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기를 한참 동안이나 쉬는 바람에 일기에는 등장하지 못 하였지만, 홀로 돌아다녔던 길 중
가장 즐거운 동행이었던 두 자매님. 함께 있을 때에는 인도인들 뿐 아니라 다른 한국인들까지 셋이
눈이 꼭 닮아 삼남매 같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덕분에 갠지스에서 투명해졌던 내 영혼은 상처로
얼룩지고.
두 분 중 동생이신 은영씨에게서 한국에 비자를 갱신하러 잠시 돌아왔다는 메일을 받았다. 때늦게 일
기장에 초대하며 보고 즐거워 하시라고 환영삼아 올린다. 2006년 11월, 꼴까타 대학 교정. 평소에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뚱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나인데, 더운 날씨에, 볼 것 없는 도시에, 길까지 잃고
얼마나 짜증이 났었는지 아직까지 생생하다. 그런 나를 나무라며 자매 분들은 사진은 무조건 가식적
으로 찍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시고 또한 직접 본보기를 보여 주셨다. 찰칵 소리가 난 뒤에는 바로
삼남매 표정 복귀. 그러고 보면, 은영씨도 저 때엔 십대였는데. 하하. 이젠 똑같은 이십대 처지.
여러가지로 환영해요. 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