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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1

문틈 새






며칠 전 새벽 불을 끄고 누워 있다가 우연히 문 쪽을 보았는데, 문틈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빛이 딱 사람 키만큼 막혀

있었다. 일어나 문을 열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쳐다보니 빛은 모두 멀쩡하게 새어들어오고 있

었다. 누운 자세 때문에 사각효과가 있었을까 싶어 몸을 좌우로 굴려가며 쳐다보았지만 어디에서 보아도 다 이어져 있

었다. 괴상해 하며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한기를 느껴 잠시 깼는데, 눈을 다시 감으려다 문 쪽을 보니 또 사람 키만큼

의 빛이 막혀 있었다. 문소리도 발소리도 없었는데 어찌 된 일일까. 같은 층에는 네 명이 사는데, 나 외의 세 명은 모두

자정이 되기 전에 잠들었다가 아침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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