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 다카코 주연의 <4월 이야기>라는 영화가 있었다.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시작의 3월'이라든지 '만개한 5월'
과 같이 이미 이미지가 선점되어 있는 달들을 일부러 피해 신선한 이름을 잘도 지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단지 일본
의 개학이 4월이기 때문이었다. 5월에 결혼하는 일본인 친구에게 오월의 신부가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가, 일본인
에게는 유월의 신부가 가장 좋은 것인데 식장을 잡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오월에 하는 것이라는 핀잔을 들었다.
왜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아래인 나라가 더 늦게 개학하고 더 더울 때 결혼식을 하는 것일까. 마음은 아직도 보름이나
됐을까 싶던 봄을 마중하고 오는 길인데 날은 벌써 겨울 이불을 빨아 널어도 한 나절이면 마를 듯 하여 그 따위의 생각
이나 일삼는 새, 쓰레빠 직직 끌고 유월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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