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메인 화면에는 노출시키지 않지만, 옆의 카테고리 중 <異談>에는 각별한 정이
있다. 처음에는 한문 공부를 위해 원문을 번역하면서, 나도 재미있고 읽는 사람도 재미있는 내용은 좀 옮겨둬도
좋겠다 싶어 괴이하고 무서운 이야기들을 골라 실었던 것 뿐인데, 이제는 공부의 한 주제로 무척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와중, 내용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봐도 재미있겠다 싶어 이야기 중 하나인 '머리 없는 사람'을 그려 봤다. 그림
체는 모로호시 다이지로 선생의 <제괴지이>에서 참고하였다. <이담>카테고리에 실어놓은 이야기의 대강은 다
음과 같다.
먼 동쪽 지방에서, 한 병사가 싸우다 죽었다. 머리가 땅에 떨어졌는데도 죽지 않고 그 머리를 들고는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머리는 비록 썩게 되었지만 그 몸은 살아서 자리에 앉아, 먹고 싶으면 손으로 ‘飢(배고플
기)’ 자를 썼고 목마르면 ‘渴(목마를 갈)’자를 썼다. 그 처는 묽은 죽과 물을 목구멍에 흘려 넣어 주었는데, 배
가 부르면 손을 휘저었다. 이렇게 하기를 삼 년, 두 아들을 낳고서는 마침내 죽었다.
본래는 주이존의 『일하구문(日下舊聞)』에 실려있는 이야기라 한다. 여기에 소개된 것은 홍한주가 『지수염
필』에 다시 적은 이야기이다. 이야기 자체로도 괴이하지만 그림으로 그려놓고 보니 더욱 그렇다. 상상력을
더 확장시켜서, 아들을 낳기 위해 합궁을 하고 있는 부부의 모습을 그려봐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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