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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1

여섯 번째 묶음. <공정사회>, <동반성장>, <한미 FTA>





2011년 1월 3일 대통령 신년연설. 성숙한 세계화의 대내적 전제조건으로 '공정사회'를 강조하였다.








그래서 PD 수첩은 대통령의 말씀이 잘 실천되었는지 조사를 하였다.
















결과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3년간 공공기관 185곳에 정권관련인사 306명 임명.





다음은 공정사회와 함께 올 해 양대 국정기조 중 하나였던 '동반성장'에 관한 취재. 여기에서는 대기업들이 기

존에 중소 기업들이 성업하고 있던 소규모 분야에까지 계열사를 설립하여 진출하는 양상을 소개하였다. 중소

기업이 설 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비난 외에도, 이 분야에는 전체 회사 내의 일감을 해당 계열사로 몰아주

고, 2세대와 3세대들이 해당 계열사 내에서 고속 승진하거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등의 부차적인 잡음도 있었

다.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이에 대기업들이 진입하지 '않았으면 좋을 법'한 사업들을 2회에 걸쳐 선정하여 '권

장'하였으나 실효는 없었다.








방송에서는 창업 2세대들과 3세대들의 면면이 화면에 비추어질 뿐 그들이 어떠한 사업을 펼쳤는지에 대해 자세

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각각 조사해서 덧붙인다.


위 사진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후레쉬델리카 사장. 롯데후레쉬델리카는 편의점에 삼각김

밥과 샌드위치를 납품하는 회사이다. 신 사장의 장남 장재영 씨는 B&F에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 회사

는 면세점에 수입 명품을 독점납품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스파 업계에도 진출하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계열사 간 유통과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글로

비스의 최대 주주이다. 31.88%를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가 연초 15만 천 원에서 12월 15일 현재 20만 천 원으

로 상승,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아버지의 뒤를 이어 주식 부호 3위에 올랐다. 역시, 중소기업에 하청을 주다가

대기업들이 근래 자회사, 계열사에게 전권을 맡긴 물류, 유통 회사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삼남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

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어떻게 경영권을 승계하였는지에 대해서는 김용철 씨의 <삼성을 생각한다>에 그의

'개인적인' 시각으로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의 사장일 뿐 아니라 삼성에버랜드의 사장이자 삼성물산의 고문이기도 하다. 삼성 내에

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차지하고 있는 입지에 대해서는 조금만 찾아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서현 부사장 또한 제일모직의 부사장이자 제일기획의 부사장이다. 그의 남편, 즉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

위인 김재열 씨는 제일모직의 사장이다. 그는 지난 3월,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석 달만에 사장으로 다시 승진하

여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또한 고 김병관 전 동아일보 전 회장의 차남이기도 한데,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근무했던 바 있는 선대인 세금혁명당 당수는 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 4회에서 이서현 부사장이 김재열 사장과

결혼한 뒤로 <동아일보>에서 삼성 비판 기사가 사라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화 그룹의 김승연 회장 일가. 삼성이 제일기획을 두고 있듯 대기업들은 대부분 광고계열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대기업 계열 광고사들이 광고 시장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한화그룹은 그룹 광고계열사

는 한컴인데, 2010년 매출액 890억원 중 계열사 매출액이 523억원(58.7%)이며, 김승연 회장의 부인 서영민 씨

가 30.13%, 한화 S&C가 69.87%를 소유하고 있다. 한화 S&C는 한화그룹의 IT서비스를 수행하는 계열사인데, 김

승연 회장의 자녀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분은 100%이다. 장남인 김동관 씨는 한화솔라원의 기획실장이며 한화

S&C의 지분을 50% 보유하고 있고,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이 논란이 되었던 사건의 주인공 차남 김동원 씨와

삼남 김동선 씨는 각각 한화 S&C의 지분을 25%씩 보유하고 있다.

삼성 - 현대 일가에 비해 활약이 적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30대 후반 - 40대 초반인 삼성 - 현대의 3세대들에

비해 한화의 3남은 모두 아직 서른이 안 되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 올 한 해 논란의 중심이었던 한진중공업이 포함되어 있는 계열사이다. 세 자녀는

모두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항공에서 일하고 있는데, 장녀 조현아 씨와 장남 조원태 씨는 전무, 83년 생으

로 열흘 후면 서른이 되는 조현민 씨는 상무이다. 이들의 행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각각 33.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싸이버스카이인데, 이 회사의 작년 매출 42억 원 가운데 80%는 계열사 간 거래에서 발생했다. 사

이버스카이는 이렇게 발생한 차익으로 대한항공의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하여, 지난 11월 0.02%의 지분에서

한 달 사이 0.1%로 다섯 배를 늘렸다. 재계에서는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본래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들이 차지하고 있던 분야에, 대기업이 계열사를 앞세워 들어와 계열사 간 일감 몰아

주기로 몸집을 키우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계열사 주식의 상당 부분, 혹은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재

벌 2세, 3세들에게 돌아가며, 이 수익은 다시 계열사 중 핵심적인 출자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데에 쓰인다. 2

세와 3세들의 경영권 승계 과정으로도 볼 수 있는 이 공식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영세 상인들이다.

















그만의 사례는 아닐 것이다.





'PD수첩이 목격한 2011'에 마지막으로 호명된 사건은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이들 가운데에서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 사

건. 속이 후련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극렬한 행위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김선동 의원은 라이트코리아 등의 보수 단체에 의해 고발되어 지난 19일 검찰의 출석 요구를 받았

으나 불참하였다. 검찰은 내년 1월 4일 재출석할 것을 통보한 상태이다.









비준안 가결을 선포하는 정의화 국회부의장. 정의화 부의장은 부산 동구의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다. 얼마전 세

명의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사파리 관광 등이 포함된 케냐, 모로코, 아랍에미리트 3개국을 9일간 순방할 예정

이었으나, <한겨레>에서 취재가 들어가자 출국 다섯 시간 전에 일정을 취소하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

부의장 측 관계자는 "사파리 관광 일정은 케냐 당국이 일정에 포함시킨 것인데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다"고 설

명했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모습.








시민들을 향해 쏘아지는 물대포.







2011년 12월 말 현재, 경찰은 내사를 포함하여 검찰에게 모든 수사권을 빼앗겼다. 이에 대해, 시사평론가 김용

민 씨는 '경찰에게는 아직도 수사권이 있다. 물 수(水), 쏠 사(射), 수사권.'이라고 촌평하기도 했다.









2011년 마지막 PD수첩의 마지막 사건. 내년에도 건투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