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팜플렛부터 다짜고짜 기타 바(Guitar Bar) 홍보. 공연 중에는 다른 신기한 기타들도 많이 나왔지만, 역시
내 눈에는 기타 바만 보였다.
1부에는 이병우 씨의 영화음악 들이 주로 연주되었다.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아도 좋고, 연주 팀 뒤로
영사되는 영화 편집본을 보아도 좋고, 눈을 감고 음악만 듣고 있어도 좋고. 이래저래 좋았다. 2부에는 이병우 씨
의 기타 솔로와 초대 손님인 정재형 씨, 루시드 폴과의 합연이 있었다. 머뭇머뭇 궁시렁궁시렁 하는 이병우 씨
의 호흡 느린 개그에 푹 빠져있던 탓에, 정대세 님이 나올 때에는 시골 교회 송년의 밤 같은 그 분위기가 사그
라지면 어쩌나 좀 걱정도 됐는데, 둘은 '저도 정재형 씨처럼 멋있어지고 싶어서 내년부터는 가발을 쓰려구요'나
'형은 안경 만으로도 충분히 진보적이세요' 등의 덕담을 연방 주고받으며 화목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공연은
화려한 퍼커션이 동원된 두 곡의 연주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근래 몇 년간 가 본 공연 가운데 가장 즐겁고 편
안했다.
공연 중에 새 기타 바가 나왔다고 연신 '흥행'을 바라시길래 찾아봤다. 위 사진이 새로 출시되는 와인 컬러 기타
바. 편안한 서체의 이병우 씨 사인이 돋보인다.
삼상 역에 있는 이병우 씨의 기타 샵. 직접 가 본 적은 없어 가게의 블로그에서 사진을 빌려왔다. 창문 너머로
말린 북어처럼 줄줄이 매달려 있는 기타 바가 보인다. 검색해 보니 작년 크리스마스 콘서트 때에는 추첨을 통해
4명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올해는 다른 공연에 가 보고,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다시 빨간 안경 아저씨의 연
주회에 가자. 3년짜리 저금통을 만드는 것보다는 그 쪽이 훨씬 가능성 높은 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