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으로 도지는 상사병. 전기자전거를 산 뒤로는 한동안 잠잠했는데 갑자기 몰린 강의와 휴일마다 이어진 태
풍 탓에 보름 정도 못 탔더니만 금세 오도바이 병이 도졌다. 보는 것 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오랜만에 펜을 꺼
낸다 마커를 꺼낸다 소란을 피워가며 그림을 그렸다. 작년 한 해 내내 꽂혀있던 벤리 110 말고, 올해부터 이상
스레 눈에 자꾸 밟히는 혼다 수퍼커브. 그 튜닝작품 중의 하나를 따라 그렸다. 그리면서 새삼 느낀다. 지극히 효
율적인 디자인은 지극히 아름다운 디자인이기도 하다. 못 타더라도 갖고는 싶다. 사놓고 안 탈리도 만무하지마
는. 혼내줄 사람이 자리에 없는 것은 슬픈 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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