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14

지진

 

 

 

만우절인 4월 1일의 새벽, 다섯 시가 되기 조금 전 지진을 느꼈다. 창문이 으드드 흔들리길래 날씨도 봄이 다 되

 

었는데 왠 바람이 이리 세담, 하고 생각하던 중 침대와 몸이 함께 흔들렸다. 연희동 가스 폭발, 북한의 미사일 공

 

격, 지진 등의 키워드를 떠올리며 벌떡 일어나 스마트 폰을 켜 보았는데 실시간 검색 순위 란은 평소처럼 연예인

 

의 이름 따위로 채워진 평온한 세계였다. 공부와 출근을 위해 눈을 감았다가 기상 후 메일 확인을 하려 포털을

 

띄워 보니 대문 화면에 그 시각 지진이 일어났었다는 뉴스가 떠 있었다. 진원지인 태안 앞바다에서 5.1, 인천에

 

서는 3, 서울에서는 2 정도의 진도를 느꼈을 것이라는 내용이 이어졌다. 깜짝 놀라 튀어 일어나 어둑어둑한 방

 

안에서 부엉이처럼 오도카니 서 있게 만들었던 그것이 고작 진도 2였단 말인가. 그러고 보면, 큰 지진을 무시로

 

겪게 되는 지역의 주민은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민에 비해 인생관도 가치관도 다를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

 

이 새삼 들었다. 별다를 것 없지만 막상 체험하고 보니 크게 느껴지는 사실이라, 부러 시간을 내어 짧은 글이라

 

도 적는다. 2014년의 만우절에 지진을 겪었다.

 

 

 

 

 

'일기장 >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밀은 지켰나 지구인  (0) 2014.04.13
얼티밋 워리어 (1959-2014)  (0) 2014.04.09
삼월 말 봄밤 비  (0) 2014.03.30
못 본 척 지나가라 지구인  (0) 2014.03.27
구경길  (2) 2014.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