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받았다. 시리즈의 이름은 메탈어스라고도 하고 메탈웍스라고도 한다. 레고 아키텍쳐 시리즈와 마찬가지
로 각 나라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건축물들을 표현한 제품이다. 개별 제품은 수십 종에 달하는데, 그 중 이
번에 선물로 받은 것은 세 개. 셋 중 가장 난이도가 낮은 에펠 탑에 먼저 도전해 보기로 한다.
종이 봉투 식으로 된 껍질을 벗겨내고 나니 한 장 짜리 설명도와 부품이 들어 있다. 조립식 프라모델처럼, 전
체 판에 얇게 붙어 있는 부품을 하나씩 떼어내어 조립하면 된다. 설명서에 따르면 부품을 떼어낼 때 펜치를 사
용하는 것이 편하다고 하는데, 손으로 휘휘 돌려서 떼어내도 깔끔하게 떨어진다.
조립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서로 다른 부품이 만나는 지점을 보면, 한 쪽 부품에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요철이
있고 다른 한 쪽 부품에는 요철에 꼭 맞는 크기의 구멍이 있다. 구멍에 요철을 집어넣은 뒤 90도 각도로 구부려
서 고정시킨다. 요철의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펜치로도 구부리기가 무척 어렵다. 나는 커터 칼의 끝 부분을
유용하게 사용했다.
몸통을 붙잡은 채 잘 구부러지지 않는 요철을 있는 힘껏 누르다 보면 도리어 잡고 있던 몸통이 휘어버리는 수가
있다. 어쩌지, 하고 고민을 하다가 휜 부분을 책상 바닥에 대고 펜치 손잡이의 부드러운 부분으로 탕탕 내려치니
다시 원래대로 평평해진다. 우그러진 냄비를 고치는 원리와 같다.
뚝딱 완성. 크기는 성인 남성의 검지나 중지 정도 된다. 뭐야, 별 거 아니었네 하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한 시간
이 훌쩍 지났다. 레고라면 조립에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제품은 일단 십 만원이 넘어가고 본다. 십 분의 일 가
격으로 그 재미를 누렸으니 만족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완성품과 텅 빈 조립판. 남은 두 제품은 네덜란드의 풍차와 일본의 히메지 성이다. 표지에 별다른 표시가 없었던
조립판 하나짜리 에펠 탑에 비해, 네덜란드 풍차는 조립판이 두 개 들은 실버 에디션, 히메지 성은 조립판이 세
개 들은 골드 에디션이라는 문구가 따로 있다.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라 여겨져 근일 내로 후속작을 소개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서너 시간 짜리 놀잇감을 두 개나 저축해 둔 마음 또한 못 견디게 즐거운 것이라,
조립은 예상보다 더 늦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