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자전거길의 코스들 중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100km 이하는 모두 마쳤고, 이제 남은 것은 시외버스
로 이동해야 하는 최소 1박 2일짜리들. 장거리 레이스에 튼튼히 대비하려는 마음으로 준비한 이 주의 자전거 용
품은 바로 라이딩용 패드 속바지이다. 주문한지 이틀만에 득달 같이 도착해주었다. 엉덩이 부분을 감싼 하트 모
양의 패드만 보면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뒤집어서 안을 들여다 보면 한층 우스꽝스럽다. 로봇전사의 복근 같기도 하고 발정 난 보노보의 엉덩이 같기도
하다. 많은 제품들 가운데 특히 이 상품을 고른 것은 다른 어떤 상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전립선 강화 패드'라는
광고 문구 때문. 실상은 전립선 부분의 패드가 강화되었다는 것이겠지만 어쩐지 입고있다 보면 전립선이 강화될
것 같은 느낌에 혹하여 구매하게 됐다.
주중에 이틀의 시간이 나서 1박 2일 코스 중의 하나를 골라 다녀오려고 주문한 것인데. 상품은 출발 전날 잘 도
착했건만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예보를 보니 며칠간 내린다 한다. 비오는 노면을 그대로 달리기엔 맑은 날 북한
강길에서 무릎 깨쳐먹은 실력이 부끄러워 속만 태운다. 너무 속이 상해서 오늘밤엔 패드 속바지라도 입고 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