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씨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던 영구아트가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한 채 폐업
했다.
심 씨는 회사자금으로 총기를 불법개조하는가 하면 도박을 하기도 하고, 정관계에 로비하는 자금으로도 유용했
다고 한다. 문제는 영구아트의 최근작인 <디워>와 <라스트갓파더>의 해외극장 수입이 심 씨의 큰소리처럼 흑
자이기는커녕 오히려 적자였다는 사실이다. 영화제작에는 국고에서도 지원이 나갔다.
십 억을 지원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외에,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는 규정까지 바꾸어가며 그의 수십 억 대출에 보
증을 섰다. 그의 로비에 관한 증언에 근거해, 심 씨에게 국고지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의혹은
특혜를 내어 준 세력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정도까지 파헤쳐지지는 않았다.
이번 주였던 19일, 서울중앙지법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기술신용보증기금이 심형래와 영구아트를 상대로 낸
47억원대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심 씨가 상환을 하지 못해 해당 기관들이 대신 변제
한 금액을 갚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심 씨는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50여억 원을 합쳐 90억 이상을 갚아야 하
게 생겼다.
가장 성공한 코미디언 가운데 한 명이자 헐리우드의 전매품인 블록버스터로 겁없이 세계 시장에 도전했던 감
독. 이와 같이 사랑받기 충분한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의 몰락은 많은 이들의 동정을 샀다. 죄값은 죄값대
로 분명히 치루고, 진솔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기대한다. 돌아오라, 나의 에스퍼맨.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전도왕' 조용기 목사를 검찰에 고발하는 일이 있었다. 주요한 안건은 <국민일보>
에 관련된 것이었다. <국민일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설립한 신문사로 현재는 독립되었다고 하나 논란 속
에서도 지난 10월 조용기 목사의 회장 연임과 그 아들인 조민제 씨의 사장 연임이 재선임된 바 있어 실질적으
로 교회와 분리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98년 <국민일보>는 자금난을 덜기 위해 신도
들을 대상으로 평생구독권 제도를 실시하였다. 이 때 조용기 목사는 <국민일보> 신문사의 로비에 내려가 신자
들에게 국민일보 구독을 권유하여 342억여 원을 모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중 225억 원이 조용기 목사의 아들인 조희준 씨에게 개인적으로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조용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해외의 부동산을 늘리는데 교회 헌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
다. 김성혜 씨는 미국에 베데스다 대학교를 설립했는데, 김 씨의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김 씨가 미국에 대학교
를 세운 이유도,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학교 법인이 사고 팔 수 있는 부동산으로 잡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1년 재정수입은 약 1200억 원에서 1800억 원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그 큰 돈의 쓰임새를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조용기 목사와 경리국장 단 두 명 뿐일 것이라고, 사진의 장로는 증언했다.
이런 문제는 여의도 순복음교회만의 것은 아니었다. 목동 제자교회에서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통장내역이 드
러났는데, 개척자인 장삼지 목사에 의해 3년간 교회 돈 약 32억 원이 용도가 불분명하게 쓰였지만 아무도 몰랐
던 것이다. 지난 2일 법원은 장 목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러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제
자교회는 장 목사의 지지파와 반대파로 갈리어 아직도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하면 무척 거칠게 편집되었다. 축약본만을 본 이들은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을텐데, 다른 한 시간짜리 에피소드들은 중요한 정보를 위주로 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잘 요약해 놓은 것을 보
면 무언가 사정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PD수첩에게 '사정'이 될 정도의 일이라면 일개 블로거에게
는 사형선고와도 같을 것이라 여겨 이만 적고 넘어간다. PD수첩의 지난 에피소드들은 imbc에서 무료로 다운받
아 볼 수 있다.
구제역 대재앙. 일차적으로 축산업계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혔지만, 그 외에도 산 채로 파묻어버리는 작업에 동
원됐던 이들이 이후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많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었다.
확산을 조기에 제압하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죽이는 약물이 부족해서이기도 했다고 하지만 아무튼 돼지를 산
채로 파묻는 장면은 외신들을 통해 전해지며 야만적인 이미지를 전달했다. 국제사회의 동물협회들은 격렬히 항
의했다. 대외적인 인상에서 감점을 받은 것 외에도, 황급히 파묻은 부작용이 곧 나타났다.
전국 각지의 매몰지에서 침출수, 즉 사체가 썩은 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상수원 인근의 지역에서
는 공포가 대단하였다. 12월 22일 현재,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전국 4799개의 구제역 매몰지 가운데 침출
수 유출의혹이 제기된 매몰지와 대규모 및 하천 인근 취약 매몰지 등 300곳에 대한 환경 영향 조사를 벌인 결
과, 71곳의 매몰지가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기장 >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 년 전 (0) | 2011.12.22 |
---|---|
2011년 사건사고 정리 - 첫 번째 묶음. <이국철 비망록> (0) | 2011.12.22 |
세 번째 묶음. <도가니>, <선관위 디도스 공격> (4) | 2011.12.22 |
네 번째 묶음. <저축은행 사태>, <미친 등록금> (0) | 2011.12.22 |
다섯 번째 묶음. <KT 내부고발>, <쌍용차 그 후>, <99%> (0) | 2011.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