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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1

구상



요새 들어, 블로그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좀 시작해 볼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기약없는 독서와
 
잡상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 그것들을 바탕으로 해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정해 보면 어떨까, 하고.


당장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 가지인데,

1. '평론을 바탕으로 한 시사만화'

2. '20대의 가치관에 관한 인터뷰'

3. '아마추어 토론'

이다.


첫 번째 '시사만화' 건은, 항상 관심을 가져 오던 만화라는 매체에 대해 훈련을 해 보고 싶은 마음과, 그때 그때 정리해

서 쌓아두지 않으면 유기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시사 관련 이슈의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합쳐진 것이다. 나는 특별히
 
기억할만한 시사 이슈들은 주간 별로 정리해서 문서화일로 보관하고 있는데, 그날그날의 뉴스를 모아놓는 것 보다는

여러 기사를 내 손으로 종합해 재구해 두는 쪽이 훨씬 더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것을 다시, 압

축과 재구를 특성으로 하는 만화라는 매체로 표현해 내려 하다 보면 스스로의 '사관(史觀)'을 정립하는 데에 도움이 되

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아직도 그림 실력이 일천하고, 특히 경제와 국제 관련 지식을 습득하기가 쉽지 않아 당장 실

천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두 번째 '20대의 가치관에 관한 인터뷰'는 셋 중 가장 오래 전부터 기획해 오던 아이템이다. 내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하

며 지나온 시기라 다른 세대를 대할 때보다 조금 더 자신이 있기도 하고, 학교라는 공간에 몸담고 있다는 현실적 상황

도 무시할 수 없다. 아울러 이전에 비해 오늘날의 20대는 사회 변화상에 더 넓은 폭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들

의 가치관에는 분명 사회상이 더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을 것이라는 고려도 포함되어 있다. 다른 구상에 비해 이 건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나는 녹취와 푸는 작업을 하지 않을 뿐 이 프로젝트를 오래부터 즐겨 해 왔다는 것이다. 단순히

인터뷰이 개인의 취미에 관한 글일 수도 있고 어쩌면 대화라는 형식 자체에 대한 의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 쪽이든

내게는 무척 값진 성과일 것이다. 인터뷰이를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가치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효과적인 인

터뷰 기법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과 녹취 환경과 기기 등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난점이다.


세 번째 '아마추어 토론'은 사실 한문학 전공의 석사로서 느꼈던 답답함에서 출발했던 구상으로 본래 기획하던 이름은

'석사들의 토론'이었다. 박사들처럼 진짜 다 알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제되거나 토론될 주제에 대해 아무 관

심 없는 보통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호기심이 있고 뭔가 말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여 보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불만

에서 시작한 것으로, 지금은 명망이 나 있는 인문학 토론회들이 그 시초에는 모두 20대 젊은 학자들의 티 파티 형태였

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는 독서 토론회도 좋겠고, 발전되어서는 논문 품평회, 강

독회,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사회 운동 집단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써두었다고 해서 당장 내일부터 뭔가를 시작할 것은 아니지만,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다가 문득 이 생각들을 일기장에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어 일단 손가락 가는대로 적어두었다. 나

중에 찬찬히 정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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