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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첩

090705, <Porco Rosso>






방학 중에는 색연필로 채색 연습을 좀 해볼까 싶어, 일단은 원화대로 따라만 그리면 되는 애니메이션 중의 하나

를 골라 밑선을 그렸다. 점차 익숙해지면 실물도 특징을 잡아서 채색할 수 있겠지. 다
음 주 쯤에 신촌 인근의 화

방에 가 색연필을 골라볼 생각이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1992년 작, <붉은 돼지porco rosso>이다.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그려내는 인물들을 보면, 잘

생기고 예쁜 인물들만 등장하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아주 개성적인 외모를 가
졌다. 대체로 처음에는

굉장한 거부감이 드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그 독특한 개성이 오히려
사람을 사로잡아 어느샌가 관련 상품

등을 찾아 인터넷을 헤집고 다니게 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은 주인공인 센의 기묘하게 긴 인중이 마음

에 들지 않아 보는 것을 미루고 미루다가, 군대까
지 다녀온 스물 일곱의 어느 날에 2호선도 아니고 인천 가는 1

호선에서 psp로 보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렇게 신뢰를 쌓게 된 뒤에도, 돼지얼굴이 주인공인

작품에 선뜻 손을 내밀기
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서른의 한 살 전에야 건성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이것만큼은

관련 상품에 들
어갈 돈 걱정할 필요 없겠지 싶었는데, 내 장바구니에는 벌써 한달째 빨간 복엽기 프라모델이 들

있다. 하늘에서 돈 떨어지면 당장 살 물건 한 8위쯤. 바바리와 중절모, 그리고 그 차림과 어울리는 명대사의
 
아저씨는 언제나 멋지다.



족집게 수험생 상석이 형의 예상답안에서 모든 문제가 출제된 석사 논문 자격 시험도 어제로 무사히 끝나고, 이

제 진짜 방학이다. 어제의 숙취에서 깨어나는대로, 반 년만에 숙제 등이 아닌 진짜 내 공
부를 시작한다. 가슴이

묵직하게 두근두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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