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깐 불알처럼 생긴 이것은 아보카도의 씨앗. 양 손에 진득진득 묻혀가며 힘들게 깠다.
깐 아보카도를 다시 잘게 썰고, 한국인이 주인인 마트에서 산 김과 함께 먹어보았다.
결과는 꽝. 이로부터 내 마음 속의 문화어 사전에는 '무척 기대했으나 형편없는 결과가 나온 경우를 이르는
말'로 '캄보디안 아보카도'라는 새 단어가 추가되었다.
또 다시 찾은 레드 피아노. 가게 안이 넓어서 무척 시원하고 가짓수 많은 메뉴가 시키는 것마다 맛이 있어서 마
지막 날까지 거듭하여 방문하였다.
콜라에도 라임을 넣어주는 마음씀. 맛은 안 넣으니만 못하다.
이번에 일기에 올린 사진들은 카메라로 찍은 것과 아이폰 4S로 찍은 것이 섞여 있다. 그 차이를 알 수 없거나,
혹은 아이폰으로 찍은 것이 더 잘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산지 3, 4년이 되었다고는 하나 어쨌든 하이엔드
급 디지털 카메라인데. 그러고 보면 아이폰이 대단하긴 대단하다.
마르게리따 피자. 얇은 도우와 신선해 보이는 재료, 깔끔한 뒷맛. 생계를 위해 저가형 피자를 수 년간 섭취한 통
에 피자라면 돈 주고 먹으래도 좀처럼 먹지 않는 나도 꽤나 맛있어하며 반 판이나 먹었다. 건강식 먹는 느낌이
마구 든다.
지금까지 먹어본 전세계 까르보나라 중에 전체 2위. 섣부른 시도 않고 까르보나라의 기본에만 충실한 것이 내마
음 속 2등이라는 영광을 가져다 주었다. 다른 순위의 주인공 중 1등은 역삼역 인근의 피자집, 3등은 (가격대비)
연세대 청경관 카페테리아이다.
후식으로 마신 메이지 요구르트. 얼핏 보아 별다를 것 없는 이 요구르트의 굉장함은
바로 크기이다. 원근법의 원리라고는 하나 아무튼 얼굴 반 쪽을 다 가리는 저 무식한 지름. 어릴 적부터 나는, 요
구르트는 왜 더 큰 사이즈가 없을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대학에 간 뒤 친구들과 있는 자리에서 그런 의문을 표시
하자 한 친구가 '하나씩 까서 대접에 담아 먹으면 되잖아'라고 가르쳐주었다. 그런 간단한 방법을 몰랐던 것이
창피하여 귓볼까지 빨개졌던 기억이 있는데, 진작에 이 요구르트를 만났더라면 쓸데없는 의문도 품지 않고 수치
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수입품 가게 등에 가면 있을지 모르지만, 마트에 풀릴 정도로 많이 수입
하거나 아니면 국내 유제품 회사에서 생산해 줬으면 한다. 쭉 들이키는 것이 아니라 뒷꼭지를 따서 쯥쯥 빨아 먹
으면 예능프로 하나 볼 동안 내내 먹을 수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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