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 아무데도 못 가고 있다가, 기상이가 별장을 빌리고 현관이가 차를 가지고 와 속초엘 갔다.
해질녘에 도착을 해 짐을 풀고서는 장사항에 가 회 한 접시를 떴다. 바다가 지척인 등대 앞에는 활
어 센터에 딸린 야외 평상이 몇 개나 있었는데 모두 텅 비어 있어 우리끼리만 소리를 질러가며 안주
반 술 반 해 가며 먹다가 전화로 고모의 부음을 들었다. 근래 몇 차례 일기에 올린 적이 있는, 말기
암으로 고생하던 둘째 고모이다. 차가 끊긴 탓에 숙소로 돌아가 한 숨 자고, 아침 차를 탔다. 세 시
간 반 예정이라던 동서울행 직행 버스는 비가 오는데도 두 시간 반을 끊었다. 현관이의 차로 오갈
것이라 생각했기에 잔뜩 짐을 우겨넣은 가방을 거북이 등껍질처럼 지고 2호선을 가로질러 신촌으
로 돌아와, 한 차례 다시 씻고 검은 넥타이를 찾는 중이다. 장례식장은 부천이다. 다녀와서 더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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