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준비해 온 팟캐스트 프로그램 '방과후 수업'이 9월 22일인 이번주 목요일에 런칭된다. 지금은 시범적으로 안드로이드용 팟캐스트 사이트 '팟빵'에 프롤로그격인 0화가 하나 올라가 있다. 애플 팟캐스트는 프로그램 심의를 거치는 과정이 있어서 목요일 런칭에 0화와 1화가 함께 올라갈 예정이다.
무언가를 만들어 보자고 몇 명의 사람이 모인 뒤, 비디오 프로그램은 팀웍과 각자의 역량이 좀 더 쌓인 뒤 도전해 보기로 하고 첫 걸음은 오디오 프로그램으로 가 보자고 결정한 것이 열 달쯤 전의 일이다. 학부 내내 학기마다 한 편씩 연극을 올리면서 여러 사람과 뒤섞여 두어달 연습을 하고 그 중의 누구는 팜플렛을 만들고 그 중의 누구는 무대를 쌓고 하던 그 일들을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 냈었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 난관이 많았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팀 내에서의 의견 충돌 뿐 아니라, 로고 제작과 선정, 사용되는 음악과 음향의 저작권, 게스트 섭외 등등에 이르기까지 해결책은 없는데 골머리만 앓다가 밤이 새곤 하는 일이 사방에 있었다. 그나마도 런칭 직전인 이 시점까지 완전히 흡족하게 해결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언제나와 같이 결과물은 성에 차지 않는데, 거기에다 어릴 때에 비해 시간과 기회는 줄어들었고 대처할 수 없는 위기의 수는 늘어났다. 지금 나는 12회차 녹음을 준비하고 있는데, 고작 여남은 번의 녹음 동안 프로그램 구성이나 타게팅 청취자와 같은 중요한 설정조차 몇 차례 바뀌었는지 모른다. 런칭 후에도 멤버의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멤버 교체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거센 악플이나 오랜 무관심 등에 지쳐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래도, 창대한 의도나 찰나의 성과보다는 조용한 꾸준함이 일이 되게 하는 데에 더 중요한 덕목이라는 걸 마음에 거듭 새겨가면서, 되도록 오랫동안 노력해 보려고 한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이렇게, 시작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