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산책 도중 보게 된 세계 등불 축제의 사진들이 너무 예뻐서 나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할
일이 적지 않은 일요일 밤을 통째로 들여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청계천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찾
은 인사동을 걷는 것도 즐거웠고 지인과 전통 찻집에 앉아 나누는 소소한 이야기도 무척 마음에 와
닿는 시간이었지만, 혹한기의 영종도를 연상케 하는 날씨 탓에 정작 등불 구경은 잰걸음으로 지나가
며 사진을 찰칵찰칵 찍는 것으로 끝나 버렸다. 동행한 정재령(28) 님께서는 단지 추운 날씨 뿐만 아
니라 1주일간의 영국 여행에서 돌아와 월요일부터 출근을 해야 하는 현실에 크게 심기가 불편해 계셨
고, 아울러, 종종 언급하다시피 재령은 이번에 결혼한 허수와 동기이며 또한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직장 상사이기도 한데, 허수가 1주일 간의 신혼 여행에서 토요일에 이미 돌아왔음에도 수요일까지
놀기로 했다는 사실 등이 또한 그녀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었기 때문에 공사 전 4대강과 같이 얕아빠
진 내 담력으로는 추위에 맞서랴 눈치보랴, 쉽지 않은 길이었다.
등불 축제의 전시물 사진은 다음 장에 올린다. 올 해에도 겨울에 루미나리에를 또 하는지는 모르겠
지만, 그 때엔 마음에 차도록 사진을 찍게 좀 덜 추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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