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03

雲破月出花弄影 구름을 깨치고 달이 나오니 꽃은 제 그림자를 희롱하는구나. 더보기
바로잡기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안자'를 읽고 난 잡감을 적을 때에 공자가 맹자를 만나고 돌아온 이야 기를 썼었더랬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잘 떠오른 사례를 그냥 놓치기 싫어 그냥 적어 두었던 차에 마침 잘못된 것임을 확연히 알게 되어 다시 적는다. 공자가 만나고 돌아와 감탄한 것 은 맹자가 아니고 노자(老子)였다.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더보기
11월, 신촌 학교도, 신촌도 이제 내가 제일 자유롭고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더보기
2009 Lost memories 서기 2005년, 경제적 압박과 정치적 혼란에서 촉발된 중동지역의 산발적인 국지전은 이내 국제사회 에서의 역량신장을 바라는 아시아의 신흥국들과 예전의 역량을 되찾고자 하는 유럽의 강호들을 불러들여 대미국 전쟁을 일으키게 한다. 세계 3차대전의 발발이다. 제국의 마지막 광영을 바라는 러시아의 갑작스런 참여로 전황은 일견 반미 연합군쪽에 승산이 있는 듯 보여졌다. 그러나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반미 연합군이 승리한다면 세계의 중심은 17세기까지 와 마찬가지로 아시아로 넘어가 버린다는 미국의 백인 대통합설에 넘어간 영국과 프랑스의 배신 으로 연합군은 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2006년, 전후 미국의 복구작업을 도울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갖춘 나라들이나 유럽에 속해 있는 백인의 나라들은 평화적으로 종전서약.. 더보기
...있잖아 사실은 나, 요새 저 머리가 그리워. (후다닥) 더보기
아저씨 "...아저씨-이" "..." "아저씨!" "..." "아저씨, 귀걸이한 아저씨!" "...나?" "네. 아저씨. 주안역까지 가려면 몇분이나 더 있어야 해요?" "...어, 한 이십분쯤 더 걸릴거야. 근데..." "감사합니다! 엄마! 이 아저씨가 이십분 걸린대!" "아유, 얼마 안 남았구나. 아저씨한테 감사합니다, 해야지." "...아니. 안 해도 된다." 더보기
맛있다 왕왕군이 한 방 쏜다 하여 아웃백에 갔었다. 이대에 가서 설여사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휴학을 하고 치과대에서 테이크 아웃 커피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피님을 만나 커피를 사 먹고 돌아왔다. 학관에서 대추갈비탕과 뭔 닭요리를 판다 한다. 그거 먹고 집에 들어 가야지. 빵빵한 하루. 더보기
사진이 없어서... 석모도 울궈먹기 그 첫번째, 인천터미널-강화행 버스 안에서. 더보기
2002년 10월 9일의 일기에서 발견! 한 친구가...그냥 말해도 괜찮은 이름이겠는데. 권미랑양이 속칭 '싸이질'이라고 불리우는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 만들기에 착수하신 모양이다. 그 와중에 내 사진을 몇 장 가져가려 홈페이지를 뒤지는 정성을 보이셨나본데, 다시 또 그 와중에 한참이나 지난 예전 일기에 누군가가 내가 못 볼 것이라 확신하며 달아놓은 리플을 발견하셨나 보다. 선물처럼 날아온 미랑의 문자가 단초가 되어 오랜만에 홈페이지를 휘 둘러 보았다. 재미있었다. 몇명만 알아들으라고 암호처럼 써 놓은 모양인데 내가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 보겠는 글도 있었고. 즐거운 척, 혹은 슬픈 척 하면서 써 놓은 글들을 그 반대의 기분으로 썼었던 것도 기억이 나고. 그 맘때쯤 즐겼던 오락. 들었던 음악, 그 중에서도 벅스뮤직 나만의 앨범.. 더보기
고전의 향기 -춘향전 ..."그런 잡담은 마시오." "그것 잡담이 아니로다. 춘향아, 우리 둘이 업음질이나 하여 보자." "애고 참 잡성스러워라. 업음질을 어떻게 하오?" 업음질을 여러 번 한 듯이 말하더라. "업음질은 천하 쉬운 것. 너와 나와 활짝 벗고 업고 놀고 안고도 놀면 그게 업음질이 아니냐?" "애고, 나는 부끄러워 못 벗겠소." "에라 요 계집아이야, 안 될 말이로다. 내 먼저 벗으마." 버선, 대님, 허리띠, 바지, 저고리 활짝 벗어 한편 구석에 밀쳐 놓고 우뚝 서니 춘향이 그 거동을 보고 방긋 웃고 돌아서며 하는 말이, "영락없는 낮도깨비 같소." "오냐 네 말 좋다. 천지만물이 짝 없는 게 없느니라. 두 도깨비 놀아 보자." "그러면 불이나 끄고 노사이다." "불이 없으면 무슨 재미 있겠느냐? 어서 벗어라... 더보기
미안 컴퓨터를 잘 모르는 분이라 하더라도, 게임 '삼국지'는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어느 시절에 컴퓨터 를 사더라도 그 편수만 달리 하여 기본으로 깔려 있던 명작으로, 특히 3편과 5편은 이 사람의 잠 못 자는 어린 밤을 만들어 준 주역들이지요. 이 '삼국지'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 시뮬레이션 게임의 명가 'koei'입니다. 동사의 또 다른 유명한 게임으로는 '대항해시대'시리즈가 있지요. 어쨌든 컴퓨터 게임 좀 해 봤다 하는 사람들 중에 이 게임 들로부터 자유로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한자 세글자 맞춰서 암호 맞춰넣기 화면도 그렇고. 시뮬레이션 게임이란 그야말로 가상 상황 게임입니다. 직접 군주가 되어(최근의 경향은 그렇지 않지만) .. 더보기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요 ...중간고사 끝나고 놀 핑계 없자 드디어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시즌. 잭, 산타, 제로 큐브릭. 더보기
지난번에 빌로드화 어쩌구 했던 꽃이 바로 요놈이랍니다. 학교 가는 길에 있는 열대화원에서 찍은 거지요. 더보기
Girls, it's christmas time. 출처 www.beadslook.com DIY라는 단어가 있다. 양놈들이 흔하게 써대는 이른바 축약형 문장인데, 지금에서야 어디서든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이지만 내가 처음 접하던 90년대 중반즈음에는 ASAP만큼이나 생소한 단어였다. 혹여나 지금도 모르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DIY는 Do It Yourself의 축약형으로, 문장 자체가 갖는 뜻도 있겠지만 요새는 재료만을 준비하여 소비자가 그 재료를 구입한 뒤 직접 자신의 손으로 만들 어 보게 하는 일련의 상품형태를 가리키고 있다. 그 종류야 예전부터 있어오던 뜨개질부터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차량조립까지 엄청나지만, 그 근저를 꿰뚫고 있는 정신은 하나로 묶인다. 창조에의 호기심과 자기애로의 발전. 그 둘의 만남. 이른바 '건전한 인디 정신&#.. 더보기
#skit 1 쾌활명랑한 소녀같은 느낌을 주는 동해에 비해, 서해의 낙조는 내게 언제나 슬프다. 경포대에서야 비가 오면 미친듯이 뛰면서도 웃을 수 있겠지만 월미도에 비가 온다면, 아, 나는. 나는. 더보기
다녀왔수다 돈이 없어 멀리 못 갔소. 더보기
안녕 나는 갑자기, 먼먼 바다의 섬으로 떠납니다. 돌아올 때까지 다들 안녕. Farewell. 더보기
머리 잘랐소 워낙에 돈이 궁해, 과외 면접을 볼 때 하나라도 꼬투리 잡히기 싫은 마음 반, 일요일에 상암웨딩홀 에서 있었던 고종사촌 누나의 결혼식에서 친척들에게 머리로 욕먹기 싫은 마음 반을 합쳐 머리를 깎고야 말았지. 이젠 저 머리도 다시는 볼 수 없네. 어쩐지 그리워지는 마음에 눈물이 글썽거리는 건 나도 어쩔 수 없나봐. 나의 가을이 다 갔네. 더보기
본인의 뒷머리올시다 플래쉬를 받아 음영이 다소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찍어놓고 나서 한참동안이나 '이러고 돌아다녔단 말인가'라는 생각에 눈앞이 아찔했지요. 어쨌든 시험공부중이라 심난해 있을 학생 제군들을 위해 올려는 두니 잠시 쉬어가시길. 더보기
2003년 10월 17일 금요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웅이형이 연출한 '정물화'를 보고 난 뒤. 크누아 극장 앞에서 한 컷. 예종으로 가는 길에 길바닥에서 우연히 전문배우 이현호님을 만나뵙다. 공연평은, 어차피 '공연예술비평' 수업의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로 써야 하기에 다음으로 미룬다. 더보기
독후잡감-'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어떤 책에서인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런 말을 했다. "...소설적 상상력이 없는 작가들이나 소설적 자서전, 혹은 자전적 소설을 끄적이고 있지." 그 당시에는 개미를 비롯한 일련의 그의 작품들을 사 모으며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읽는 기쁨에 눈 을 떠 갈 즈음이었어서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로다, 그것 참 명언이로다, 하며 음음 했던 것인데. 근래 창작욕의 촉발제로 쓰고 있는 성석제 선생님의 글은 다분히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했다고밖에 는 볼 수 없다. 혹여 선생님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선생님의 주위 어디에선가 일어났던 일일 것이다. 그 둘과 관련이 되었다고도, 혹은 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인데.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학년이 올라갈 수록 뜬금없이 구름잡는 이야기들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게 된다. (물.. 더보기
이야기 새 소설을 구상중인데, 챕터별로 전혀 상관이 없는, 말하자면 잡문집(雜文集)이 될 것 같아 하나 하나씩을 일기에 올려보면 어떨까 싶다. 기본적인 구상은 인간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딴지를 걸어 보자, 인데. 소설이라 하기는 무엇하고, 항상 내게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를 불끈불끈 불러 일으키는 성석제 선생님의 글을 읽고는 나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가, 생각하며 뒹굴뒹굴 하던 것이 그 발단이자 사단으로. 소설이 아니라 이야기여도 좋으니 그냥 써보자, 라고 생각해 본 것이다. 어차피 난 내가 쓴 글은 다 좋아하니까. 하나씩 써 보자. 가을이라 찍은 사진도 많고, 요 몇주간 또 일기가 풍요로와 지겠구나. 더보기
그대, 나와 통하겠는가? 2003년 최고의 풍류어(風流語). 향후 몇년간 입에 붙이고 살 것이 틀림 없도다. 하아. 그것 참, 은근하기도 하여라. 그대, 나와 통하겠는가? 더보기
다음 분. 어디가 아파서 오셨죠? ...선생님... ...제 머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더보기
폴라로이드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인가 뭐 그 비슷한 카피를 단 디지털 카메라 선전이 있었다. 하도 봐서 그런지 디지털 카메라라면 김민희가 나와서 예의 그 어벙벙한 얼굴로 한껏 도도한 척 하고 있는 장 면밖에 생각이 나질 않지만 그 제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야, 사진 참 못 나왔다라고 박장대소를 했던 사진을 몇년이 지나 꺼내었을때, 못 나왔다고 웃었던 그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 그는 예전에 못 생겼던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아니면 싹이 보였다고도 할 수 있겠지.) 우리 집에는 폴라로이드 사진기가 하나 있다. 영화 '접속'에서 한석규가 혼자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는 걸 보고 댑따 멋지다고 생각해서 꼭 한 대 있었으면 했는데, 어느 분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부모님 중의 한 분이 어딘가의 경품으로 .. 더보기
나는 인천시 남구 관교동에 13년째 살고 있다. 스무살에는 온통 밖에서 지냈고 대학에 입학한 스물 한살 이후로는 평일은 신촌에서, 주말은 인천에서 보내고 있다지만 그래도 내가 무의식중에 '집'이라 고 말하면 그건 대부분 관교동이다. 그 기간 중 이사를 가긴 했지만 새로 이사를 온 집에서 예전 집까지 뒷짐지고 걸어 봤자 오분도 안 걸리니 나는 과연 이곳을 '동네'라고 여긴다. 곳곳이 기억이 배어 있는 장소. 새로 이사를 온 집(이라지만 이 곳에 산지도 벌써 7년이 됐다.)은 예전 집에 비해 그다지 정이 들지 않는다. 실제로 산 건 고등학교의 3년이고 그 기간 중에 하루 중 집에 머무는 시간이래봐야 대여섯시 간이니. 물론 편하고 좋아하는 곳이지만 추억등을 만들 시간이 그다.. 더보기
알비노 예전에 어디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백사나 백호등, 원래의 고유한 색이 아니라 백색을 띄고 있어 영물로 취급받는, 혹은 신성시되는 동물들은, 실제로는 몸속에 색소를 합성하는 기능이 없는 알비노 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려 있는 것이다, 라고. 자연에서 눈에 잘 띈다는 것은 그만큼 적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것이고, 그래서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 있게 되는 확률은 일반적인 동족들에 비해 훨씬 낮다는 것. 태어나면서부터 알비노였다면 알비노인 것을 알 수 없겠지. 혹여 알비노가 되고 싶다고 애쓰더라도 다른 개체와 다르기 위해 알비노가 되고 싶다면 그것부터가 이미 다른 개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진짜 알비노라면, 일찍 죽더라도 되어 보고 싶다. 더보기
존재의 이유 세상에 이런 장난감들이 있는 한 난 아직 죽을 수 없어. 스틱파스 사무라이. 스틱파스 모터사이클. 더보기
독서일기-안자(晏子) 사직(社稷)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왕조의 수호신을 가리키며, 사는 하(夏)왕조의, 직은 주(周) 왕조의 신이다. 자세하게 말하면, 사는 토지의 신이 아니라 실은 물의 신이고, 직은 곡물의 신이지 만, 주 왕조가 함께 제사를 지내서 땅을 결실의 신으로 만들어 버렸다. 주 왕실이 사직을 제1의 신으 로 하는 한, 주 왕실에 속해 있는 나라들의 공실도 사직을 받들었다. 다시 말해 국가의 존립은 사직에 걸려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여기에서부터 사직이라고 하면 국가를 가리키게 되었다. 한 나라에 있어 가장 주요한 것은 군주인가, 사직인가. 이 질문에 있어 제나라의 명재상 안평중영, 안자(晏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군주라는 것은 백성 위에 서 있지만, 백성을 깔보면 안 되고, 사직을 받드는 사람이다. 신하라는.. 더보기
9.29-9.30 주부 도박단의 선봉대장이라 칭할 만한 영선님과 인천에서 새벽까지 술을 들이키다. 택시를 타고 나가 경향 프라자 앞에서 그녀를 만나 새벽까지 술을 마시기. 그것만으로 분탕질을 일삼던 십대 중 후반이 기억나 버려 기분이 좋았는데 영선님과 함께라면야. 꽤 오래 앉아 있었는데도 정작 마신 건 한병 반이 약간 넘을까 말까한 양, 그 나머지는 분위기를, 정을, 말을 마셨다 해도 좋을 것이다. 내년에 복학하신다니 군대가기를 다시 한 번 고쳐 생각하게 만드는구나. 인천에서 며칠 잘 쉬었다. 아직 완쾌는 아니지만, 어쨌든 내일은 다시 상경. 즐거운 며칠이었어서 못내 아쉬운 마음이 하루 전인데도 가슴을 꾹 누른다. 인하대가 전국 최고나 2등 대학이었으면 좋겠 다고 생각했던 고등학생때의 망상이 문득 떠올라 웃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