 먹고 집에 가려는데 신발이 없었다. 알고보니 아이들이 일찌감치 엎어진 한 꼬마를 데려다 주 면서 그 아이의 신발인 줄 알고 내 것을 신겨서 가 버린 것. 그러고 보니 모양은 비슷했지만, 여자아 이의 신발이라 발의 반이나 들어갈까 어쩔까. 하이힐 신은 아가씨마냥 쩔뚱쩔뚱 걸어 집까지 가는데 살갗이 온통 까진 것도 까진 것이지만 창피해서 혼났다. 마침 쓰러진 아이를 아름이의 방에 던져 놓 았던 지원이와 연락이 되어서 신발을 돌려 받고, 이왕 그렇게 된 김에 산책이나 한바퀴 더 하였다. 1차와 2차에서 그렇게 먹고도 아이스크림을 사주자 지원이는 또 맛있게 먹었다. 며칠 전 유광수 선 생님께 들었던 말이기도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생김새가 잘나고 못나고보다 잘 먹고 잘 웃는 아이가 예쁘다. 뚱얼 1위 박.. 더보기
방학을 맞아 뻥뻥 놀고 있다. 매일같이 무언가를 해야 했던 보름 전까지의 일상이 마치 십수년 전의 일인 듯. 느지막히 일어나서 전화기를 보면 어제 마셨던 사람들의 후기와 오늘 마실 사람들의 약속 문자가 띵 동띵동. 한 닷새쯤 마셔대고 있자니 몸이 고생스러운 것은 예전과 달라졌지마는, 카메라 한 대 덜렁 매고 신촌 바닥을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면 마음은 어느덧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던 스물둘. 사진은 어제 만난 02학번 홍영지님. 후배 중에 무서운 사람 상위 5위 안에 8년째 장수하고 계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