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이 2002년의 일이니 올해로 12년째인데, 그만큼의 시월의 마지막 밤들 중 이
노래를 소재로 하여 글을 쓴 것은 못해도 대여섯 번은 되는 것 같다. 한 해의 어떤 날을 딱 찍어 사랑의 정조를
회상하며 애틋해 하는 노래 중 명작을 꼽으라면 역시 이용의 '잊혀진 계절'과 015B의 '5월 12일'이 있을 터인
데,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오 년에서 십 년 전쯤을 추억하고 있는 것 같은 '5월 12일'보다 스산한 가을 바람에 마
음이 추워질 때쯤 누구나 막연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잊혀진 계절'이 더 널리 사랑받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