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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1

홍대, 카페 꼼마







갔던 것이 너무 좋아 일기로 쓰기는 하지만,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백 배는 큰, 홍대 <카페 꼼마>. 주

차장 길에 있어서 감춘다고 해 봐야 딱히 감출수도 없지마는. 차에도 욕심없고 집에도 욕심 없지만 이런 책장

보고 온 날엔 배가 아파서 잠이 안 온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책을 꺼내다 읽어도 좋다

고 한다. 2층의 플로어에서 찍은 사진인데, 1층 중간의 작은 책장에 담긴 책들은 리퍼브 상품으로 반 값에 팔리

고 있었다. <아Q정전>과 <꼬마 니콜라>를 만 원도 안 주고 샀다.











그 전까지의 삶에서 가장 좋았던 카페는 2006년에 꼴까타에서 들렀던 북 카페. 처음 간 외국이라 모든 것이 신

기하기도 했고, 죽을 듯이 더운 인도를 누비고 다니다가 두어 달 만에 에어컨을 쐬게 된 곳이라는 어드밴티지까

지 모두 인정해 주더라도, 2011년의 카페 꼼마가 이겼다. 겨울에 저 통유리 밖으로 눈이라도 와 봐. 세상에.












카페 베네 등에 가면, 인테리어 식으로 책이 몇 권 꽂혀 있는데, 제목만 봐도 망한 책 대여점에서 통으로 사 온
 
티가 딱 난다. 하지만 카페 꼼마의 책들은 장서가, 그것도 관심 카테고리를 명확히 나누어 책을 모아온 장서가

의 컬렉션임을 알 수 있었다. 사회과학, 예술, 문학 등에서 이름난 책과 최신 베스트셀러가 망라되어 있었다.

그 세심한 손길은 만화에까지. 7,8천 원 대 프리미엄 만화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만한 컬렉션을

커피 한 잔 시키고 앉아 공짜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좌불안석하게 되는 제목들이 즐비하게 꽂혀 있

었다.












위위와 위의 사진에 등장한 만화책 모두,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것들. 앉은 자리에서 읽어 버렸다. 꼼마, 부

디 망하지 말아줘. 시간 나는대로 열심히 갈게.












꼼마에서 나와 연희동 쪽으로 가는 골목에서 발견한 로봇. 태권 V로 추정된다.












늠름한 정면 샷. 로봇의 가슴에 주차를 했다가는 큰일난다.












가까이서 보니 태권 V는 아니다. 이왕이면 태권 V로 그려줄 것이지. 나중에 내게 기회가 오면 태권 V로 할 거다.












산책의 마지막을 장식해 준 그림들. 요새는 어디서 그림을 보게 되면 내가 그리고 말지 뭐, 하고 사진을 찍어 둘

뿐인데 심슨 가족들의 면면에 그만 지갑을 열 뻔 하였다. 개인적으로 넋을 놓쳤던 것은 고흐 풍의 윌리 더 그라

운드 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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