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썸네일형 리스트형 정혜신, <당신으로 충분하다> (푸른숲. 2013, 6.) 딱히 잘하는 편도 아니지만, 혹여 작두를 타는 날이라 하더라도, 혼자만의 말재주로 상대방과의 대화를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점차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가까운 지인들 또한 나이를 먹으며 각자 선호하는 화술의 방식과 주제의 영역이 천차만별로 갈리게 되기 때문이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 참 즐거운 대화였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대화는 그래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들었을 때나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에 많았다. 서로간의 교통交通이 이루어지면 재미가 됐든 의미가 됐든 무언가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훨씬 수월하다. 세상에는 남의 말을 마냥 잘 듣고 있는 이도 많다. 하지만 듣는 사람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본성에서 출발한 나는 딱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데도 .. 더보기 이전 1 다음