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홍대의 어느 커피숍에서 건너편에 앉은 아가씨의 티셔츠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본 뒤 내내 직접 그려보
고 싶어하던 캐릭터였다. 본래는 캐릭터가 아니라 다른 것에 주목을 한 것인데 점차 본래의 목적보다 캐릭터 쪽
에 눈이 가서, 나중에 그릴 때에도 한 번에 특징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관찰하려 노력했다. 예술을
위해 관찰한다고 생각하니 장시간 쳐다보고 있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지인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는 선물로 보내려 그리기 시작했다. 캐릭터만 완성하고 난 뒤에는 투자한 시간만
큼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분이 좀 별로였지만 시험삼아 배경을 넣어 보니 꽤 그럴듯한 그림이 되어 아
주 기뻤다. 그림의 제목이자 소녀의 이름인 도로시는 내 개인적인 제인 도우. 딱히 생각나는 이름 없으면 아무
데나 마구 붙이고 본다. 한국어 제인 도우인 미숙이를 붙여줄까 도로시를 붙여줄까 잠깐 고민했는데, 이번엔 도
로시가 더 나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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