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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9

1월 17일 토요일

주말의 연구실은 고즈넉해서 좋다. 저녁이 되면 일요일이라도 신촌에 거주하는 석박사들이 스물스물

찾아들지만 오전이라면 나체로 공부하고 있어도 볼 사람이 없다. 문과대생이면 누구나 공감하듯이

외솔관은 영 잘못 지어진 건물. 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에는 며칠 전 왔던 눈이 그대로 쌓여 있다. 옛

글을 읽다가 눈을 들어 보면 푸른 소나무에 눈이 쌓여있고, 와 같이 낭만을 즐기면 좋겠지만 애석

하게도 연세대는 주말에 난방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중앙난방시스템이라 항의를 할 수도 없다. 괜한

녹차만 축내는 가운데 고작 오십여 번 남은 이십 대의 한 주말이 잘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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