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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1

藏頭露尾




감출 장, 머리 두, 드러날 로, 꼬리 미. 머리는 감추었으나 꼬리가 드러났다. 진실을 숨기려고 하나 거짓이 이미

드러났다는 뜻, 혹은 속으로 감추면서 들통날까 두려워하는 모양을 가리킨다. 연말이 되면 <교수신문>에서는

한 해 동안의 한국사회 모습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장두노미藏頭露尾는 바로 작년에 뽑힌

사자성어이다. 그러나 작년만으로 끝난 것 같지는 않다.





하나. <딴지일보> 총수이자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색다른 상담소'가 이

번 달
21일을 끝으로 6개월 만에 폐지된다. '색다른 상담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주제로 시청자

들의 투
고 사연에 대해 상담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철학박사 강신주 씨, 정신과 의사 김현철 씨 등 여러 스타들

을 배출
시키며 MBC 라디오 팟캐스트 다운로드에서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우용 MBC 라디오본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간대에) 창사50주년 특집인 'MBC와 나'를

반영해보고, 많은 돈을 들인 프로그램인 '고전열전'이라는 훌륭한 콘텐츠를 재방송 테스트하는 관점에서 대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MBC 노동조합 관계자는 '김어준씨는 현재 '나꼼수' 등으로 인지도가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사람

고, (이런 출연자가 맡은) 6개월된 신설 프로그램을 없앤 예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새로운 기획이 그럴듯한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재방송을 한다는 이유로 이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하차를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다'고 비판했다.



물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MBC 노조에서는 이 결정이 이우용 본부장이 취임한 뒤 일어난 김여진 씨의

'시선집
중' 고정패널 취소, 김종배 씨의 '시선집중' 고정패널 하차, 김미화 씨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윤도

씨의 '두시의 데이트' 하차 등과 성격을 같이 하는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김어준 씨는 이 소식에 대해

'그럴 줄 알았다'고 말했다.





둘. '왕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드디어' 국정감사장에 나왔다. 그는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업체 CNK인터내셔널(이하 CNK)가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지원을 하였고, 이 과정에서 주

가조작을 하여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본래 3000원이던 CNK의 주가는 외교부가 지난해 12월 “씨앤

케이 마이닝이 카메룬에서 적어도 추정 매장량이 4억2000만캐럿인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뒤 1만8000원대로 급등했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가 특정 업체의 자원개발 소식

을 보도자료에 담아 발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한다. 하나 더. 외교부는 '4억2000만캐럿'이라는 추정
 
매장량의 근거가 유엔개발계획의 보고서라고 밝혔으나, 조사 결과 이 수치는 씨앤케이, 즉 해당 회사의 탐사보

고서에 기재된 것으로 밝혀졌다.




셋. 조선일보의 사진기자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찍은 사진이 논란에 올랐다. 사진은 한 국회의원의 휴

대폰에 뜬 문자로, '행정고시 일반행정 전국 수험번호 OOOO 3차 면접만 남았는데 행자부(현 행정안전부)쪽 면

접 관련 부서나 면접관들에게 부탁 좀 힘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다른 사진에서는 해당 국

회의원이 수첩에 '행정고시 3차 면접'이라고 메모를 하고 수험번호를 옮겨 적는 장면이 찍혔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네티즌들에 의해 당초 민주당의 김OO 의원으로 추정되었으나, 후에 사진을 찍은 기자로부

터 한나라당 당적의 의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사실 관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해당 의원에게 피해

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이 국회의원의 실명을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해당 국회의원은 '청탁 문자를
 
일방적으로 받았을 뿐 청탁을 들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넷. 지난 주 '나는 꼼수다'에서 주진우 기자에 의해 공개되어 화제가 된 'MB 내곡동 사저 구입'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초에는 아들 명의로 구매한 사실과 자금의 불분명한 출처 등 만이 문제가 되었으나 후속보

도가 이어지면서 '의혹'의 수준으로만은 볼 수 없는 정보들이 공개되고 있다. 큰 줄기는 나중에 한 번에 몰아 정

리하도록 하고, 그 가운데 소개된 마이너 이슈 두 개만 소개한다.


- 사저 인근에 서초구가 테니스장 등 체육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초구가 지난 연말 편성한 ‘2011년도 사

업예산서’를 보면 총 13억원이 투입되는 내곡동 생활체육시설에 대한 항목은 없었다. 서초구는 테니스장을 중

점적으로 짓는 이유가 내곡동 지역의 테니스 동호인 수가 1400명에 달해 테니스 코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내곡동의 총 인구수는 6238명에 불과하다. 서초구가 테니스장 건립 계획을 확정한 시점도 논란 대

상이다. 서초구는 지난해 말부터 건립을 추진했다고 밝혔지만 구의회에 확정 통보한 것은 올해 6월이다. 청와대

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내곡동 땅과 주택 구입을 위한 실계약을 한 때가 지난 5월이어서 그 시기가 절묘

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명박 대통령은 테니스 애호인으로 알려져 있다.


-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와 경호시설 규모를 설명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경호시설의 규모를 부

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지난 9일 노 전 대통령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에 딸린 경호시설 규모를

1788㎡(541평)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회 운영위원회의 지난해 대통령실 예산안 검토보고서를 보면, 노 전

대통령 사저 경호시설 부지는 3필지 1157㎡(350평)다. 청와대가 실제보다 631㎡를 부풀려 발표한 것이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사무국장은 11일 “봉하마을에 경호처가 소유하고 있는 땅은 350평밖에 없다”며 “하도 이상

해서 청와대 경호처에 확인해보니, 봉하마을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진영읍내에 있는 경호원들의 숙소

용 아파트 6채의 평수를 모두 합쳤다고 한다”고 말했다. 경호시설 가운데 경호 직원들의 사무실, 숙소, 대기시

설 등은 건물에 포함돼 예산이 부지 구입비와 별도로 배정된다.




다섯. 경기도 이천의 MB 가족 묘소 인근에 나들목(IC)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쟁점은 세 가

지이다. 하나, 이상득 의원의 '거짓말'. 둘, 나들목의 사업타당성. 셋, 인근에 이상득 의원의 땅이 있다는 것.


첫번째, '거짓말'.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박기춘 민주당 의원이 “차량을 이용해 성묘를 가려면 30분

정도 가야 하지만 나들목이 생기면서 5분이면 갈 수 있다”고 말하자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서이천 나들

목에서 선영까지 거리는 7㎞이지만 (새로 생기는) 남이천 나들목을 거쳐 선영까지 가는 거리는 15㎞로 오히려

더 멀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구글어스를 통해 측정해보면 서이천 나들목에서 이 대통령 일가 선영까지는 직선거리로 9.25㎞다. 반

면, 지금 공사 중인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어농리의 남이천 나들목 공사지역과 선영까지의 직선거리는 2.16㎞

에 불과하다. 몰랐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알고 있었다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두번째. 사업타당성. 이천시는 2004년부터 5차례 나들목 추가 건설 사업 신청을 냈지만 교통량이 적어 경제성

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번번이 건설불가 결정이 나왔다. 실제 도로공사가 낸 관련 자료를 보면 도로공사는 2007

년 “(남이천 나들목은) 나들목 배치 기준에 부합되지 않고 세력권 인구가 적어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불

가판정을 내렸다. 2009년에도 “제2경부선 건설에 따라 중부선 교통량의 30% 감소한다”며 비용편익비(B/C, 1.0

이상이면 타당)를 0.87로 산정,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판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천시는 다시 한번 남이천 나들목 설치를 신청하고 결국 9월3일 허가승인을 받았다. 도로

공사는 2009년 3867대였던 남이천 나들목 1일 예상 교통량을 6233대로 2배 가까이 늘려 잡았고, 2만명 수준이

었던 나들목 이용 예상인구 역시 1년 만에 12만2869명으로 6배가량 늘려잡았다.


세 번째. 이상득 의원의 돈벼락. <한국경제>의 1월 보도를 보면, 이 의원은 이천시 송갈리 주미리 일대에 영일

울릉목장을 포함해 36개 필지 49만 8262㎡를 가족과 함께 소유하고 있는데 2010년 1월 79억 3279만원이던

공시지가가 나들목 건설 승인 뒤 450억원 정도로 뛴 것으로 추산된다. 




여섯. 한미 FTA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했다. 이제는 한국 의회의 차례만 남은 셈이다. 이 부분은 기사가 너무 방

대해 링크로 대체한다.


첫번째, <미디어오늘>이 정리한, FTA 이행법안이 미 의회의 상, 하원을 통과한 다음 날인 오늘 아침 전국단위

아침신문의 1면 기사들이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873


두번째, <딴지일보>에 올라온, 민주노동당에서 발표한 '한미 FTA 독소조항 12 완벽정리'이다.

http://www.ddanzi.com/news/36475.html


세번째, <한겨레 21>에 올라온, 이해영 한신대 교수가 정리한 '엄선한 한-미 FTA 독소조항 11가지'이다.

http://h21.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05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