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화에 도전한 이후로 지금까지는 쭉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왔다. 잘 된 그림이나 애당초 부탁을 받아서 그린 그림은 받을 사람 찾아서 가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못한 그림들이 쌓이기 시작하니 보관이 골치아파졌다. 새 캔버스를 사러 화방에 갔다가 혹시나 해서 기웃거려보니 과연 아크릴화 스케치북이 따로 있었다. 일반 스케치북보다 더 두꺼운 종이를 쓰는 탓인지 가격은 상대적으로 조금 더 비쌌지만 스케치북의 장 수만큼 캔버스를 사는 비용에 비하면 엄청나게 싼 셈이다.
새 스케치북에서 처음으로 도전한 것은 교토의 도시샤 대학 교정 그림. 올 봄에 교토에 갔을 때 학내의 서점에서 도시샤 대학의 전경 그림엽서를 몇 장 산 일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한 장을 따라 그려본 것이다.
도시샤는 오래된 미션 스쿨이라 교회풍의 건물이 많다. 위 그림은 그 중에서도 교정에 들어서면 가장 쉽게 눈에 띄는 첨탑식의 건물을 그린 것이다. 원화가 수채화풍이라 나도 물을 넉넉하게 써서 수채화풍으로 그려봤더니 아크릴용 스케치북이라 그런지 양쪽이 울고 말았다. 그래도 붓으로 설렁설렁 칠하는 재미나 몇 차례 겹쳐 칠하는 것만으로 명암이 표현되는 재미 등이 쏠쏠해서 앞으로도 더 연습해볼 생각이다. 뭣보다 아크릴화를 그릴 때보다 물감이 엄청나게 적게 드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오늘의 마지막도 흑백효과. 처음부터 이렇게 그릴 수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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