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죽었다. 현지 경찰은 사인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한다. 슬픔의 감정을
가장 능숙하게 다루었던 코미디언이었던만큼 그 퇴장도 영화의 한 장면인 것만 같다.
변변한 영어학원 하나 없는 인천에서 혼자 영어 공부해 보겠다고 자막없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수백 번 돌려보
던 소년기의 기억이 있다. 그 가운데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언제나 즐거웠던 장면은 <알라딘>에서 그가 더빙을
맡은 캐릭터인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오는 것들이었다. 그렇게 내게는 가장 친근한 목소리의 배우 가운데 한 명
이 되어, 서른이 넘은 뒤로도 이따금 피곤해질 때에는 유투브에서 그의 이름난 스탠딩 코미디 씬들을 찾아 듣곤
했었다. 그 목소리와 몸짓, 그리고 독특하게 일그러지는 웃는 입매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몹시 쓸쓸해져서 그
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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