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있었던 삼화고속 버스 운전자들의 파업 현장. 출처 연합뉴스>
독서를 하던 중, 학원 출강을 할 때 이용하는 서울-인천 간 삼화고속 시외버스가 지난 여름에 이어 또다시 파업
에 들어갔다는 뉴스를 접했다. 9일까지는 밤 아홉 시부터 새벽 세 시까지의 야간 운행이 중단되는 부분 파업이
며 10일까지 노사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시외버스가 아니라 대중교통만으로 지금 살고 있는 연희동에서 인천의 일터에 오가자면, 버스와 지하철을 합하
여 환승이 네 번이다. 가장 짧은 루트가 그렇다. 환승 장소 중에는 수도권에서 가장 지옥의 모습에 가깝다는 신
도림역도 포함되어 있다.
학교의 오후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니, 수업은 빨라도 밤 열 시가 넘어야 끝난다. 당
장 내일부터 수업을 마친 뒤 시외버스를 못 타는 것은 결정이 된 것이고. 대중교통으로 온다면 홍대나 신촌역까
지 닿아도 연희동 행 버스의 막차를 타지 못하거나, 재수가 없으면 신도림에서부터 지하철이 끊길 수도 있다.
추워진 날씨를 생각해 보면 아예 인천의 불가마에서 자고 올라와 버릴까 싶기도 하고.
머리를 굴려봐도 이렇다할 묘수는 안 나와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게 됐지만. 지난 파업 때에는 회사 측이 어용노
조를 내세워 물타기를 시도했었고, 이번 파업도 사측으로부터 실질적으로는 임금이 오히려 내려가는 협상안을
받았기 때문에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사를 검색해 보니 근무 시간이 격일제로 1일 19시간, 월급은 186만
1000원, 시급으로 계산하면 최저 임금인 4320원보다 407원 많은 4727원이라고 한다. 게다가 버스 운전자 가운
데 20%는 비정규직이라는 기사도 있었다. 어떻게 되든 일단 버텨 볼테니, 힘들 내시라. 당신들 덕분에 편하게
살았던 비정규직이 응원 보낸다. 응원 받고 열심히 싸워서 빨리 이겨 주시라.
일기장/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