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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웰컴, 우르술라 새 홈페이지를 만들 때에 꼭 조언을 구하고 말 삼인의 디자이너 중 한 명, 우르술라 양. 오랜만의 방문을 환영해요. 어울리는 그림을 올리고 싶었으나 연일 35도 이상을 기록하는 더위 앞에 아무 것 도 할 수가 없군요. 그때의 파티는 파티 플래너 필립스 초이 플래닝 라이프에서도 기록적이었어요. 정말이지 조촐하다라는 단어는 그 날의 그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태어나 긴 세월을 살아 왔다고 말해 도 좋을텐데, 뭔가를 준비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받는 사람이 기뻐하는 걸 느끼는 것은 정말이지 겪기 어려운 경험이지. 아주, 감사하고 있어요. 철모르는 애송이였던 수지네르 리도 그 파티를 경험으로 진정한 플래너로 다시 설 수 있었어요. 비오는 시월의 어느 날에, 신촌 말고 어디 몸에 좋은 음식 하는 데에.. 더보기
8월 1일 (D-56) 남 : 저기요... 여 : 네? 남 : 저, 다음달에 제대해요. 더보기
7월 31일 (D-57) 군인주제에 건방지게도 식단조절에 도전하는 말년의 최수경. 하지만 선물로 받은 찰떡초코파이 한 박스에 삼일치 노력이 모두 날아갔다. 쩝쩝 쩝쩝. 순찰차에 며칠 앉아 있으면 당연스레 라디오에 익숙해지는데, 오늘은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듣다 가 또 하나의 명단을 만들어 보았다. '내가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도 눈 앞에서 만나면 너무나 좋아서 당황해 할 만한 방송인 10명' 어때, 재미있겠지. 당신도 생각해 보시라! 이준기급으로 유명해져서 다른 연예인들도 나를 보면 사인 받으려 하는 때가 되더라도, 그 사람 앞에서는 일개 팬이 되어 버리는 그런 사람. 일단은 생각을 시작하게 만든 최유라 누나. 언제나 멋지다. 정말 십오년쯤만 젊으셨다면 나는 연 예인과의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 더보기
7월 30일 (D-58) 상, 하권과 전집, 그리고 전집 이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할인판매되고 있다. 꼭 사기로 마음 먹었던 책들과 너무나도 싸서 도저히 사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었던 책들만 골랐는데도 4만원이 넘어간 터라 합계 십만원의 길은 차마 밟지 못 했다. 시간도 있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은데, 돈이 없다니. 좋지 않다. 명절마다 도서상품권 을 보내 오는 품성 좋은 백작 친척 어디 하나 없을까. 수염은 흰 색. 집사는 외눈알 안경. 애완견은 나이 지긋한 골든 리트리버.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프란시스 삼촌. 그나저나. 가 지브리오 스튜디오에서 만화화된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 때문에 만화가가 되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는 미국 판타지 소설. 체력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하야오군은 다른 감독을 찾았는데, 스튜디오의 다.. 더보기
7월 28일 (D-60) 나날이 후폭풍이 거세어져만 가는 중부서 전경 사태. 급기야 오늘은 인천 시내 전의경 백여명이 지방청에 소집되어 특별교양을 받기에 이르렀다. 집앞까지 갔다가 또 그냥 다시 돌아오기 싫어 어떻 게든 빠져 보려 했으나 공항경찰대는 전원참석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말에 우시장 끌려가듯 다녀 왔다. 지방청에 다녀왔다든지, 교양을 받았다든지 하는 일은 사실 일기에 쓸 것도 없는 내용이지만. 지방청으로 발령받은 훈련소 동기를 정말로 훈련소에서 헤어진 뒤 처음으로 만났다. 시간이 지났 음에도 너무나 똑같은 모습에 서로 재미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제 육십일 남았으니 서로 열심히 하자는 꼰대식 안녕인사를 건네었는데 그 동기는 그간 휴가를 안 나가고 차곡차곡 쌓아서 자신은 삼십일 후에 제대하노라는 말을 남기고 총총 가 버.. 더보기
1. 계장님 정확한 내 보직은 공항경찰대 교통'계'의 내근직이기 때문에, 최측근의 관리직은 교통'계장'님이다. 계장님은, 실로 순경 출신 관리직의 아이돌이라 부를 수 있을 만한 분으로, 대장님 앞에서는 마치 갓 입대한 이경과 같은 모습으로, 직원 및 대원들의 앞에서는 경찰총장과 같은 모습으로 분하는 무쌍 한 변신술이 일품이시다. 특히나 교통계 사무실은 공항경찰대의 다른 계들이 모여 있는 통칭 '본대' 에서 멀찌감치 인적이 드문 곳에 있기 때문에 계장님이 황제와 같이 서식하시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겠다. 계장님이 하루 중 사무실에서 하는 일과는 대강 다섯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출근해서 인터넷 하기. 점심 먹고 낮잠자기, 흘끗거리며 돌아.. 더보기
2. 한편 사회가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토요일 인천중부경찰서 타격대 소속의 전경 네명이 영내이탈을 감행하여 인천 주안의 술집에서 20대 여성을 헌팅, 인근의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던 도중 남자 넷과 여자 한 명이 몰려 들어가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한 시민의 제보로 출동한 인천동부경찰서 직원들에게 검거되는 일이 있었다. 대원들의 증언으로는 동의 하에 함께 걸어 들어갔다지만 여성은 취한 채로 업혀갔다고 증언하고 있는 점, 그 장면을 보고 신고한 제보자 는 여성과 같은 나이의 남성이었다는 점 등 사건은 석연치 않은 쟁점들을 남겼지만, 강간이 되었 든 화간이 되었든 현역군인 네명이 집단탈영을 하여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은 전의경 관리의 허점을 백일하에 드러냈다고 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 더보기
3. 그래서 하나. -전의경 관리는 모두 규정대로. 새로울 것도 없는 이 지침의 하달은, 보통의 군인이라면 저 '규정'이라는 말에 치를 떨겠지만, 인원 이 줄어들은 탓에 규정외적으로 대기소에서 살게 되었던 공항경찰대 의경들에게 내무반을 돌려 주 었다. '규정'대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비가 주룩주룩 오던 지난 주말 이틀에 걸쳐 공항으 로 옮겼던 살림을 다시 내무반으로 들고 가야 했던 대원들은 모두 울상을 지었지만 귀찮아서 옮기 지 않고 있던 내게는 배의 기쁨을 안겨 주었다. 둘. 인천 내 전 전경대원들을 섞는다는 발상 때문에, 열명뿐이던 내 교통 후임들 중 세명이 날아갔 다. 두명은 배치된지 몇 달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라 다소간 아쉬울 뿐이었지만 한명은 .. 더보기
근황 제대를 65일 앞두고 드디어 내무반이 없어졌다. 근무지인 공항경찰대 교통계에는 후임들이 있지만, 이들은 실상 내가 있던 부대의 옆에 있는 전경 중대 소속으로, 파견의 형태로 근무를 하고 있는 것 이다. 어차피 하루 근무가 새벽 여섯시부터 밤 아홉시까지이니 진짜 후임과 다를 게 없잖냐고 생각 하기 쉽지만, 같은 내무반에 속한 후임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엄청나다. 재규어 식으로 순위를 매기자 면, 후자는 아마도 솔거노비 정도이지만, 전자는 셀로판 테잎 정도랄까. 만약 기수가 1년 정도 차이 가 난다면, 정말 숨쉬는 걸 빼 놓고는 뭐든지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속해 있는 의경 부대는 작년 6월부터 의경자원감소에 따른 자체소멸 부대로 지정되어 있었다. 말하자 면, 신병은 더 없고 있는 애들 다 제대하거들랑 없애라.. 더보기
이름 아는 사람만 알지만, 이제까지 굳이 외국이름을 사용해야 할 경우가 생기면 will이라는 이름을 사용 해 왔다. 이름 자체로도 마음에 들었지만 will이라는 단어에 미래형 외에 '의지'라는 뜻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던 사춘기의 어느 때부터 사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너무 흔한 것 같 기도 하고, 어차피 별로 써 본 적도 없어 내 이름이라 실감도 안 나는 터라, 첫 외국행을 앞두고 생애 의 나머지 인터내셔널 라이프를 위한 새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본인도 여러가지로 고르고 있지만 아무튼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하나라 도 있다면 과감히 추천해주기 바란다. 마이클 윤이나 크리스 초이같은 이름도 무난하니 좋긴 하지만 조금은 특별하다면 더 좋겠다. 지금 가장.. 더보기
7월 16일 거짓말이 아니다. 아주 길고, 논리가 제법 잡혀 있으며 지금의 내 마음을 적절한 비유를 들어 괜찮게 설명한 글을 썼다가, 너무나 그대로의 마음이라 저어하여 저장도 해 두지 않고 지워 버렸다. 아까운 문장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무튼, 미국에 갈 수 있게 될 것 같다. 민석, 고맙다. 네가 없었더라면 아마 단 1%의 가능성조차도 꿈꾸지 못 했을 거야. 내가 너한테 그 정도는 받아도 된다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맙다. 군생활은 72일 남았다. 미국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오락에도 지쳐 시작했던 번역에 불이 붙었다. 언젠가는 공부하겠거니 해서 인쇄해 두었던 프렌즈 대본도 다시 꺼내들었다. 뭘 얼마나 거둘지 알 수 없지만 이제까지 안이하게 살아왔던 이십대에 일침은 되리라 .. 더보기
산업시찰기 (2006. 07. 04. ∼ 07. 06.) 몸담고 있는 병역체제인 의무경찰에는, 해마다 각 서에서 일정 수의 모범대원을 뽑아 명승지와 산업현장을 돌아보게 하는 '산업시찰'이라는 제도가 있다. 아마도 전역 후의 장래에 대해 정보를 얻 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에 젊은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로 운영되던 것이라 여겨지는데, 인터넷 가입인구 2천만이 넘어간 오늘날에도 아무튼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모토는 2박 3일의 즐거운 여행이라지만 사실 개인행동해도 영창, 휴대폰을 숨겨갔다가 걸려도 영창, 영창 영창 영창, 흡사 어두운 시대의 함정수사를 연상케 하는 후속조치에 많은 대원들이 선발되 었을 때에 그리 즐거워 하지만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모범대원이라고 뽑아 놓고 2박 3일 동안 감시 하다가 뭣 좀 잘못 했다고 엇차 이놈 걸렸구.. 더보기
태풍이 오고 있다는데 인터넷이 안 되는 내 자리 컴퓨터에 써 놓은 일기만 잔뜩. 곧 옮기겠습니다. 오늘은 후배 신각군이 공항에 다녀갔네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느라 사무실을 오래 비워서 계장 님한테 혼쭐이 났습니다. 그렇지만 짬이 가득 차 새벽마다 일어나 토해 내는 말년수경은 속으로 박정현의 It's me 바이올레이션을 연습했습니다. 앗차, 바이브레이션이군요. 장마라 축축해지면, 무조건 스윙걸즈 ost를 들읍시다. 맞춰서 춤을 춥시다. 더보기
집에 왔다. 청첩장이 있어야 외출을 끊어줄 수 있다는 경비계 직원의 말에 어제 저녁까지도 닿지 않아 포기하고 있다가 퇴근시간인 여섯시에야 도착한 청첩장을 들고 겨우겨우 면회외출을 끊어 집에 왔다. 오늘은 초등학교 동창인 민석의 결혼식이다. 동년배중에는 결혼한 사람이 꽤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 만난 사람이 어디 한둘이어야지. 승학 초등 학교 동창 중에서는 남녀를 통틀어 아는 애들 중에선 제일 먼저 하는 결혼이라 기분이 묘하다. 기껏 이제 70여일 남았다고 좋아하던 차에 약간 침울해진 것도 사실이다. 몇 안 되는 초등학교 동창들끼 리 모여 앉아 이야기를 할 때 칠십여일 남았다고 좋아하다간 얼마나 철딱서니 없다는 얘기를 들을 것인가. 아무튼 축하해 줄 건 축하해 줘야지. 그래도 군인이니까 축의금은 없다. 미안, 민석. 제.. 더보기
드디어 7월이구나. 서점에서 구석에 앉아 와 성석제 선생님의 신작 을 읽었다. 는 병렬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쓰였음에도 어쩐지 식상해 보이는 제목과 북리뷰 에서 잠깐 접한 본문 내용중 지나치게 전문적인 축구얘기가 나와서, 그리고 은 소설이 아니 라 맛기행이라는 것과 발매와 함께 책을 사면 냉면 한그릇 티켓을 준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벤트 탓 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던 차였다. 생각했던 대로 는 전체의 1/3쯤을 차지하고 있는 축구얘기를 훵훵 뛰어 넘어 읽어 도 별 문제가 없었고 은 마침 부대에 복귀할 시간이 되어 반쯤 읽던 책을 덮는데도 아쉬움이 없었다. 아무리 기대를 안 했다지만 꽤 넉넉한 시간에 두권을 집어 들어 최소한 마음에 드는 단락 하나 정도는 발견할 줄 알았는데. 얼마 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읽어보고 결정하자.. 더보기
매일은 아니라지만 1주일에 보통 너댓번의 꼴로 달리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생애의 가장 큰 세 장애물이 자존심과 가난 과 유산소운동임을 고려해 보면 이 현상은 성실함을 넘어 중독이라고 해야 옳다. 짧은 러너인생이지만 나름의 깨달음 몇가지를, 혹여나 있을 후배 러너들을 위해 적어 놓는다. 하나. 달리기할 때에는 밑을 보지 말자. 지속적인 패배감을 느끼게 될 뿐 아니라 때때로 고꾸라지는 수가 있다. 전투기 비행사들이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바다에서 저 공비행을 피하는 이유는 어느 순간부터 어느 쪽이 하늘이고 바다인지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 다. 좌절과 영예를 경험한 굴곡 많은 내 러닝인생에도 당연히 한 번은 있었던 경험. 사실은 한 번 이상이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 넘어가자. 둘. 열.. 더보기
6월 18일 군생활은 백일 남았다. 정확히는 백십일 남았지만 끝의 열흘은 3차 휴가라 이경때부터 세지 않았다. 일단 일어 났으니 오늘은 세지 않고, 수요일이 지났으니 이번 주는 세지 않고, 보름이 지났으니 이 번 달은 세지 않는다. 군생활을 꾸역꾸역 채워 나간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뻥치기 계산법. 10월 군번인 나는 올 해에만도 아홉달의 군생활이 있으면서 새 해의 아침을 맞으며 음, 이젠 끝났군 하고 자신을 속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도 약 170일 전, 뻥치기 계산법으로 하면 반년전의 일. 세는 것이 무의미했던 아주 오래 전부터, 백일이 남았을 때에는 이런 글을 써야지 저런 글을 써야 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특히 올리고 싶었던 사진은 양동근 1집처럼, 갓 펌핑한 드넓은 어깨와 굵다란 팔뚝만이 화면에 잡히는.. 더보기
알퐁스 무하 비흡연자라도 담뱃갑에 저런 그림이 그려져 있다면 하나쯤은 꼭 사 들 법한 알퐁스 무하의 욥 담배 용 그림. 체코에 가면 하다 못 해 과자 겉봉지에도 무하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한다. 막연하게 가고 싶었던 동유럽 여행, 가고 싶은 이유 또 하나 추가. 더보기
길은 외줄기 서역 삼만리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더보기
여름이구면 외근 대원들은 어느새 러닝셔츠에 땀소금이 생긴다고 불평하고, 동남아로 가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단순히 공항을 찾는 사람들의 옷가지도 짧아져 가는 것을 보며 하루 중 열댓시간을 창문 하나 없는 사무실에서 보내는 나는 조금이나마 여름을 느낀다.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한달쯤 마무리한 뒤 지긋지긋했던 군생활이 끝난다. 뭘 할지, 어떻게 할지, 언제쯤 할지 차례차례 정리해 놓지 않으면 그 놈 군대 가서 사람 된 줄 알았더니 제대하고 똑같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만 같다. 아주 오래 전에 이 일기장에도 몇 번 끄적였던 '고백' 두 권을 샀다. 두근두근. 드디어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인가. 처음 읽었을 때 만큼의 쇼크가 다시 올 수 있을까. 그제 밤에 달리기를 하러 간다고 뻥치고 부대 밖으로 멀리 나.. 더보기
119! 119! 아니, 나 백십구일 남았다고. 더보기
최대호 수경님!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으셨지 말입니다! 119일 남으면 기분이 어떠신지 말입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었지만 아마도 저런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을까 한다. 더보기
장난감 가게 차타고 가다가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잠깐 세워달래서 사진 찍었다. 너 보여주려고. 지난 번 심슨 시리즈를 산 가게야. 홍콩에서도 이 가게 본 거 같은데 아마 체인점인가 보지? 세일도 많이 하고 물건도 많고 너가 보면 참 좋아하겠단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어. 놀러와 놀러와. ㅎㅎㅎ 그리고 제발 일기 써달라는 부탁 좀 그만-.-+ 여기는 날 아는 사람들이 아닌 널 아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인데 내가 방명록이 아닌 메인 페이지에 글 쓰는 것은껄끄럽단 말이다.!!! 내 성격 알잖아!!!!! 돌아갈 때 여기서 장난감 사가께. 건강하고 조금만 더 참고 있어. 곧 제대네... ^^ 뱌뱌. 더보기
5월 24일 비오는 아침의 리사 오노는, 하루를 시작하기에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바쁘게 사무실을 정리하고 아침 문서들을 편찰하다가, 하아, 5분만 앉아서 노래 좀 들어볼까나, 하고 앉았던 것이 노래가 끝날 무렵엔 이대로 하루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랄 수 있는 것은 다음 노래가 듣기 짜증날 정도로 빠른 비트의 곡이어서 잠시의 만족을 털어 내고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 뿐. 불행히도 다음 곡은 전람회의 꿈속으로, 그 다음은 카니발의 벗, 이젠 더 이 상 안 돼 일어나야 해 하고 소리없이 외치며 제발 제발 빌었건만 롤러코스터의 끝이 나오는 바람에 정말로 끝나 버렸다. 될대로 되라지. 오후에는 주문했던 책이 도착했다. 학교 도서관이나 소유한 친구에게서 빌려 보곤 하며 언젠가 헌책 .. 더보기
3년 전 사진 시간이 아주 많았던 일요일의 사무실 근무. 덕분에 예전 일기를 다시 읽어볼 수 있었다. 미랑수와즈 시리즈는 확실히 이대로 끝내기 아까와. 머리 웨이브 수 만큼이나, 많은 추억들이 가득. 행복하다. 더보기
미래의 문화인류학 교수님에게 누가 레포트 주제로 내 주지 않았어도 혼자 재미있어서 공부하는 게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 이번 연구주제 잘 마무리하고 또 재미난 소재 찾아보길. 알퐁소 초이로부터. 더보기
근무 중 이상무 기다려. 지금은 사진도 컨셉이고 뭐고 없고 받쳐 줄 뻥스토리도 하나 제대로 못 뽑아 내지만, 사진 자료 모아가며 애꿎은 새문서만 반쯤 채우다가 날리기를 몇십장씩 해 가며 돌아갈 준비 중이니까. 준비하고 있는 시리즈만 무려 다섯개. 기대해도 좋습니다. 더보기
땡그랑 헤어진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날에 관한 5월 12일의 구상. 스무 살 이후 가장 많은 것을 배웠던 연세와 연극과 연인에 관한 5월 15일의 구상. 광주와 80년대에 관한 5월 18일의 구상. 인터넷 할 시간이 없어 모두 내년으로 미루고 엉뚱한 저금통 사진 하나. 더보기
대단하다 어느 시기를 지배하는 무언가가 있다. 단어, 개념, 인물, 사상, 혹은 TV프로. 열댓개의 무언가가 머릿 속에서 새 자리를 차고 앉고 언젠가 추억의 문을 열고 다시 등장할 때까지 아쉬운 작별을 하기도 하는데. 아주 우연한 기회로 2년여만에 찾은 어느 분의 홈페이지에서 요새 생각하는 것들 중 무려 두개를 발견하다. 회전목마와, 아르누보. 회전목마는 누군가에게 그려주고 싶은 사물이어서 움직임을 관찰 하는 중이었고, 아르누보는 제대 후 일기를 꾸려갈 몇가지 아이템 중에 '아는 척 하고 있지만 실은 모르는, 어디선가 들어 본 그 단어'(가제)시리즈의 첫 번째 소재로 점찍어 놓고 있던 탓이다. 벨 에포크와 아르누보, 자차와 대인, 비과세저축, 효爻 등등, 고개를 끄떡이고 있었지만 사실은 몰랐 소.. 더보기
독서근황 비번이라 하루 종일 이불 위에서 뒹굴뒹굴거리는 하루. 얼마전부터 팔굽혀펴기를 시작한지라 며칠 전부터 취침시간 딱딱 맞춰 잠자리에 들어도 피곤했던 탓에 아마도 하루 종일 잠들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잠이 안 왔다. 내무반을 어슬렁거리다가 제대한 선임의 캐비넷에서 일본소설을 하 나 찾아내어 발가락을 까딱거리며 읽게 됐다. 출판계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일본소설이라는 시장이 경제적으로 가치있게 평가받은 것인가? 하루에도 두세번씩 공항의 서점에 가는데, 아는 분은 알고 계실 공항의 GS서점 세 군데 모두 알록달록한 하드커버의 일본책 코너를 따로 두고 있다. 표지 디자인의 컨셉도 명확히 그러하 거니와 선채로 얼핏 읽어봐도 '일본소설'이라면 내가 기왕에 갖고 있던 이미지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