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도 사오십여 분을 더 달려 도착한 덕천서원. 고전문학학회의 숙소로서는 의의 만점이었지
만 문풍지 사이로 배어들어 오는 외풍 덕분에 고생 크게 했다. 그나마도 새벽 세 시까지 꿇어 앉아
서 지방 훈장님들의 똑같은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은 뒤에야 누울 수 있었던 것이니 다음 날 내내 몸
이 쑤셨던 것은 당연지사. 제일 말씀이 많았던 어른은, 후에 들은 바에 의하면, 일전에 박노자 교수
가 연대에 와서 논개는 그냥 기생이었다는 요지의 발표를 했다가 진주에서 버스를 대절해 올라온 백
여 명의 유림들에게 큰 봉변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버스를 직접 대절한 주
동자이셨다고 한다. 과연, 하고 나는 생각했다.
중간에 마치 권력자들의 밀담 사진처럼 나온 컷의 형태 형과 현경이 형은 대학원 선배님이기도 하지
만 무려 인천 선배님. 현경이 형에 대한 존경심이야 아무리 표현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형태 형에
대한 존경심도 형이 원더걸스의 예은 양에게 글쓰기 수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그에 못지
않다. 이 길을 걷게 하는 강력한 동기가 또 하나 생긴 셈. 선배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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