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서른이 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도 풍파가 많았던 한 해라 올 해에 스스로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라면 대
체로 심드렁해졌다는 것을 꼽겠다. 크게 슬프거나 고뇌하지 않게 된 대신, 뛸듯이 기쁘거나 숨이 멎을 것처럼 놀라는
일도 적어졌다. 세상살기는 편해지고, 꿈자리는 비루해졌다. 그런 한 해라도, 한 해는 한 해. 빼거나 버리는 일 없이 쌓
아두었던 갑자 위에 턱 얹어두고 새 해 타먹으러 간다. 올리는 사진은 동백섬 앞바다의 일출 사진. 때로 날이 흐리고
구름이 많아 비추는 곳이 좁아지더라도, 해는 반드시 빛을 드리운다. 그건 변하지 않는다. 이 당연한 사실에 위로받을
이가 적지 않은 한 때인 것으로 안다. 사진을 그대로 새해 인사 삼아 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