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

축 귀국 지금쯤 황해 위를 날고 있을지도 모를 설동무의 무사귀국을 열렬히 환영합네다. ...공항이나 관교동 골목골목마다 플랭카드를 붙이는 것은 당의 명령이라 해도 민망해서 못 하겠수다. 더보기
사실 오늘은 과외도 없었으면, 할 정도로 어쩐지 정신이 피곤했었다. 그럼에도 어쩐 영문인지 모르게 잘 알아듣지 못 하는 아이에게 필요 이상으로 성실하게 설명해 주고는 귀가길에 탈진해 버렸다. 이것 저것 잡스러운 일들이 겹쳐 괜히 신경질이 나고, 별 것 아닌 일에 신경질을 나는 자신에게 또 신경 질이 나고, 주위는 온통 신경질의 소용돌이였는데, 우연히 한국어로 번안되어 올 해 연고전 응원 가로 쓰였던 'up side down'을 듣게 되었다. 각 소절별 동작이 어떻게 되었던가, 를 가만히 떠올려 보다가 오락을 하는 종종 따라해 보며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유쾌해졌다. 대단하다. 음악이란 대단해. 얼른 후배들 만나서 up side down응원, 어떻게 하는 거였는지 물어보고 싶다. 굉장히 귀여운 .. 더보기
오늘은 압구정동 갔다가 명세빈 봤다. 신촌가서 순대볶음을 먹었다. 기찻길 소금구이 집 가는 길에 있는 헌책방에 들러 오랜만에 책을 샀다. 홍대앞 클럽 마트마타에 갔다가 담배연기에 절어서 인천집에 도착한 지금까지 콜록대고 있다. 사온 책 읽어야지. 그 헌책방에서 모으기 시작한 애거서 크리스티 빨간 책만 해도 이제는 책장의 한 칸을 차지할만큼이 되었다. 배고프다. 더보기
여행 이번주 금요일에는 예정했던 대로 강원도 삼척에 갈 예정이다. 보통 두명이서 가기로 한 여행은 한 명이 하루 전에라도 난색을 표하면 틀어지고 말기 쉬운 것인데 한 명이 더 늘어나 어떻게 되든 갈 수 는 있게 되었다. 가서 정확히 무엇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꼭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 을 보면, 가 보면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마음 편히 여겨 본다. 어제는 친한 대학동기가 인천 집으로 놀러왔다. 서울대공원에서 마음 편히 일하는 공익아자씨인데 일주일에 이틀을 논단다. 그러고도 군대에 있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부럽다. 컴퓨터방에서 일기를 쓰고 있는 이 시간까지 내 방에서 퍼질러 자고 있는 그는 대학에서 만난 가장 열렬한 추억지지주의자 중 하나이다. 어떤 일이든 되도록 고생스.. 더보기
새벽의 시작 세번째 소설을 써 보려고 합니다. 스무살 이전에도 틈틈이 써 보았던 것들은 몇 가지 있지만 어디 까지나 흥미성 기획들로 끝을 본 것이 없기에, 제대로(이 제대로라는 말도 조금은 부끄럽습니다만...) 결말을 지은 것만 '쓴' 것으로 세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이 세번째. 어느 시인이 시를 쓰는 것은 '천형'이라는 표현을 하였는데, 물론 시라는 것이 시인의 피를 먹고 자 란다는 말은 저도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정도의 차이를 잠시 제쳐두면 이것은 글을 쓰는 모든 사람 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행여 즐거운 글이라도 그 글을 즐겁게 쓴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제 경우 첫 소설은 즐겁게 썼습니다만, '모든 소설가의 첫번째 소설은 자서전 .. 더보기
편지. 장난감. 새로 과외를 하는 아이의 교재를 사기 위해 인천 신세계 백화점 내의 영풍문고에 갔다가 문득 눈이 가 엽서를 열장 샀습니다. '좋은 생각'인가 '좋은 마음'인가 '좋은 엄마'인가, 여하튼 '좋은 뭐뭐' 라는 잡지에서 주는 부록이 남았는지 엽서 두장을 더 받았습니다. 새해 약속, '일주일에 편지 한 장', 첫주에는 어정버정 지켰습니다. 다만 주소록을 잃어 버리는 바람 에 아직 부치지 못 하고 있는데. 이번엔 누구에게 쓸까 생각을 해 봅니다. 이것도 의외로 재미있는 일입니다. 옥션에서 입찰했던 구만원짜리 피규어가 날아가 버린 뒤로 정신을 차리고, 예전부터 간헐적으로 해 오던 '동네 뽑기'를 규칙적으로 하.. 더보기
내 생각대로 인생이 가고 있다. 이것은 스무살의 일기에 끝없이 나왔던 말이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내가 내리는 작은 선택 들 하나하나가 그 줄기를 휘익 바꾸어 버리는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게에 눌려 답답하고 힘 든 생각에 일기에만 토로하였던 절규인데.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여자친구였던 사람들에게 프로 포즈하자! 라고 마음먹었던 순간들 정도? 하나의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여기까지 흘러와 있다. 다시 한 번, 어떤 일을 추진해 보려 한다. 내 의지로, 내 생각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고 실 천하고 인생의 흐름을 바꾸는 일. 그 첫걸음을 오늘 떼었다. 가장 쉽고 평탄한 길부터 알아 보려 하 는데, 부디 그렇게 되었으면. 실천하라. 2003년은 최대호 인생에서 어떤 해와도 바꿀 .. 더보기
소품 [첫키스] #scene 42.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후둑후둑 떨어지는 비는 차가운 공기와 함께 어쩐지 애상감을 전달하 고 있으나 보는 사람의 심상을 온통 그것으로 채울만큼 숨막힐 정도는 아니다. 남 : (문득 담배를 피워물고) ...정말이지 기억할 만한 첫사랑을 간직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야. 그 렇게 생각하지 않아? 더군다나 첫키스가 첫사랑과의 것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 ...응? 나? 아, 이거 미안한데. 어쩐지 내 얘기는 아닌 것처럼 말해 버렸는걸. 하지만 그건 내 얘 기였어. 아하하. 미안. 아니, 뭐 별로 특별한 장소는 아니었어. 그런건 80년대 유머에나 있는 얘기인 줄 알았지만, 어이, 생각해 보라구. 학창시절에 사귀었던 사람이니 야심한 시각에 술집은 둘째치고 어디 갈만 한 오붓한 데도 없었다.. 더보기
ģ?? 처음 만난 것으로만 따지면 가장 오래 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다. 내년이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실 몸이라 그런지 어째 점점 더 늙어 보이는 듯... 그 친구와 함께 있으면 몸이 노곤노곤해지고 여유로와진다. 어떤 말을 해도 편하고 가만히 말을 듣 고 있어도 편하고 재미있다. 말의 속도가 한참 느린지라 한참을 듣고 있어도 머릿속으로 소화해야 할 말들이 그리 많지 않아 더 편한 건지도 모른다. 여하튼 나로서는 남의 이야기를 한참동안, 그것도 재미있게 듣는 것이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 항상 그를 만나면 여러가지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항상 그와의 만남이 그렇듯, 이렇다 할 내용은 없지만 매우 즐거웠던 하루였기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아 참. 뭔가 얄미운 소리를 해서 볼을 잡아 쥐어 올리다가 따귀를 .. 더보기
귀걸이 머리를 자르기 전인 지난 연말의 사진입니다. 머리가 붙어 있죠.(...재미없으려나?)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귀걸이를 강조하며 찍은 사진입니다. 봐라, 하고 다닌다, 라는. 로이드의 금귀걸이인데, 사주신 분이 남자가 두쪽 귀걸이 하면 양아치같다고 생각하셔서 하나만 사 셨답니다. 귀를 처음 뚫은 것은 벌써 5년전의 일, 제대로 박아 놓고 다닌 것은 3년전의 일이라 이제는 무언가 로 치장한다기보다는 그저 몸의 한 부분처럼 당연히 뚫려 있는 것인데. 호화로운 금귀걸이로 치장한 왼쪽 귀에 비해 훵하니 비어 있는 오른쪽 귀걸이자리가 어쩐지 불쌍해 요새는 아예 안 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누가 좀 사줘요. 로이드 금귀걸이 한짝. 내가 사기는 민망하단 말이오. 새해선물 삼아 누가 좀 사줘요. 그 말이 하고.. 더보기
어제의 사진입니다.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그 유명한 쿨픽스 2500을 보고 이리저리 가지고 놀던 차에 혼자 찍어 봤습니다.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사진을 올리게 되어 기쁘네요. 수염은 잘랐습니다. 예년보다 그 자라는 속도가 배가 되어 장난삼아 한 번 길러보려 한 것인데, 아무 래도 지저분해 보이는 효과밖에 없어서. 새벽에 일어나 올 해 첫 편지를 썼습니다. 스스로와 한 약속을 지킨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더보기
안산에서의 마지막 아침 2003년의 시작을 전혀 모르게 장식해 준 안산에서의 일주일여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날부터 지금까지 몇걸음 앞에 있는 화장실에 몇 번 간 것 말고는 도무지 방 밖으 로 나간 적이 없어 내가 바깥세상에 볼 일이 있는가도 의문스럽지만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밤을 지새우고 난 아침, 여덟시 반인데 하늘은 회색으로 꾸물꾸물하다. 인천으로 돌아가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오늘도 지나가 있겠지. 기뻐하시라. 세자리수 과외가 다시 시작된다. 이젠 여자친구도 없으니 그야말로 독신귀족. 많이 힘들었지, 그동안. 수고했어, 수고했어. 울지 말라구. 피규어, 지갑, 휴대폰, 정장, 뿌려라 뿌려 -하하하- -하하하하- 캐쉬다 캐쉬! 풍악을 올려라! '손님, 몇개월 할부로 해 .. 더보기
취미는 취미일뿐 오버하지 말자. 새해에는 아낄 것은 철저히 아끼고 쓰고 싶었던 부분에 써 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정력적으로 추진하려 하는 부문이 만화책과 장난감인데요, 그야말로 '들어가고 싶은 내 방' 혹은 '밖에 나와 있으면 생각나는 내 방'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나 좋자, 이거지요. 원래는 뭐랄까, 만들거나 길을 가다가 별 생각없이 틱 산 장난감, 프라모델들을 적당한 곳에 놓아 두는 것 뿐이었습니다. 꼭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뭐. 팬시상품도 있고요. 스스로 조립한 오토바이 서너대, 강릉에서 사 온 범선 모형 하나, 3000원 주고 산 크리스탈 피아노, 크리스탈 사륜마차.(이것은 기억하는 분이 꽤 될 것입니다.) 뭐 그 외에 이런저런 조립품, 조그만한 인형, 장난감,.. 더보기
날으십쇼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까. 담배가 절로 입에 물리는 분들. 소주가 달게 넘어가는 분들. 올 한 해는 자유롭고 깔쌈하게 휘익 날아보십쇼. 날아 보라구요. 할 수 있잖아요. 휘-익 더보기
소품 [대나무] 문득 들린 소리. ...음악? [영화 '러브레터'에서 들었을 법한 플룻과 베이스, 하프의 조화] 눈을 감으면...감고 있으면... ...여름의 쓸쓸한 소나기, ...여행길을 시작하는 버스의 조금 더러운 유리창, ...그 밖으로 내다 본 노을, ...태어나 한 번도 간 일이 없는 대나무숲, .....첫사랑.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그러나 아무 어디에서나는 만나고 싶지 않은데. 열아홉살의 여름처럼 소나기가 내리면. 혹여라도 대나무숲에서 만나어지면. 내 눈을 들여다보던 그 눈을 들여다 보다가 눈물이 나와 당황하던, 그와 그녀의 그날. 그 이야기. '살아있어서 행복해.' 더보기
다시, 방학 대학에 와서 네번째로 맞는 방학이다. (여섯번째들, 안 됐네 그려. 두번밖에 안 남았구면.) 대학에 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에 나는 아직도 익숙하지 못 하다. 후배들이 물어오는 것에 무엇 하나 이 것이다! 라고 말해 줄 만한 것이 없다. 그리고 대학생활을 하면 할수록 더 없어진다. 알아갈 수록 안다고 말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뭐, 그건 어려운 얘기에 관한 것이지만. 생활화제이지만 방학도 그러한 것들 중의 하나다. 시험기간에 항상 시험이 별로 없었던 탓에 학교에 는 가야 하는 의무감과 가서 무엇을 해야 좋을지를 모르는 어정쩡함이 한데 버무려져 도무지 방학 은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다. 안산을 찾았다. 군에 있었을 때를 제하고는 몇년동안 방학 때마다 며칠간 같이 오락하고 이야기하는 친척형이 혼.. 더보기
2003년 새로 뜨는 태양이 항해의 길을 비추어 주듯이, 우리가 서로에게 삶의 길을 비추어 줄 수 있다면. 더보기
새해에는 1. 수염을 길러 보겠다. 2. 말에서 남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모든 욕을 쓰지 않겠다. (...줄이겠다.) 3. 일주일에 한장씩 편지를, 한달에 한편씩 소설을, 두달에 한편씩 극본을 쓰겠다. 4. 1년 전체 흡연량이 담배 한 갑을 넘지 않게 하겠다. 5. 익명으로 욕하는 놈들에게 일일이 화내지 않겠다. 6. 누구인지 짐작이 가도 모르는 척 하고 밝혀져도 복수하지 않겠다. (노력하겠다.) 7. 03학번을 맞이하는 즈음에 임하여 후배들에게 보다 더 상냥한 모습을 보이겠다. 8. 오락할 때에 허리를 펴고 앉겠다. 9. 재료가 준비되어 있을 때에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요리'를 세개 이상 익히겠다. 10. 디지털 캠코더의 '디지털적' 사용법을 익히겠다. 11. 외국인 친구를 세명이상 (마약을 상습적으로.. 더보기
2002년이 갑니다 1998년 이후로는, 어쩐지 그 해의 숫자가 바뀌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해마다 점점 더 해 가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빠르게, 그리고 덧없게 지나가는 탓이기도 한 것 같고 자신의 삶에 그만큼 치열하지 못 한 탓도 있는 것 같고. 그래도 2002년은 비교적 괜찮은 해였습니다. 처음 접하는 대학생활에 중심을 못 잡고 허둥대던 2001 년과 달리 제법 몇개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 보기도 하고, 스스로의 선택(과 그만큼의 무게)에 대해 책임지고 수용할 줄도 알고. 물론 사람을 만나는 폭이 넓어지면서 이따금 뒤돌아 보는 것만으로도 한숨이 나오는 관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숨을 쉬면서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스 스로도 한 발짝 나아간 것 같아 자찬을 해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 .. 더보기
으와아-! 근황과 새해 계획에 대해 길고길게 써 놓고 링크할 사진을 찾으러 간 사이 '페이지에 오류가 있어 닫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몽땅 날아가 버렸다. 이래서 컴퓨터는 안 돼! 도무지 인정이 없다구! 어떻 게 쓴 글인지 뻔히 알면서 말이야! 세상에... 그 긴 글을 다이제스트하는 이 슬픔이라니... 우여곡절 얼렁뚱땅 끝에 새해부터는 씨네 21을 사던 돈으로 일주일에 한 권씩 만화책과 교양도서를 사기로 했슈우...어...힘빠져... 그래서 여러분의 추천을 받습니다... 나만이 알고 있는 재미난 만화라 든지, 모두가 알고 있더라도, 이것만은 꼭 소장해라! 라고 추천해 줄 만한 것이라든지. 현재 제 1순위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마스터 키튼]과 마리모 라가와의 [아기와 나]애장판 (얘는 있었 는데, 재수를 끝내고 집에 .. 더보기
내 사랑 심수봉 문과대학 지하에 있는 동아리들의 자치공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2년마다 정기적으로 열리 는 회의, 이것이 내가 며칠동안 골머리를 썩었던 '공간배정협의회'의 정의이다. 다행히도 열두개 의 동아리방이 있는데 열두개 단위만이 신청을 해 와 별다른 문제없이 잘 넘어갈 수 있었고, 우리 동 아리 대표 자격으로 내보낸 후배가 말을 잘 해 주어 다른 방으로 옮기게는 되었지만 그런대로 커다 란 방에 남을 수 있게 되었다. (무지하게 작은 방들도 있다.) 나름대로 괜찮은 마음으로 '연극과 인생' 뒷풀이에 갔다가 헤어진 여자친구를 보았다. 나는 가을 연극이 끝나고 한 대, 지난 번 첫 망년회 때 사람들을 웃기느라고 한 대, 이렇게 올 한 해 두대만을 피웠던 담배를 반갑이 넘게 피웠다. 아, 이 삶이라는 코미디여. 마.. 더보기
아아 주재하는 회의의 사람들이 속을 썩이기도 하고 군대와 연극준비등 개인적인 일들도 골치를 아프게 하여 마음 편히 앉아만 있기도 힘들던 차에 한 수업의 기말레포트 성적이 나와 주었다. 이번 학기 에는 공부도 레포트도 그다지 싫지 않았는데 가장 마지막으로 내는 레포트인데다가 주제도 애매모호 하여 쓰기 싫어, 쓰기 싫어, 쓰기 싫어하는 것도 싫어를 중얼중얼대며 대충대충 써서 냈던 것인데. 그러면서도 철 좀 들어라 최대호, 시간도 충분한데 스스로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학점을 왜 팽개치는 거야? 라고 자문하며 괴로워하였던 것인데. 97명중에 단 한 명 A+를 받았도다. 으하! 학교 다니면서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논술로 시험을 보는 수업, 그것도 구성원 중 반 이상이 공대생인 수업을 들을 것. 마음을 괴롭히는 일.. 더보기
메리 크리스마스 미리 선물줬던 사람들도 다시 한 번, 못 받은 사람은 이번 것으로 다같이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라는 것이 어떠한 종교적-이념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닐지라도 어릴 때부터 익숙해져 온 하나의 동시대적-동세대적 문화적 코드로만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좋은 것이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추세를 보아하니 오늘은 점심을 먹고서야 잠을 잘 것 같아 미리 올려둡니다. 지금은 새벽 다섯시 반, 해뜨기 전에 혼자서 다녀올 데가 있습니다. 나갈 차비를 해 놓고 쓰는 글입니다. 어딘지는 비-밀♡ 아 참, 그리고 어쨌든 크리스마스 문자 보내 준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와 사과를 동시에 보냅니다. 비디오 보고 앉아 있으면서 심통이 대퉁 나 있어서 답 보낼 여유가 없었어요. 무지하게 마.. 더보기
먼 하늘을 바라보고 한숨짓다. 큰 뜻을 품고 화류계에 입문한 것이 1997년의 가을, 어느덧 해가 여섯번이 바뀌었다. 수많은 일들 과 사람들이 지나가고 육체는 꽃피웠다 스러졌다를 거듭하며 그 물오름을 한껏 과시하였는데. 2002년의 크리스마스 이브, 오늘밤 나를 달래 줄 것은 아직 엔딩을 보지 못 한 [대항해시대 2 외전] 과 플레이스테이션 2용 타이틀인 [귀무자 2]. ...철들고 처음으로 약속없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으며 갖은 상념과 번뇌가 머릿속을 스쳐 더이상 글을 잇지 못하다. (혹자는 '넌 아직 철 안 들었잖아'라고 말을 하였다. 소영할멈 미워.) 더보기
[반지의 제왕 - 탑 두개]를 보다. 날씨가 조금만 더 추웠으면 눈이었을 비를 후두둑 후두둑 맞으며 오랜만에 연수동을 찾았다. 인천 안 쪽으로 들어가서 아늑한 느낌도 있고, 약간 다녀본 동네이기도 하고 해서, 버스를 잘 못 탔는데도 여유롭게 아무데서나 내렸다. 그냥 서 있기 뭐해서 붕어빵 1000원어치를 사 들고서는 붕어빵 아 저씨와 이번 대선의 문제점에 관한 토론을... (아저씨가 보너스로 하나 더 줬다가 노무현 찍었다니까 도로 빼앗아 갔다. 어흑. 정치적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기란 정말이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아저씨 를 비롯한 연수동 주민이 약속장소인 롯데마트로 간다고 말해 주었던 시내버스 46번은 올 줄을 모 르고, 빗방울은 점차 더 가늘어지고 많아지는 바람에 흡사 안개 속에 서있는 기분이 들고, 설상가상 으로 아까 그 붕어빵을 사 .. 더보기
11월 21일 토요일 긴 하루였다. 뒤바뀐 생체 사이클 탓에 비척비척 일어 난 것이 새벽 세시 반. 예전에 만들다가 내버려 두었던 세계 최초의 전기 자동차 다이무러 카를 완성하고, 반쯤 읽다가 침대 옆에 덮어 두었던 갖가지 책들을 모두 읽어 책장에 다시 꽂고, 먼지 쌓인 10여년간의 크리스마스 카드들을 다시 한 번 읽고 난 뒤 아침식사를 했다. 집에서 나서는 길 엄마가 우악스럽게 주머니에 5만원을 우겨 넣어 줬다. 죄많은 대학생은 그저 다른 곳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게도 시험시간이 되어갈수록 마음은 편해지고 몸의 컨디션도 괜찮아졌다. 시험도 뭐, 준비 안 하고 땡땡 놀았던 거에 비하면 경천동지할 정도로 잘 본 편이고... 다만 이번 시험 최대의 변수가 될 것이라 예측하고 소설내 인물들 상관관계표까지 그려가며 공부하였.. 더보기
잡감모음 각고의 노력을 거쳐 제 2차 소설을 탈고했다. 정말이지 글쓰기란... 원고지 한 장이 채워져 갈 무렵 꽉 차오는 뿌듯함은 단 한 장 넘어가는 것만으로 그 광대한 벌판에 다시 홀로 서는 막막함으로 쉽게 바뀌고 거기에서 나는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 방향을 가늠해야 하지만. 컴퓨터로 쓰면 글이 너무 쉽다. 얼마나 나가는지 알수도 없거니와 원고지 한 장을 넘기는 그 무게가 없어서인지. 쉬운만큼 덜 사려깊은 문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소설의 제목은 산의 이름이었지만 사실 산과 관련된 소설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산에 가고 싶어졌다. 딱 몇 사람. 연말이라고 부-하게 무게없는 모임들에 쫓기지 말고 차가운 저녁공기를 맞으며 일몰을 보고 내년에 또 함께 하자는 약속을, 어떻게 살지의 계획을 함께 나눌 몇.. 더보기
...어감은 별로 안 좋지만, 노 대통령님, 메리 크리스마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100% 개표가 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노무현씨가 대통령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5년동안 어떤 정치를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문화계든 경제계든 정치계든, 이전의 상식을 깨고 그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 사람은 역사 속에서 언제나 있어왔던 것, 노무현씨가 이제는 성숙할 때가 된 한국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가져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하나의 생각을 평생 가지고 살아가기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평생의 정치신념이랄까, 나름 대로 하나 세워 보았습니다. 어떤 선거든,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이인제와 정몽준은 안 찍는다. 선거를 준비하신 분들, 참여하신 분들 중에 크든 작든 하나의 신념을 가지셨던 분들에게 수고하셨 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저도 수고하셨지요. 투표장소를 잘 못.. 더보기
근황 종종 언급하는 게임 [대항해시대 2]는 사실 윈도우 2000에서는 돌아가지 않는 게임입니다. 실상 해 본 것은 꽤 오래 되었는데, 어제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대항해시대 2 외전 for windows 95]를 발견했습니다. 대항해시대2 와 외전 사이에 있던 윈도우즈의 등장이라는 충격적 환경변화에 적응 하기 위해 출시회사인 koei에서 판매겸, 유저서비스겸 해서 내놓은 물건이지요. 뭐뭐, 자세한 설명 은 어떻든, 그 물건으로 밤을 새워 버렸습니다. 후후후... 여기저기 시험 없어서 걱정 없다고 말은 해 두었지만 찾아 보면 나름대로 할 일이 꽤 있는 편입니다. 20일까지, 수강했던 수업 '소설쓰기'의 마지막 과제인 제 2차 소설을 제출해야 합니다. 전작 [주안 동정남]이 꽤 주목을 받았던 고로 부담이 약간 .. 더보기
윤도환씨, 메리 크리스마스 그런 것이 양놈들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이란 말이다! 라고 말씀하시면 할 말 없습니다만 그저 좋은 때 서로 좋은 말 하자고 있는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술마셨을 때 괜히 다른사람들 축하해 주고 하면 불경하니까 형한테 보내는 서간이니 너무 기뻐하지 마시고. PS2 엎드려 감사하나이다. 덕분에 외로운 밤이 그나마...그러나 약간씩 더 이상한 취향이 되어가는 것은 그다지 좋은 현상이... 소교다...대교다...으흐흐...초선이다...으흐흐...견희다 견희! 으흐흐흐... 이 하락곡선의 끝은 어디일까. 오늘은 참이슬 반병에 취하다. 각종 연말모임들을 앞두고 심히 걱정 된다. 정말이다. 여름방학 이후로는 정말이지 탄젠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