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울랄라 심리카페> (추수밭. 2013,1.)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의 논문과 책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누군가가 나를 작고 깨끗한 방에 가둬 놓고, 지금의 '나', 그러니까 내 생활양식, 가치판단의 기준, 정신세계 등 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인물, 사건, 서적 등을 백 개쯤 써 보라고 한다 치자. 당연한 이야기이겠 지만, 백 개를 다 쓸 때까지는 나갈 수 없다. 잡생각이 많은데다 평소 버스나 지하철에서의 시간을 이런 문제들 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대부분 쓰고 있는 나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다. 그런데, '정답'이 존재한다 는 가정 하에, 내가 쓴 백 개 중 몇 개나 '정답'과 일치할까? 이런 의문을 갖게 된 것은 상담의 과정에서 상담의가 찾아내는 고민, 증상의 원인들이 실제로 본인은 전혀 자각 하지 못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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