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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어쿠 야아...며칠 자리 비운 건 알고 있었지만 1주일이나 훌쩍 지나 버렸다니... 잘 아시겠지만 연극 준비에 정신이 없는 중입니다. 오늘은 첫 공연을 마쳤고요, 마음이 편한가, 하고 생각해 보았는데 워낙 거대한 흐름이라 잠깐 쉰다고 그 밖으로 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산다는 증거로 하나. 가보시구랴. http://woman.nate.com/date/fresh/advice.asp 끝나고 나면 다시 매일 일기 쓸게요. 기사, 제목이 참 재수없죠? 더보기
초청장 3월 3일, 4일, 5일 늦은 네시와 일곱시에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4층 무악극장에서 연극동아리 '연극과 인생'의 제 20회 정기공연 을 상연합니다. 원작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연출 김재엽, 기획 최대호로 이어지는 황금의 스탭라인. 차분한 마음으로 사뿐사뿐 다녀가십쇼. 더보기
2003 연극과 인생 공연 <꿈의 연극> 팜플렛 中 '기획의 글' 기획의 글을 쓰고자 앉았는데 뭔 이야기를 써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아 다른 기획들은 뭐라고 변을 토하셨는지 지금까지 모아 놓은 팜플렛들을 바리바리 쌓아 놓고 읽어 보았더랍니다. 힘들게 기획하는데 마음의 지주가 되어준 누구야 사랑해라는 애정만발 러브레터도 있었고 기획이야말로 연극의 알파요 오메가라는 위대한 경구도 있었고 오늘아침에는 계란 후라이를 먹었다는 일상다반사 도 있더랍니다. 가만 앉아 생각해 보니 애인은 없어도 누구야 고마워할 만한 사람들도 몇이나 있고 나야말로 이번 연극의 1등공신이노라는 말도 대뜸 해 볼만 한 것 같고 오늘 아침에는 식사대용으로 발렌타인데이 쪼꼬레또를 먹었다고 써도 왠지 뭔 생각이 있는 것처럼 뽀대 나 줄 것 같기도 하더랍니다. 그래도 어쩐지 기획스러운 말을 써 줘야 기획.. 더보기
공연 8일전, 최기획. 추적추적 빗소리를 귓등으로 들으며 매우 친한 후배를 대상으로 야한 꿈을 꾸어 버렸다. 꿈에서 깨어 비오는 창밖을 보며 피식 웃고 도로 잠이 들었다. (내용이 아주 내실있어서였을까.) 홀몸인 후배에게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잠시 미안. 바쁜 가운데 여유를 찾는 연습은, 바쁜 중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므로 나름대로 좋은 경험으로 삼기 위해 하루하루 또 열심히 살아간다. 이번주에는 그 과정에 실수도 많고 생각하면 몸서리쳐지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조금씩 여유로와지는 자신을 보며 그것들도 하나의 기회였음을 다시 생각한다. 후우-. 살아있다. 살아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다행히도, 가슴 뿌듯하게도 오늘의 내게 그 말은 위안이다. 살아있길 잘했다. 더보기
아아.. 언제나와 같은 연극연습. 그나마 오늘은 조금 잘 풀려 주었다. 그런데 연습이 끝나갈 무렵 (언젠가 의 일기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지난 연극 '굿 닥터'를 관람하러 왔다던) 지난 여자친구가 왔다. 전 혀 예상을 하지 못 했던 바이고, 연습에 오는 대부분의 외부인들과 연락을 취하는 것이 주로 내가 하는 일이기에 놀라움이 더했다. 영 좋지 않은 마음을 안고 내려가다가 좋지 않은 때에 후배를 만났 다. 정말로 예뻐하는 동생인데, 신촌에 살다가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하는 통에 어제 오늘 연습을 못 왔던 녀석이다. 그런데 신촌에서 활보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쩐지 얄미운 마음이 들어 평소에 하던 대로 쥐어박았는데, 그것이 분했는지 팽 울면서 가는 바람에 그녀석과 같이 있던 02학번들에게서는 따가운.. 더보기
03학번을 만나다. 즐거웠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암역에서 내려 만수동 까지 한 후배를 걸어서 데려다 주었는데, 1학년때의 기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그렇다고 믿고 있었을 뿐임을 소스라치게 놀라며 알게 되었다. 1학년이 얼마나 대책없게 착한지, 하고 있는 말들을 들으면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든 탓일까, 아이가 이해하지 못 할 말은 하지 말자, 지금은 일단 그 생각대로 학교생활을 하도록 내버려 두자, 라는 생각을 했다. 길보. 인천놈들이 올망졸망한 것들로 세 놈이나 있었다. 대길보. 03들이 02학번같아 보인다고 그래 줬다. 역시 새로 자른 머리가 먹어 준 것이다. 어이쿠야 길보. '선배는 착하고 좋은 사람 같아요.' 드디어 컨셉생.. 더보기
산책 문학의 수많은 장르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세개정도만 꼽으라 한다면 아마도 수필은 반드시 그 목록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수필은 그 소재를 취함에 있어서 사소함에 눈길을 주는 것이, 정말이지 여유롭고 멋진 삶의 기록인 것만 같아 항상 마음이 동한다. 산책을 했다. 좋아하는 친구와 동네를 휘 한바퀴 돌며 시시덕거리다가 금새 들어왔지만 그 별볼일 없음이 얼마나 편안했는지 모른다. 긴 글로 산책길을 묘사해도 좋겠지만, 이 세 줄이 나 개인에게 얼 마나 큰 의미를 갖는 것인지. 오늘은 일진이 영 안 좋았다. 대학와서 그대는 무엇을 배우고 행하였는고, 라고 누군가 물어오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연극과 연애인데, 그 연극을 한다는 것이 정말이지 힘겹게 느껴지는 하루였던 것이다. 좋아.. 더보기
나는 나쁜 남자 오지마. 오면 물려, baby. 더보기
What the happiness is. This one goes out to all you guys I need and love and remember and wanna be with all the time. Love from the very bottom of my heart. Very bottom, babies. I'm here bacause I like to be here. 더보기
블루스 비트 어제, 드디어 1주일 내내 밤낮으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스폰서가 끝났습니다. 뗀 스폰서들 정리 하는 일도 남았고, 팜플렛 디자인에 글들 받아 정리해 넣는 일도 남았지만 일단 배우들이 발로 뛰며 밤늦게까지 고생하는 일은 끝나 기획으로서, 같은 배우로서 너무 기분이 좋아 아주 조금의 술에 기분 좋게 취해 버렸습니다. 단 한 사람의 예외없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대학 와서 처음으로 맞는 순간. 취하면 안 돼, 취하면 안 돼, 가 아니라 취하면 취하는 거지, 하고 자유롭게 마시는 순간. 새벽에 들어와 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첫사랑의 꿈을 꾸는 것은 그러고 보니 오랜만입니다. 다시 만 나던 그 때. 이 여자는 사귀어야만 하겠다라고 생각했던, 지금까지 인생에 세번도 없었던 순.. 더보기
사랑해 베이비 더보기
시계는 새벽 1시 53분에서 54분을 넘기는데 그 움직임이 섬뜩하다 복잡한 것들이 용트림치고 섞이는 가슴이 잠을 허락치 않아 뒤척거리다 시인지 산문인지 몇 줄 끄적 이는 것이 한장을 넘어가고 두장을 넘어가고 세장을 넘어간 뒤 무슨 내용인지 다시 한 번 주욱 읽어 보니 도무지 내용이라고는 없는 것이 시인지 산문인지 한장을 읽고 두장을 읽고 세장을 읽어봐도 여전히 모를 소리만 나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글이랍시고 언제 다시 일기를 쓰게 될지 몰라 하루에 두편쓰는 민망함을 무릅쓰고 주욱주욱 컴퓨터에 옮겨 적어 보고서 화면으로 다시 보니 여전히 시인지 산문인지 내용은 없는 터라 짧게나마 요약을 하려 주제문을 찾고 찾아 줄이고 또 줄이니 단 네 글자가 남았는데, [일모도원] 해는 저물고 갈길은 먼데 어디에 서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이 내 복잡한 심정이 저리 간단히도 훌쩍 표현되는가 하.. 더보기
( )에게 미안. 바빴어. 바쁜 중이다. 이번 연극의 기획님이시거든. 연극의 양대산맥 연출과 기획, 그 중의 기획. 대기획 최기획. 연극을 한참 하고 있을때가 대학에 들어온 이후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쁜 때이기는 하지. 그래서인지 연극때문에 한참 힘들때에는 일기를 쓰는 것이 조금 조심스러워질 때가 있어. 기대고 기대어 사람이라지만, 나는 아직도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는 것이 멋적어. 어쩐지 쑥스럽고, 그래. 내가 쑥스럽다거나 부끄럽다는 말을 쓰면 사람들은 잘 안 믿지. 하지만 그래. 여하튼 그래서, 힘들면 힘들수록 나는 되도록 혼자 힘으로 버텨 나가는 편인데, 그런게 나도 모르게 쌓이잖아. 그걸 풀어줄 사람이, 요즘엔 없어. 단순히 여자친구를 말하는 게 아니야. 예전에도 많았던 건 아니지. 어쨌든 그래. 횡설수설, 오.. 더보기
애거서 크리스티 '빨간 책' 소장목록 출판사는 해문출판사. 앞의 번호는 책별로 매겨진 일련번호입니다. 1번부터 80번까지, 총 80권이죠. 01.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05. 나일강의 죽음 06. ABC 살인사건 07.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 09. 장례식을 마치고 11. 예고살인 13. 커튼 16. 엔드하우스의 비극 26. 구름속의 죽음 28. 테이블위의 카드 29. 비밀결사 38. 쥐덫 40. N 또는 M 61. 잠자는 살인 62. 코끼리는 기억한다 67. 리스터데일 미스터리 68. 엄지손가락의 아픔 80. 운명의 문 이렇게 해서 가지고 있는 책은 현재 총 열여덟권. 그리고 헌책방 등에서 보이는 대로 꾸준히 사 모으고 있습니다. 추천작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BC 살인사건', '비밀결사.. 더보기
춘향 애도문. 방명록에서 누군가의 글에 답으로 달아둔 글을 읽으신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요사이 '다리 찢기'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새로 시작한 연극에는 연출을 비롯하여 스탭, 배우 등 여러가지 방면 에 졸업생 및 고학번 선배님들이 대거 참여하십니다. 덕분에 선진 기술등을 많이 전수받고 있는데 요, 예전에 하던, 달리기에 이은 PT체조등 근력키우기 일색이었던 체력훈련에서 벗어나 주로 신체 의 유연성에 포인트가 맞추어진 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몸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무대위에서의 연기에 거침이 없어진다는 것은 연기의 세계에서 단순하고도 위대한 진리이지요. 그러다 보니 상체 굽혀 땅바닥에 손대기나 다리 벌리고 엉거주춤 앉아 양어깨 굽히기 등의 여러가지 훈련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더보기
잡을 테면 잡아봐 유승준이 선전했던 모 회사의 광고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catch me if you can'을 보았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이 났던 것은 (과연 감독이 스필버그라는 것을 모르고 봤을 때도 내가 그렇게 생각했을까는 또다른 의문이었지만) 연출의 힘이었다. 근래에 한국영화, 외국영화들을 극장에서 그리고 비디오,TV로 접하며 '아! 저것은 연출의 힘이다'라고 절로 탄식하게 하는 부분부분들이 있었 는데 이 영화는 일일이 지적할 수 없을만큼 전체가 하나의 큰 흐름으로, 그런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별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하나의 유기체처럼 잘 짜여져 있었다. 덕분에 실내가 더웠던 것 과 다음에 나올 장면을 예측하며 토론해 대는 연인들을 빼면 오랜만에 편한 기분으.. 더보기
유치찬란 과외 못 구해 속이 상해 있을 my pal 미랑도, 새 호를 얻어 힘차게 인생을 살아 나갈 학진군도, 20년씩이나 살아서 장수거북이가 된 기분이라는 오만한 경아양도, 새 둥지를 틀고 새 삶을 시작하는 도환옹도, 새해의 꼭두새벽부터 사람 가슴철렁하는 문자 보내준 련도, 또다시 한판 같이 구를 댑따소중동기 왕수 진섭(세트로 묶어서 미안)도, 학교에서의 한 발걸음이 그대로 인생에서의 한 발걸음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신부장님도, 본인이 물어다 준 소개팅에 가슴떨려 하고 있을 대공원 아자씨 수도, 새 홈피 관리에 여념 없으신 승규옹도, 올해도 연인의 좋은 라이벌이 되어 줄 시학의 미녀군단 나비님 안개님도, 멋진 홈피 신규개장에 빛나는 엔디님도, 화려했던 외국생활의 여파로 삶이 버거울 심오빠도, 한살씩 더 잡수신 재.. 더보기
갑자기 여행 제 3탄. 다시 연극 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설휴가 전이라 난 이틀의 시간을 이용하여, 이번 겨울 마지막 갑 자기 여행을 떠나봅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노천온천'! 갑자기 여행을 하기 위해 인터넷들을 뒤지며 얻은 지식들이 때로 유용하게 쓰일 때도 있습니다. 여하 튼 이번엔 전국에 있는 거의 모든 노천온천에 관한 정보를 얻었으니, 이것도 언젠가 쓰일 곳이 있 겠지요. 최종결정지는 (일단) 영종도 해수피아. 월미도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로 작용 하였습니다. 찬바람을 쐬면서 온천에 앉아 이것저것, 조금 더 생각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더보기
이게 뭘까 누군가에게서 받은 사진인데, 뭘 찍은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더보기
옆머리 유감 집에서 혼자 머리를 자르는 일은 꽤나 재미있는 취미생활이다. 이리저리 모양을 맞추다가 끝내 실패 하여도 그닥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은 성격탓인가, 하여튼 결과가 어찌 나와도 항상 유쾌하였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큰 변화는 작년 가을에 하나의 트렌드를 불러 일으켰던 파마였다. 그 이후, 뒷 머리만을 미용실에서 한 번 정리한 이후로는 전후좌우 스스로의 손으로 가꾸어 오고 있는 것인데. 마지막으로 다듬었을 때에 앞머리만을 과하게 친 것이 화근이었을까, 보통 남성의 머리와 다를 것이 없는 앞머리에 비해 손오공마냥 자라난 옆머리는 반대편에 있는 형제와 곧 눈앞에서의 극적인 조우 를 기다리고 있다. 사정이 그러하니, 요새는 보는 사람마다 옆머리 이야기다. 어른들이야 당연히 지저분하다고 하시고, 아이들도 지저분하다고.. 더보기
Se7en 비디오 을 보았다. 내가 제일 처음 본 데이빗 핀처의 작품은 근작 이었다. 그 어이없는 스토리전개와 개발의 편자같은 카메라 워킹등을 보며 저 돈으로 한국영화 몇 편을 찍을지...하고 한숨을 쉬었던 것인데. 좋아하는 배우 조디 포스터가 임신한 몸으로 고생을 했느니, 한 신을 백몇번을 찍었느니 하는 뒷이 야기도 재미있긴 하지만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 자체로서 승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찍으면 서 배우들 고생한 이야기야, 대학극인 우리 연극에서도 잔뜩 있다고. 그래서, 감독에 대한 기대치도 낮았을 뿐더러 작품성과 -특히-화면이 미려하다는 평을 재삼 떠올리 며 대담하게 집어 보았다. 뭐랄까, 결과는 10점 만점에 6점정도. 식스센스와 디 아더스 이후 반전에 대해 내가 조금 더 엄격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 더보기
오늘의 일기 같은 사진으로 울궈먹기 드디어 끝. 앨 고마왔어요.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으로는 재미나게 함께 지낸 기억도 있는 고등학교 동창이 군대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작년에 연이어 있었던 할아버지와 큰고모의 죽음때 에는 느끼지 못 했던 여러가지 것들이 울컥 밀려와, 그 이야기를 들은지 열흘여 정도가 지난 지금 까지도 머릿속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물셋. 당장 죽게 된다면 나는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떠올리고 가슴속에 어떤 감정을 품을 것인지. 정말이지, 도덕교과서같고 재미없는 말이지만, 더욱 하루하루를 값지게 채워나가려고 노력해야겠습 니다. 초등학생 일기의 끝같군요. 더보기
어찌 살아야 할까요? 그래서 여기에 점 하나를 남깁니다. 더보기
느낌, 관찰. 아, 기술의 발전이란 정말이지 놀랍지 아니한가? 이것이 어제의 그 사진과 같은 물건이라고는 도무 지 믿을 수 없는 지경이니. 몇차례 언급했던 것과 같이 뽑기는 내 오랜 취미중의 하나이다. (더불어 내가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도박의 맥시멈이다.) 정식용어는 가샤퐁, 혹은 가챠퐁이라고 하는, 100원이나 200원 정도를 집어넣 고 드르륵 돌리면 그 가격에 걸맞는 크기의 캡슐이 나오는, 그 뽑기 말이다. 뭐, 그렇게 흘러간 예 전의 이야기처럼 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어지간한 동네에는 다 있으니까. 새로 과외를 하게 된 아이네 집 근처에는 500원짜리 뽑기가 있다. 뭐가 들었길래 그리 비싼고, 하고 안쪽을 들여다 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반투명 캡슐 안쪽에 있는 것은 분명히 레고의 작.. 더보기
상주유람기 저녁 여섯시 근처에 출발한 여행이었다. 기차여행은 모르겠지만, 버스여행이라면 역시 저녁부터 시 작하여 별이 총총 빛을 발할 무렵 추위를 느끼며 버스에서 하차하는 그 시간대가 가장 좋다. 주위의 풍광을 즐기기에도 그 이상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이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감상이지만 어 디까지나 주관적인 여행이므로 상관없다. 어쩐지 요즘은 달이 낮게 뜬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어릴 적 읽었던 '혼자 뜨는 달'이라는 성인소설 을 연상해 내었다. '...현주는 가쁜 숨을 내쉬며 이불을 꼭 잡아 쥐었다...'등의 별거아닌 표현에 씩씩 콧숨을 내뿜으며 흥분하던 기억이 나 피식 웃다가 요즘도 흥분하면 그다지 꼴이 다르지 않은 것에 생 각이 미쳐 웃음을 그쳤다. 외국에 나가 본.. 더보기
Corel- Photo paint 8.0 2D 효과 - 가장자리 감지 누나가 일하는 동안 찍어 두었던 사진을 가지고 놀고 있다. 신난다. 재미난다. 더보기
여기는 고국의 열사 강애리님께서 근무하시는 상주농민...농민뭐였는데...여하튼 회의실. 간밤에 있었던 일 은 오늘 저녁 인천에 올라가서 적도록 하겠다. 상주, 정말 조용하네. 자전거도 많고. 사진은 앨님께서 사진을 찍지 않기를 원하셨으나 이 홈페이지를 들르는 사람 중에 그 얼굴을 그리워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말에 그럼 뒷모습만 허한다시기에, 굳이 이렇게. 더보기
갑자기 여행 갑자기 여행. 방학때에만 해 보는 갑자기 여행. 그냥 보통때처럼 일어나 보통때처럼 밥먹고 보통때 처럼 약속잡다가 심통나게시리 약속이 안 잡히는 날에는 문득 '아, 다시 그 때가 돌아왔구나'라고 씨익 웃으며 훌쩍 떠나보는 갑자기 여행. 갈 곳은,이미 마음에 있었으나 실제로 떠나려 할 때에는 뜨뜻한 집구석이 정이 가 어쩐지 꺼려지는 곳. 되도록 떠나면서도 '내가 갑자기 이렇게까지 가도 되 나...'싶을 정도의 거리가 있는 곳. 그 마음을 극복하고 떠나는 재미없는 버스여행. 가는 길에 읽는 감동적인 책 한 권. 다이어리 구석에 휘갈긴 짧은 독후감, 인생에서의 선택들에 대한 단상, 새로이 쓸 거리들의 구상. 어쨌든, 오늘은 갑자기 경북 상주로 갑니다. 신난다. 더보기
드디어 옥션에서 겁도 없이 즉시구매를 해 버렸다. 판매자에게 야매로 연락해서 슬쩍 만나 하는 직거래가 아 니라 처음으로 해 보는 정식거래인 것이다. 드디어 옥션에서 '구입'의 늪으로 빠져드는구나... 셜록홈즈 전집인데, 일곱권이나 되는 것의 즉시구매가를 삼만원으로 제시해 놓은 것에 혹해 그만... 이제까지는 보기에 당연히 가격이 올라갈 것 같은 물건들에 조금 높은 가격을 턱 쳐 놓고 마치 게임 을 즐기듯이 (어차피 나는 안 살 거라는 생각으로) 지켜보고는 했는데, 당장 입금할 생각을 하니 어쩐 지 미심쩍기도 하고, 여하튼 마음이 좋지 않다. 아, 그래도 책이니 뭐, 다행이지. 그것도 셜록 홈즈인데. 뭣하면 나중에 되팔든지. 더보기
산정호수 마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났다. 정말이지 재수할 때에 익혀 놓은 '일어나야 할 시간에 마인드컨트롤해 놓고 딱 맞추어 일어나기'는 평생에 유용한 어빌리티가 되었다. 전날 조금 늦게 잔 탓에 걱정이 되었는데. 새벽의 용산역 직통 열차는(오늘자 조선일보에서는 '직통'이 아니라 '급행'이 맞는 말이라고 누군가 투고를 했지만) 한산했다. 그래도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잠시나마 눈이 즐겁기도 하였다. 과외하는 아이의 집에서 빌려온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을 다 읽고 약간 눈물이 난 채로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노량진이었다. 한떼의 젊은이들이 우루루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훗, 열심 히 하라고 재수생들. 난 벗어났지롱. 전화가 전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